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과 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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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열  2012-01-28 (토) 06:37 추천:369 조회:5618 221.xxx.1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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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티 성경통독 2012-2월호 바이블 칼럼> - 기억과 망각 - 인간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본성이나 습성들 중에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기이한 것에 ‘기억’(記憶)이라는 것과 ‘망각’(忘却)이라는 것이 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상반된 것이면서도 동전의 앞뒷면 같은 것이어서,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묘한 어울림 관계 속에 있다. 아마도 인간의 의식과 삶 속에서 이 둘처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드물 것이다. 그 가장 구체적인 예를 우리는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그들은 정작 기억해야 할 중요한 것들, 곧 자기들의 역사 안에서 선물로 주어진 하나님의 무수한 은혜와 사랑을 너무도 자주 망각하는 잘못을 범하였다. 가까운 예로 이스라엘 민족에게 대하여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 출애굽 사건을 보도록 하자. 출애굽 사건은 이스라엘 민족이 그들의 역사에서 가장 놀랍고도 감격스럽게 받아들였던 구원과 해방의 사건이었다. 그것은 하나님의 특별하신 기억하심에서 비롯된 은혜와 사랑의 사건이었다. 출애굽기 2장 본문이 이를 잘 보여 준다: “여러 해 후에 애굽 왕은 죽었고 이스라엘 자손은 고된 노동으로 말미암아 탄식하며 부르짖으니 그 고된 노동으로 말미암아 부르짖는 소리가 하나님께 상달된지라. 하나님이 그들의 고통 소리를 들으시고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세운 그의 언약을 기억하사, 하나님이 이스라엘 자손을 돌보셨고 하나님이 그들을 기억하셨더라”(23-25절). 그래서인지 구약성경은 거의 모든 책에서 출애굽 사건에 대해서 언급한다. 이스라엘 역사보다는 모든 인간의 일상적인 경험 세계를 다루는 욥기나 잠언, 전도서, 아가 등의 지혜서를 빼고는 말이다. 그뿐이 아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출애굽 사건에서 드러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영원토록 기억하기 위하여 출애굽 사건을 유월절 축제 속에서 해마다 새롭게 되새기곤 했다(출 12:43-51; 신 16:1-8).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들은 이처럼 소중한 의미를 갖는 출애굽 사건의 핵심을 망각한 채로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차원에서만 그것을 기억해 왔음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들이 출애굽 해방의 놀라운 은총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을 버리고 줄기차게 이방 신들을 섬길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들은 반드시 잊어야 할 주변 나라 사람들의 잘못된 우상숭배를 오래도록 기억하면서, 자기들을 구원하신 하나님을 버리고 바알과 아세라를 비롯한 여러 이방 신들을 줄기차게 섬겼다. 그들에게는 건망증이라는 아주 몹쓸 질병이 있었다. 그리고 때로는 그것이 너무 심하여 일종의 기억 상실증에까지 갈 정도였다. 그처럼 잘못된 기억 상실증(망각증)은 마침내 그들로 하여금 가증스러운 우상 숭배에 빠져들게 만들었고, 그것은 결과적으로 그들을 멸망의 길에 빠지게 했다.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바른 길을 기억해야 할 후손들마저도 조상들의 행실을 그대로 답습함으로써 멸망의 길을 자초(自招)했다. 극심한 건망증에서 비롯된 이스라엘 민족의 이러한 실패는 기억해야 할 것과 망각해야 할 것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우리 기독교인들의 못된 습성을 아주 잘 반영하고 있다. 우리들 역시 역사 안에서, 그리고 개개인의 삶 속에서 활동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의 손길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마땅히 기억해야 할 것들에 대한 무관심과는 대조적으로, 정작 잊어버려야 할 많은 불쾌한 감정들과 인간적인 습성들만이 잡초들처럼 살아남아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은가! 만일에 우리가 하나님을 기억하는 만큼만 그 분이 우리를 기억하신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는가? 생각할수록 소름 끼치는 일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아무리 바쁘게 세상을 살아간다고 할지라도 하나님께로부터 주어지는 무수한 은혜들을 우리의 기억 주머니에 제대로 챙겨 담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가 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하나님께서도 기억하고 싶어 하지 않으시는 것이라면, 아무 미련 없이 망각의 강에 모두 띄워버릴 수 있는 용기 있는 신앙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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