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8복 강해(4):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 (마 5:6)

강성열 2003-05-28 (수) 00:00 추천:572 조회:9102 211.xxx.125

(1) 심령의 가난은 자신의 무익함과 부족함, 연약함을 깨닫는 것을 말한다. (2) 애통함은 자신의 죄악에 대하여, 주변 세상에 대하여, 이웃에 대하여 슬퍼하는 것을 말한다. (3) 온유함은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과 자신을 억제하는 자제력, 그리고 남을 이해하고 용서, 용납하는 관용의 정신을 가리킨다. (4) 앞의 셋이 주로 내적인 차원을 의미한다면, 오늘의 본문이 말하는 의는 내적인 상태를 넘어서서 밖으로 행동하는 차원을 포함한다.

의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가리키는가? (1) 내적인 상태, 곧 마음의 상태를 가리킨다. 올바른 것(righteousness). 한문으로 풀이하자면, 어린 양(羊)이신 주님을 내(我)가 짊어지는 것이다(義=羊+我). 그것은 또한 하나님이나 사람 앞에 구부러짐이 없이 똑바른 것을 뜻하기도 한다. 구원과 같은 개념일 수도 있다. 즉 구원받은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다. (2) 외적인 행동을 가리킨다. 구부러진 것을 바르게 하는 행동을 포함한다. 하나님의 뜻이 세상에 가득 차게 만드는 행동을 포함한다. 생활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을 가리킨다.

어떻게 의로워지는가? 어떻게 의를 실천해야 하는가? 인간은 스스로의 힘으로 결코 의로워질 수 없다. 하나님 보시기에 의인은 한 명도 없다. 로마서 3:10-12=“기록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고, 다 치우쳐 한가지로 무익하게 되고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 예수께서는 “회개하라! 천국이 (죄인된 우리에게) 가까이 왔다!”고 설교하셨다.

루터는 말한다: “마귀는 언제나 능동적인 의를 요구한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수동적인 의를 요구한다.” 마귀는 우리 스스로가 자신의 힘으로 의를 이루도록 유혹한다. “네가 자신의 의를 이루어라. 네가 의를 성취하라”고 말한다. 바리새주의, 율법주의가 그렇다. 율법은 선한데도 말이다. 바벨탑주의도 마찬가지이다. 노력과 선행과 공로로 의를 이루려는 태도는 하나님 원하시는 것이 아니다.

의는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다. 의를 실천하는 것은 자발적인 응답의 성격을 갖는다. 출애굽 해방과 시내산 계약의 관계와 마찬가지이다. 출애굽기 19:5-6=“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열국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너는 이 말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할지니라.”

산상수훈의 한 말씀도 같은 원리를 천명한다: 마태복음 5:16=“이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의로운 사람은 하나님의 사랑, 성령의 감동을 통해 자율적으로 율법을 실천하게 된다. 결코 의무나 억지에 의해서가 아니다. 의의 실천은 의로운 상태의 자연적인 열매인 것이다. 제대로 의로운 사람은 누구나 실천을 통하여 열매를 맺게 되어 있다. 그것은 마치 첫 단추가 제대로 끼워진 것과도 같다.

“의에 주리고 목마르라”(마 5:6)는 말씀은 의를 육체적 욕구에 비유하고 있다. 먹고 마시는 것은 본능에 속한 것이다. 따라서 “의에 주리고 목마르라”는 것은 그것이 의식주처럼 절실한 문제임을 암시한다. 세상 어떤 것보다도 의가 중요한 것임을 암시한다. 돈, 명예, 권세, 행복, 출세, 성공 등보다 더 소중한 것이라는 얘기다. 그 까닭에 마태 6:33은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고 말씀한다.

먹고 마시는 것은 일생동안 반복하는 것이다. 싫다고 중단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저축할 수 없는 것이다. 삼일 분 식사를 한꺼번에 했다고 해서 사흘 동안 식사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곰, 뱀, 개구리 등은 겨울잠을 잔다.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이미 몸에 겨울을 지낼 수 있는 영양분을 비축해 두었기 때문에 겨울잠이 가능하다.

그러나 신앙생활은 그렇지 않다. 의도 마찬가지이다. 의는 한번 의롭게 살았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계속 의로워야 한다. 평생 잘하다가 마지막에 잘못하면 불의한 자가 된다. 수십 년 동안 의롭게 정직하게 청렴하게 잘 살았다고 할지라도 한 순간에 실수를 하면 그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만다. 삶이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저축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의에 주리고 목마르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의에 주리고 목마르면 어떤 대가를 받게 되는가? 배부름을 얻을 것이다(마 5:6). 어떤 사업가가 말한다. 왜 어릴 때부터 믿어 가지고 손해 보는가? 좀더 늦게 믿었다면 더 많이 벌었을텐데.... 의는 손해와 막대한 손실, 희생을 지불할 것을 요청한다. 하나님은 의를 이루기 위해 독생자 예수를 희생하셨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손해 보는 것 같으나 하나님의 복과 은혜에 배부를 것이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초대 교회 성도들처럼 자족(自足)하는 신앙을 갖게 될 것이다: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한 자요 죽는 자 같으나 보라 우리가 살고 징계를 받는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아니하고,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고후 6:9-10).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바울의 고백도 마찬가지이다(빌 4:13). 이런 고백이 의에 굶주리고자 하는 여러분 모두에게 있기 바란다.

강성열 2023-10-18 15:01	2023-10-18 naver b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