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8복 강해(3): 온유한 자에게 땅을 (마 5:5)

강성열 2003-05-20 (화) 00:00 추천:469 조회:8335 211.xxx.125

요즘 사는 세상은 목소리 큰 자가 득세/성공하는 곳이다.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원리가 어김없이 적용된다. 그러나 성경은 그렇게 사는 것이 바르지 않다고 가르친다. 온유한 자에게 행복이 주어진다고 말한다. 땅을 기업으로 받는다는 것이다. 이솝 우화도 비슷한 교훈을 준다. 바람과 태양의 옷 벗기기 시합이 그렇다. 우리나라의 대북 정책(햇볕 정책)도 마찬가지 원리에 기초하고 있다.

하나님의 창조 세계도 같은 원리를 담고 있다. 물고기의 세계를 보면 그 점을 알 수 있다. 큰 물고기는 중간 물고기를 잡아먹고 중간 물고기는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작은 물고기는 더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멸종하는 물고기는 큰 물고기이다. 작은 물고기는 절대로 줄어들지 않는다. 왕성한 번식력을 가지고 있다. 동물의 세계도 마찬가지이다. 호랑이나 사자, 코끼리 등은 멸종하지만 힘없고 약한 동물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온유하다는 것은 무엇을 가리키는가? 한 마디로 말해서 자기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삶의 태도를 가리킨다. 자신의 본능과 감정을 제어할 수 있는 훈련된 사람, 타인의 잘못을 이해하고 관용할 줄 아는 사람이 온유한 사람이다. 잠언 16:32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낫다.” 바울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형제들아, 사람이 만일 무슨 범죄한 일이 드러나거든 신령한 너희는 온유한 심령으로 그러한 자를 바로잡고 네 자신을 돌아보아 너도 시험을 받을까 두려워하라”(갈 6:1).

이렇듯이 온유함은 너그럽고 관대한 마음을 나타내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잘못을 한없이 용서하고 덮어주는 것만은 아니다. 도리어 온유함은 악과 타협하지 않고 불의를 그대로 두지 않는다. 하나님의 영광이 모독당할 때 불같이 뜨거운 열심히 악과 불의에 맞선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모독하는 골리앗과 맞서 싸우고자 한 다윗의 태도가 그 점을 잘 보여 준다.

모세는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그 온유함이 뛰어난 사람이었다(민 11:3). 엘닷과 메닷이 진중에 있으면서 예언을 하자 여호수아가 그들을 제지할 것을 요청했으나, 모세는 도리어 모든 이스라엘 백성이 다 하나님의 신을 받아 예언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는 이처럼 부드러운 사람이었지만, 황금 송아지 사건 때에는 십계명 두 돌판을 깨뜨리면서 그들에게 진노할 정도로 경건하고 의로운 사람이었다.

예수께서는 그 누구보다도 온유하고 겸손하신 분이다: “그가 곤욕을 당하여 괴로울 때에도 그 입을 열지 아니하였음이여,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과 털 깎는 자 앞에 잠잠한 양 같이 그 입을 열지 아니하였도다”(사 53:7). 그는 세상에 계실 때 모든 약한 자들의 친구가 되어 주시고 그들의 고통과 슬픔을 감싸 안아 주셨다. 그러면서도 그는 약한 자들을 괴롭히는 자들에게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보이셨다. 또한 예루살렘 성전에 있는 장사꾼들을 채찍으로 쫓아내실 정도로 성품이 강한 분이셨다. 바리새인과 서기관, 사두개인, 대제사장, 장로 등을 준엄하게 책망하시기도 했다.

참된 온유는 이러한 것이다. 약하면서도 강한 것이다. 외유내강한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예수의 성품을 닮아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 안에서 갇힌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가 부르심을 입은 부름에 합당하게 행하여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오래 참음으로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고,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엡 4:1-3).

온유한 자는 어떠한 복을 받는가? 땅을 기업으로 받는다. 시편 37:11도 온유한 자가 땅을 차지하며 풍부한 화평으로 즐길 것이라고 말한다. 온유한 자는 소유가 많건 적건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있는 그대로의 삶을 즐길 줄 안다. 13평 집에 사는 사람은 “남들은 모두 나보다 큰 집에 사는데 나는 이게 뭔가?”하면서 불평하지 않는다. “집 없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노숙하는 실직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현실에 감사한다.

시편 37:16은 “의인의 적은 소유가 많은 악인의 풍부함보다 승하도다”(잠 15:16)고 노래한다.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적은 것에도 만족하며 감사할 줄 아는 삶의 자세이다: “그런즉 누구든지 사람을 자랑하지 말라. 만물이 다 너희 것임이라. 바울이나 아볼로나 게바나 세계나 생명이나 사망이나 지금 것이나 장래 것이나 다 너희 것이요 너희는 그리스도의 것이요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것이니라”(고전 3: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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