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조의 새로운 의미: 혼돈에서 질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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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열  2010-02-22 (월) 20:19 추천:429 조회:7059 125.xxx.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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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나무 2010-1월호 바이블 칼럼> 창조의 새로운 의미: 혼돈에서 질서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특이하게도 맨 먼저 하나님의 창조에 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이 점은 다른 종교의 경전들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우주 만물의 창조와 인간의 창조에 대해서 설명하는 창세기 1-2장의 내용이 그렇다. 그런데 하나님의 창조에 관한 이 본문의 서술에 있어서 우리의 주목을 끄는 것은 1장 2절 이하의 내용이다. 우선 1장 2절 본문을 읽어보도록 하자: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이 본문은 하나님의 구체적인 창조 사역이 혼돈과 무질서(chaos)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혼돈과 무질서로부터 질서 있고 조화로운 세계(cosmos)를 만드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무질서와 혼돈은 어디서 생겨난 것인가? 성경은 이에 대해서 아무런 답변도 주고 있지 않다. 2절이 말하는 혼돈, 공허, 어두움, 깊음 등은 어쩌면 악(惡)의 기원과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1장 2절의 주요 관심사가 혼돈과 무질서의 기원을 밝히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맨 처음에 생겨났던 그것이 하나님의 창조 권능에 의하여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것으로 바뀌었음을 밝히는 데에 있다는 점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창세기 1장은 하나님의 창조를 묘사함에 있어서 혼돈이 질서로 바꾸어진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창조 개념은 하나님의 창조가 단순히 우주의 기원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음을 암시한다. 그것은 곧 인간의 삶과 역사 안에 있는 온갖 혼돈과 무질서를 질서 있고 조화로운 것으로 바꾸는 것 역시 넓게는 하나님의 창조 사역에 포함되는 것임을 뜻한다. 그래서인지 바벨론에서 포로 생활을 하던 이스라엘은 이 본문을 바벨론 포로기의 암흑 상황에 비추어 이해한 바가 있다. 그들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하나님의 사역이 자기들의 삶과 역사 안에 있는 무(無)와도 같은 혼돈과 무질서의 상황을 “심히 보시기에 좋은” 것으로 바꾸어줄 것이라고 믿었다. 이로써 우주의 기원에 관한 과거의 한 경험(창조)은 상상력을 매개로 하여 바벨론 포로기라는 역사적인 상황 속에서 새로운 의미(구원)를 갖게 된 셈이다. 바벨론 포로기를 전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사야 40-55장 역시 하나님의 창조 사역을 이스라엘의 출애굽 구원과 연결짓고 있다. 당시의 예언자는 놀랍게도 하나님께서 출애굽 사건을 통하여 이스라엘을 창조하셨다고 진술한다: “나는 여호와 너희의 거룩한 이요 이스라엘의 창조자요 너희의 왕이니라. 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노라. 바다 가운데에 길을, 큰 물 가운데에 지름길을 내고”(사 43:15-16). 이사야 43장의 이러한 진술은 이스라엘의 창조 신앙이 단순히 우주의 기원과 발생이라는 차원을 넘어서서 역사적인 혼돈 상태로부터 질서를 만들어내시는 하나님의 구원 행동과 긴밀한 상관성을 가지고 있음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이사야 40:21-26과 44:24-28도 이러한 시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창조 신앙이 갖는 이러한 특성은 후에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구원으로까지 연결된다. 이 점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새로운 피조물로 묘사한 사도 바울의 설교에서 확인된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그는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구원이 하나님의 새로운 창조를 뜻한다고 봄으로써, 창조와 구원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는 이스라엘의 창조 전승을 이어받고 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구원으로도 연결되는 이스라엘의 창조 신앙은 21세기의 첫 10년(2000-2009년)을 마치고 두 번째 10년(2010-2019년)의 첫 해를 목전에 둔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어떻게 적용될 수 있겠는가? 그것은 가치관의 혼란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람들과 역사적인 혼돈 상황 속에서 실의와 좌절에 빠진 사람들, 그리고 일상적인 삶의 현장 속에서 희망을 잃고 사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주는 메시지로 선포될 수 있다. 아울러 그것은 참된 구원을 맛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들을 새로운 피조물로 만드시는 하나님의 구원 은총을 강조하는 메시지로 선포될 수도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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