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건강한 가정, 건강한 사회

강성열 2004-05-03 (월) 15:27 추천:633 조회:9823 211.xxx.15

한 나라의 정신적인 건강이 어느 수준에 있는가를 판가름하는 척도로 사람들은 흔히 가정을 든다. 가정은 한 사회의 가장 기초적인 구성 단위로서 모든 사회 규범들과 인간 관계의 모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강한 가정이 많은 나라일수록 건전한 사회 기풍을 간직하고 있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요즈음에 와서 우리나라의 가정 질서가 예전에 비해 많이 혼탁해졌으며, 또 갈수록 황페해져 가고 있다는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이 들린다. 이것은 곧 우리나라의 정신적인 건강이 점차 악화되어 가고 있다는 조짐에 다름 아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가정의 건강이 국가의 건강에 직결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 가장 손쉬운 예로 우리는 부부간의 불화(不和)로 인해 해마다 단친(單親) 가정이나 소년 소녀 가장(家長)이 늘고 있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마땅히 있어야 할 애정 어린 대화와 신뢰의 분위기가 갈수록 냉각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부모에게 예사로 폭력을 휘두르는 못된 자녀도 많다.

어디 그 뿐인가. 노약(老弱)한 부모를 모시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자녀들도 많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산업화로 인한 급격한 사회 변화가 사람들의 가치관과 의식 구조를 얼마나 흉측하게 일그러뜨리고 있는가를 우리는 우리 시대의 가정들 안에서 확인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사실 엄밀하게 따지고 보면, 이러한 문제는 우리 시대에만 국한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 안에서도 이와 유사한 문제들이 상존(常存)하고 있었다. 이 짧은 글에서 이스라엘의 가정에 얽힌 문제점들을 다 논할 수는 없기에 부모를 제대로 섬기지 못하는 자녀의 경우만을 예로 들어 보자.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주신 언약법을 보면 부모에게 폭행하거나 부모를 저주하거나 부모에게 불순종하는 자녀는 극형인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규정들이 있다(출 21:15, 17; 레 20:9; 신 21:18-21). 이 말씀들에 의하면, 부모에게 잘못을 저지르는 자녀는 하나님의 백성에 속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요, 따라서 이스라엘 공동체에서 영원히 추방되어야 할 사람이다.

하나님의 법이 패역한 자녀에 대해서 이토록 엄격한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부모가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대신하여 우리를 낳으시고 양육하시는 분이요, 생명을 창조하는 일에 하나님의 동역자 내지는 대리인으로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하나님을 공경하는 것과 직통한다. 부모를 공경하는 자에게 생명과 장수(長壽)가 약속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출 20:12; 신 5:16; 엡 6:3). 눈에 보이는 부모를 공경하지 못하는 자는 그러기에 이스라엘 자손의 아버지가 되시고 모든 믿는 자들의 아버지가 되시는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자격을 갖지 못한다.

이 점에서 본다면, 오늘의 젊은이들은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 하나님을 믿는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다 철저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이라면 하나님을 섬기는 심정으로 육신의 부모를 섬기려고 노력해야 한다.

부모의 은혜와 사랑은 곧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반사하는 거울이라고 생각하고 부모의 은덕(恩德)을 갚아 나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인생의 안식기(安息期)에 들어선 노약한 부모를 모시는 일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님을 믿는 자녀들에게 있어 노년의 부모가 인생의 안식일을 평안히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함이 마땅한 일이다.

물론 이러한 일들은 부모가 자신의 신앙을 최고의 유산으로 자녀들에게 물려주는 일(신 6:4-7)이나,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본으로 보여주는 일을 포함한다.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하나님을 섬기고 이웃을 사랑하는 일에도 모범을 보임으로써, 공경 받는 부모상(父母像)을 확립해 나가는 일이야말로 부모 공경의 지름길일 것이기 때문이다.

김숙 2004-05-10 16:49	사회복지를 전공했었지만, '단친(單親) 가정'이라는 단어의 표현이 생소하면서도 새롭습니다. 잘 배우고 갑니다.

kimhyungmi 2004-05-14 15:43	교수님! 현대의 교회를 종교 개혁이전의 중세교회와 가만히 비교를 해볼 때 다른 것들을 놔두고라도 교회가 여러가지 제도로서 교인들을 교회 안에 묶으려고만 하는 것들을 보게됩니다. 소위 '믿음이 특심하다고 인정받는 사람들'에게서 자녀 양육은 하나님께 맡기고 주의 일만 하면 그 자녀를 책임져준다는 식의 신앙으로(그렇게 유도하는 목회자의 영향이 있었겠죠) 너무도 자녀를 방치(?)하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지도하는 어느 5학년 남자 아이 중에서 그 엄마가 평신도지만 너무 교회 일에 바쁜 나머지 자녀가 거의 몇 년을 하루 종일 혼자지내다보니 그 아이가 안정하지 못하고 늘 입에서 궁시렁거리는 소리를 끊임없이 중얼거리는데요, 이것을 고쳐 볼려고 해도 잘 안됩니다. 그리고 어린이제자반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남자아이가 여섯 명이 포함되어 있는데 다섯명의 습관이 ‘손톱물어뜯기’라고 쓰더라구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자녀의 부모들 모두 믿음이 특심한 부모들이었거든요. 가정이 바로서는 길에 있어서 이제는 신앙의 변화도 있어야하지 않나 생각이드네요

강성열 2004-05-14 23:35	맞습니다 맞고요~~ 감독: "자기 집을 잘 다스려 자녀들로 모든 단정함으로 복종케 하는 자라야 할찌며 (사람이 자기 집을 다스릴줄 알지 못하면 어찌 하나님의 교회를 돌아 보리요)"(딤전 3:4-5) 집사: "한 아내의 남편이 되어 자녀와 자기 집을 잘 다스리는 자일찌니"(딤전 3:12) 과부: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아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딤전 5:8). 하나님이 주신 가정, 건강하게 잘 지켜야지요. 그리고 엘리 제사장이나 사무엘의 경우는 예외로 쳐야겠지요??~~ "사무엘도 그랬으니까"라고 자위하면 금물!!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자녀 교육처럼 힘든 것도 없다는 사실이겠쥬^^ 젤 어려운 거야요. 젤 쪽팔리는 것^^ 사람 맘대로 가장 안 되는 것!!! 그래서 하나님께 맡겨버리겠다는 무책임한 신앙이 나오는 걸까? 믿음이 특심한 나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