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간섭받지 않으려면

강성열 2003-03-11 (화) 00:00 추천:456 조회:7717 211.xxx.125

사람은 누구나 남으로부터 간섭받는 것을 싫어합니다. 특히 어떤 일에 대한 전문가일수록 남의 참견이나 간섭을 달갑지 않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때때로 어떤 간섭은 아무 쓸모없이 주어지는 귀찮은 잔소리와는 달리 마땅히 되어야 할 것이 그렇게 되지 못한 것을 지적해 주는 관심과 애정의 표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 한 예를 구약성경에 있는 요나의 이야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구약의 요나서에 의하면 요나는 니느웨에 가서 심판을 선고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요나는 대제국 앗수르의 수도인 니느웨에 가서 하나님의 심판을 선고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스러운 일인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또한 잔인하기 이를 데 없는 앗수르 족속이 구원받는 것을 원치도 않았습니다.

그는 할 수만 있으면 하나님의 낯을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당시에 세상의 끝으로 알려진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가라고 명하신 니느웨는 육로를 통해 위쪽으로 올라가야 하지만 다시스는 정반대로 해로를 통해 아래쪽으로 내려가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아마도 요나는 다시스에서라면 전능하신 하나님도 자기를 적발하지 못하실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연약한 인간이 어떻게 하나님의 눈을 피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의 머리털까지도 세시는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어떻게 자신을 숨길 수 있겠습니까? 우리의 앉고 일어섬을 아시며 우리의 모든 행위를 익히 아시는 하나님(시 139:1-4) 앞에 어찌 우리 자신을 감출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의 요나는 하나님의 낯을 피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러한 요나를 그냥 두지 않으셨습니다. 그를 추적하여 큰 폭풍을 바다에 던지신 것입니다. 감당 못할 폭풍을 만난 선원들과 승객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힌 나머지 각각 자기가 믿는 신들에게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만으로는 안 되겠기에 이제는 배를 가볍게 하려고 배 안에 있는 물건들을 바다에 던지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소용이 없었습니다. 태풍은 점점 저 거세어져 갔습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요나는 폭풍을 통해 주어지는 하나님의 간섭을 도무지 깨닫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는 살아나려고 발버둥치는 선원들을 버려둔 채로 배 밑층에 내려가 태평스럽게 깊은 잠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자기 때문에 모두가 죽게 되었는데 그에 대한 책임을 지려고 하기는커녕 자신의 불순종으로 인하여 초래된 남들의 재난에 도무지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침내 하나님의 두 번째 간섭이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선장이 그의 잠을 깨웠습니다. 그는 요나의 무관심을 꾸짖는 어조로 말했습니다. “이런 판국에 잠을 자다니! 너도 일어나 너의 신에게 부르짖어 보아라. 너의 신이 우리를 생각해서 행여나 살려주실지 아느냐?” 그러나 요나는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침묵으로 그 위기를 넘기려고 한 것이지요. 그러나 하나님은 그러한 요나를 그냥 두지 않으셨습니다.

마침내 선원들은 누구 때문에 자기들에게 그러한 재앙이 임했는지를 밝히기 위해 제비를 뽑았습니다. 요나가 제비에 뽑히자 그들은 다투어 그에게 질문을 퍼부었습니다. “이 재앙이 무슨 연고로 우리에게 임했느냐? 네 생업이 무엇이냐? 너는 어디에 왔느냐? 고국이 어디냐? 어느 민족에 속하였느냐?.....” 궁지에 몰린 요나는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히브리인이요 하나님의 명령을 피하여 가다가 이런 재난을 만난 것이라고 이실직고했습니다.

요나에게서 자초지종을 들은 선원들은 심히 두려워하면서 말했습니다. “네가 어찌하여 이렇게 행하였느냐?” 사랑하는 여러분, 요나는 본래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하나님의 종이었습니다. 그러한 그가 불명예스럽게도 이방인들로부터 책망을 듣고 간섭을 받아야만 했던 것입니다. 오늘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어떠합니까? 요나와 같이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각종 질병들은 도대체 어디서 온 것입니까? 누구 때문에 우리의 힘없는 이웃들에게 재난이 닥치고 있는 것일까요? 교회도 많이 있고 기독교인도 많은데 왜 사회는 갈수록 악해지고 음란해지고 있을까요? 우리가 요나처럼 잠자고 있기 때문은 아닙니까? 세상의 소금이 되고 빛이 되어야 할 우리가 제 구실을 뭇하고 있기 때문은 아닙니까?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지금 요나와 같이 세상 사람들로부터 간섭을 받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의 간섭은 곧 하나님의 간섭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이나 저나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서 우리를 간섭하시는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합니다. 제 구실을 못하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결국 제비에 뽑혀 바다 속에 던져질 수밖에 없음을 명심합시다. 이제 바다 속에 던져지기 전에 어서 속히 다시스로 가는 발걸음을 돌이킵시다. 그리고 불법과 불의와 강포가 판치는 우리 시대의 니느웨를 찾아 나섭시다. 주께서 우리를 그곳에서 부르시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강성열 2004-02-12 00:00	이 글은 한시미션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숲과나무>의 2003년 9월호에 동일한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누군가 알려준 바에 의하면 이 글이 <크리스천투데이>라는 기독교신문(2003년 8월 27일)에도 실렸더군요. 이 신문의 홈피는 http://www.chtoday.co.kr입니다. 홈피 상단의 <북스>를 클릭하신 다음에, <정기간행물>을 찾으시면 그곳 목록에서 제 글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샬롬!

강성열 2011-09-04 07:19	2011-8-9 페이스북에 올렸나이다~

강성열 2023-10-08 18:35	22-11-19 우리뉴스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