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몸집 작은 새들이 노래를 부른다

강성열 2005-04-04 (월) 09:38 추천:542 조회:8757 211.xxx.15

우리가 사는 지구상에는 대략 8천 6백여 종의 새들이 있다고 한다. 그 중에는 몸무게가 150 kg까지 나가는 새가 있는가 하면, 몸무게가 겨우 몇 g밖에 안 나가는 대단히 작은 새도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노래를 부르는 새는 한결같이 그 몸집이 작다는 사실이다.

아마 여러분은 독수리나 타조, 칠면조 또는 두루미나 학이 노래 부르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오히려 참새나 카나리아, 종달새, 뻐꾸기 등과 같이 몸집이 작은 새들의 노래만이 기억날 것이다. 아름답고 달콤한 노래는 한결같이 몸집이 작은 새들에게서 나오는 법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생활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를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서는 삶 속에서 우러나는 아름다운 화음을 들을 수가 없다. 스스로 큰 자가 되려고 하는 자에게서도 멋있는 화음이나 그리스도의 향기를 느낄 수 없다.

도리어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스스로를 낮추는 자만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주위에 있는 모든 자들에게 아름다운 삶의 화음을 낼 수 있다. 스스로를 작게 여기는 자라야 아름다운 소리를 내며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할 수 있는 것이다.

여러분은 열왕기하 5장에 있는 나아만 장군의 이야기를 잘 알 것이다. 그는 아람(또는 시리아) 나라의 군대 장관으로서 왕 다음 가는 권세를 가진 자였지만, 나병으로 인해 큰 고통을 겪고 있었다. 그는 자기 집에 있던 이스라엘 여종의 말을 듣고 왕의 허락을 받아 이스라엘의 예언자 엘리사를 찾아갔다. 자신의 몸에 있는 무서운 나병을 고치기 위해서였다.

그가 엘리사의 집 문 앞에 이르렀을 때 엘리사는 사람을 보내어 그에게 명했다. 요단강에 가서 몸을 일곱 번 씻으라는 것이었다. 나아만은 분노했다. 강대국의 군대 장관이 찾아왔는데 약소 국가의 예언자인 엘리사가 얼굴도 내비치지 않은 것이 그를 자극했던 것이다.

그는 자존심이 상한 나머지 차라리 자기 나라에 있는 강물에서 목욕하겠다고 소리치면서 발걸음을 돌이켜 왔던 길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그때 그의 종들이 그를 설득했다. “요단강에서 일곱 번 목욕하는 것이 뭐가 어렵습니까? 밑져야 본전이니 엘리사가 하라는 대로 한 번 해보십시오.” 나아만은 결국 요단강으로 갔고 일곱 번의 목욕 끝에 어린 아이의 살 같이 깨끗한 피부를 회복할 수 있었다.

여러분은 나아만이 무서운 나병을 고칠 수 있었던 원인이 어디에 있었다고 생각하는가? 그가 단순히 요단강에서 목욕했기 때문이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목욕으로 나을 병이었다면 벌써 나았을 것이다. 그의 집에도 훌륭한 목욕탕이 있었을 것이고, 그의 나라에는 요단강보다 더 크고 깨끗한 강들이 많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병이 목욕으로 치료될 수 없다는 것은 우리 상식으로도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목욕이 아니라 순종과 겸손이다. 나아만은 엘리사의 명령을 자기에 대한 조롱이나 모욕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자기 나라로 발걸음을 돌이켰던 것이다. 그러나 충성스런 종들의 충고에 귀를 기울이고서 자기를 낮추었을 때 그는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할 수 있었다.

사랑하는 여러분, 어떤 사람이 하나님의 능력과 은혜를 체험하겠는가? 자신의 자존심과 교만의 옷자락을 벗어 던지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곳이라면, 그곳이 시궁창이든 흙탕물이든 일곱 번씩이라도 뛰어들 수 있는 사람이다.

우리 주님은 지금도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마 11:29). 그는 본래 하나님의 아들이셨으나 자신을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고서 세상에 오셨다. 우리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서 가장 낮고 천한 곳에서 출생하신 것이다.

그는 사람들에게서 섬김을 받으려고 세상이 오신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모든 세상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서 스스로 종의 자리까지 자신을 낮추셨다. 사랑하는 여러분, 작은 새들만이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하자. 스스로를 작게 여기고 낮추는 자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하나님의 은혜를 입는다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하자.

강성열 2005-04-25 09:53	이 글은 2005년 6월호 <숲과나무>에 "바이블 칼럼"으로 실릴 것입니다. 우리 모두 자신의 삶과 인격으로 아름다운 노래를 세상 사람들에게 불러드립시다!!! 봄꽃 향내로 세상을 향기롭게 만드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