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대 쥐어박고 싶을 때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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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열 2004-01-24 (토) 00:00 추천:621 조회:8375 210.xxx.2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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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마음 상할 때가 참으로 많다.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거나 얄미운 짓만을 골라서 할 때 특히 그렇다. 우리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큰 아이는 자라면서 몹쓸(?) 짓을 참 많이 했었다. TV 화면에 낙서를 하지 않나, 화면을 조정하거나 채널을 조정하는 부품들을 망가뜨리지 않나, 애지중지하는 책들의 표지나 속을 뜯지 않나, 아빠가 보는 책들에 낙서를 하지 않나, 방바닥이나 벽에 낙서를 하지 않나, 유리창이나 그릇을 깨뜨리지 않나.... 아무리 못하게 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가 큰 아이가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되면서부터 이러한 걱정거리가 차츰 없어져갔다. 그런데 웬걸 이제는 둘째 녀석이 자기도 사람 구실한다고 나서기를 시작했다. 제 형과 똑같은 짓들을 골라서 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책이나 가구를 비롯한 온갖 살림살이들이 견뎌 내지를 못했다. 두 번씩이나 그 귀엽고도 거친(!) 손길에 수난을 당했으니 오죽 했겠는가. 떨어져 나가고 깨뜨려지고 찢어지고 망가지고 더러워지고.... 온통 난장판이었다. 말려도 소용이 없었고 협박해도 소용이 없고 매를 때려도 소용이 없었다. 그러면서 크는 것이려니 생각하면서도, 책을 비롯한 살림살이들이 망가지면 속이 상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특히나 둘째 녀석은 오줌을 잘 싸서 별명이 오줌싸개인데, 이 녀석이 자고 일어나기만 하면 이부자리가 온통 물바다였다. 하룻밤 새에 세 번씩이나 오줌을 쌀 때도 있었으니 어떠했겠는가. 오줌을 안 싸는 날이 신기할 정도였다. 아침마다 이부자리를 아파트 바깥 담벼락에 널어놓아야 하는 풍경을 상상해 보라. 이불을 아무리 부지런히 빨아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이제는 이불을 그냥 말리기만 하는데, 그러다 보니 잠잘 때 오줌에 절인 냄새(찌린내) 때문에 참 견디기 어려웠다. 내 새끼의 찌린내니까 향기롭기도 했지만 말이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사는 것도 이러하지 않을까? 솔직히 우리가 하는 일들 가운데 하나님 마음에 드는 것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온통 망가뜨리고 깨뜨리고 찢고 더럽히는 것투성이가 아니겠는가? 이처럼 문제투성이인 우리를 상대하시는 하나님의 속마음은 얼마나 답답하실까? 한 대 쥐어박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닐 것이다. 그래도 하나님은 우리를 어여삐 보시고, 우리의 부족함과 어리석음을 용납하신다. 그것은 마치 부모가 ‘어이구, 내 귀여운 강아지야!’ 하면서 어린 자녀들의 온갖 얄미운 짓들을 봐주는 것과도 같다. 어린 자녀들은 사실 자기가 하는 일들이 어른들의 세계에서는 용납되기 어려운 것들이라는 사실을 알 턱이 없다. 아니 제대로 얘기한다면, 어린 자녀들의 온갖 몹쓸 짓들은 그들의 본성에 속한 것이다. 좀더 노골적으로 얘기하자면, 그런 짓들을 저지르지 못하는 자녀는 더 이상 어린 아이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하나님은 이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분이다. 그 분은 우리가 시시때때로 저지르는 사소한 잘못들을 곧이곧대로 받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우리 사람들이 그의 연약한 피조물이라는 것을 잘 알고 계시기에, 우리의 몹쓸 짓들을 이해하시고 우리의 모자란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받으신다. 한 대 쥐어박고 싶을 때조차도 참으시고 변함없는 그의 사랑을 우리에게 쏟으신다. 참으로 그의 긍휼하심은 측량할 길이 없는 것이다. 우리가 흙으로 만들어진 연약한 그릇임을 아시는 그의 긍휼하심으로 인하여 우리가 지금도 이렇게 건강하게 숨쉬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 이 글은 1993년 7월경에 썼던 것입니다. 약간 손질하여 올립니다. 성지순례가 끝나고 돌아와서(2월 11일) 다른 글들을 통하여 뵙도록 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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