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수할 때가 되었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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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열  2013-11-30 (토) 18:49 추천:630 조회:6889 221.xxx.1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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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생애 기간 동안에 예수님의 사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그 하나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파하는 일이었고, 다른 하나는 인간의 몸과 삶을 지배하고 있는 온갖 질병과 연약함을 치료하는, 이른바 치유와 회복의 사역이었다. 마태복음 9:35는 예수님의 이러한 두 가지 사역을 가장 잘 요약하고 있는 본문들 중의 하나이다: “예수께서 모든 도시와 마을에 두루 다니사 그들의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며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라.” 이 말씀에 의하면, 예수께서는 모든 성읍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유대 사람의 여러 회당에서 가르치셨고, 회당을 비롯한 어느 곳에서든 그곳에 모인 사람들에게 천국 복음을 전파하셨다. 그는 또한 어디에서든 사람들의 모든 질병과 모든 아픔을 고쳐 주시기도 했다. 물론 이 두 가지 사역 중에서 본질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천국 복음을 전파하는 첫 번째의 사역이다.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과 십자가 구속의 대사역은 참으로 이 중요한 천국 복음을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증거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예수님의 이러한 사역을 가능케 한 것은 목자 없는 양과 같이 고생하며 기진해 있는(helpless/downcast) 무리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compassion)이었다(마 9:36). 여기서 우리의 주목을 끄는 낱말이 하나 있다. “기진해 있는”이라는 낱말이 그렇다. 마태복음 9:36에서 “기진하다”로 번역된 헬라어 ‘에림메노이’는 본래 술에 취하거나 치명적인 상처를 입어 엎드러진 상태(prostrate) 또는 기진맥진한 나머지 무기력한 모습으로 엎드러져 있는 상태를 가리키는 낱말이다. 이는 당시에 유대인들이 로마의 치하에서, 그리고 삯군 목자와도 같이 거짓된 지도자들 아래에서 얼마나 힘겨운 삶을 살고 있었는지를 한눈에 알게 해준다. 거짓된 지도자들의 다스림을 받는 그들은 예수께서 보시기에 마치 목자 없는 양과도 같이 여겨졌을 것이다. 그들을 사랑으로 보살피고 섬겨야 할 목자가 있기는 한데 실상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태였던 것이다. 예수님 당시의 지도자들은 그 존재감을 인정받을 수 없는 자들이었고, 그러한 그들의 다스림을 받는 유대인들은 목자 없는 양이나 마찬가지였다는 얘기다. 구약 시대의 이스라엘 백성도 그렇게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먼저 모세의 경우를 보도록 하자. 가나안 땅을 목전에 둔 상태의 그는 여전히 기력이 왕성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으셨다. 그를 먼저 불러가시고 다른 사람을 후계자로 세우실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모세는 자신이 먼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세상을 떠나고 난 뒤의 이스라엘 백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하나님께 그들이 “목자 없는 양과 같이” 되지 않게 해달라고 간구한 바가 있다(민 27:17). 북왕국 이스라엘의 아합 왕 때도 이스라엘 백성은 목자 없는 양 같이 여겨졌었다. 당시에 이스라엘 백성은 바알 종교를 국교화하다시피한 아합과 이세벨의 철권통치 아래에서 신앙의 자유를 잃고서 불안정한 삶을 누리고 있었다. 그 때에 활동한 미가야라는 이름의 예언자는 길르앗 라못을 회복하고자 했던 북왕국의 아합 왕과 남왕국의 여호사밧 왕 앞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목자 없는 양 같이” 흩어져 있는 모습을 보았다고 말한다(왕상 22:17). 미가야의 이 말은 아합 왕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하나님의 심정을 가장 잘 대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예언자 에스겔 역시 마찬가지로 남왕국 유다 말기의 유다 백성이 “목자가 없으므로 그것들이 흩어지고 흩어져서 모든 들짐승의 밥이 되었도다”라고 탄식한 적이 있다(겔 34:5). 남왕국 말기의 혼란 시기에 여러 왕들이 나라와 백성을 다스렸지만, 그들 중에 한 명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면서 올바른 통치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사람이 없었다. 그 까닭에 하나님은 그들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기는 하나 실상은 전혀 필요 없는 목자들이요, 따라서 그들의 다스림을 받는 백성은 목자 없는 양이나 다름이 없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다시 예수님의 사역으로 돌아와 보자. 예수님 당시의 크게 왜곡된 상황에 비추어볼 때, 여러 모로 고통당하는 무리들을 불쌍히 여기며 그들에게 천국 복음을 전파하는 일은 정말로 시급히 요청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사명감을 가지고서 그 일을 언제라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준비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아니 사실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인 대제사장들과 장로들 및 바리새인과 사두개인 등은 도무지 그러한 일에 관심이 없었고, 그런 일을 할 만한 준비도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도리어 그들은 일반 백성들을 힘들게 하고 천국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위선적인 지도자들이었다(마 23:4, 13). 그 까닭에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추수할 것은 많으나 일꾼이 적으니 추수하는 주인(‘퀴리오스’)에게 추수할 일꾼들을 많이 보내달라고 기도해야 함을 강조하셨다(마 9:37-38). 여기서 “추수하는 주인”(chief harvester)은 추수할 일꾼들을 고용하기도 하고 해고시키기도 하는 자를 가리키지만, 실질적으로는 하나님 나라의 일을 충성스럽게 감당할 자들을 세우시고 하시고 폐하기도 하시는 하나님을 가리킨다. 예수께서는 한때 70명의 일꾼들을 둘씩 각 동네와 각 지역으로 보내시면서, 이와 똑같은 기도의 내용을 그들에게 가르쳐주신 바가 있다(눅 10:2). 두 번에 걸쳐서 반복된 예수님의 이 말씀은,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의 제자들 모두가 하나님께 충성스러운 일꾼들을 보내달라고 기도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것은 그러한 기도를 드려야 할 제자들 스스로가 하나님 앞에서 추수할 일꾼으로 자원해야 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이 점은 예수께서 곧바로 열두 제자를 부르시고 그들에게 앞서 말한 두 가지의 사역을 지시하시는 모습(마 10:1-8)에서 금방 확인된다. 오늘의 우리라고 예외일 수 없다. 예수님의 그 말씀은 오늘의 우리 자신을 향해서도 주어지는 말씀이기 때문이다. 참된 목자와도 같이 세상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사람, 그리고 추수할 일꾼을 보내달라고 간구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참된 추수 일꾼으로 드리고자 하는 열심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때가 아닐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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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열
2013-12-0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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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큐티 통독 잡지 <마음과 생각> 2013년 12월호의 "바이블 칼럼" 원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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