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대림절, 그리고 대선

강성열

2007-12-08 (토) 07:28 추천:561 조회:8134 125.xxx.24

12월 6일(목)에 발간된 호신대학보 사설입니다.
쥔장이 쓴 것입니다.
대림절의 은혜가 모두에게 넘치기를!!!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은 항상 첫 주부터 성탄절까지 이어지는 대림절이라는 중요한 절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올해의 대림절은 흥미롭게도 12월 19일의 대선을 끼고 있어서 한층 의미가 깊다. 대림절을 보낼 때마다 우리는 대림절을 누구보다도 훌륭하게 준비했던 두 사람의 이름을 떠올리게 된다. 그 한 사람은 시므온이고 다른 한 사람은 안나이다. 누가복음 2:25-38에 의하면, 시므온은 의롭고 경건하여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는 자였으며 항상 성령으로 충만한 사람이었다. 죽기 전에 메시아를 볼 것이라는 성령의 지시를 받은 그는 예배드리러 온 아기 예수를 성전에서 만나 뵈는 영광을 맛보았다. 안나라는 여인은 또 어떠했는가? 신혼 생활 후 7년 만에 과부가 되어 84년을 홀로 지낸 안나는 성전을 떠나지 아니하고 주야에 금식하며 기도함으로 섬기는 중에 시므온과 동일하게 아기 예수를 만나는 감격을 누렸다.

오늘의 우리는 어떠한가? 경건하고 의로운 심령으로 주님 다시 오실 그 날을 잘 예비하고 있는가? 슬기롭고 지혜로운 다섯 처녀들처럼 주님 맞을 준비를 하면서 살고 있는가? 희디 흰 겨울 눈 만큼이나 맑고 깨끗한 심령, 하나님을 경외하고 오직 그만을 최고로 여기는 순전한 믿음, 입으로만 “주여! 주여!” 하지 않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대로 살고자 애쓰는 신앙 자세,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않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사랑하기를 힘쓰는 생활 태도-대림절을 맞는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러한 마음 자세일 것이다.

더 나아가서 우리는 대림절의 막바지에 자리한 대선 역시 경건한 마음으로 맞이할 필요가 있겠다. 이번 대선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맞고 있는 각종 위기 상황들을 극복하고서 나라와 민족의 미래를 새롭게 만들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거짓과 위선, 허위의식 등이 가득 찬 정치 현실로부터 무슨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있겠느냐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투표 참여를 체념하거나 포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내 나라가 어찌 되건 말건, 내가 속한 사회가 비뚤어지건 말건, 잘못된 정치로 인하여 고통당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건 말건 내가 관여할 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참으로 그것은 잘못된 정치보다도 훨씬 더 해로운 것이다.

예수님의 경우를 보자. 당시에 로마의 지배를 받고 있던 유대 사회에서 그가 하신 일은 무엇이었는가? 희망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찾아볼 수 없던 썩어빠진 당시 세상을 새롭게 하시는 일이 아니었던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하시면서 예수님 스스로가 새 시대의 파수꾼이 되시지 않으셨던가? 절망하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 속에 하나님의 놀라운 희망을 불어 넣어주지 않으셨던가?

모름지기 희망을 갖지 못한 사람은 더 이상 하나님의 자녀라고 불릴 수 없다. 희망이 없다고 여겨지는 때일수록 하나님의 새로운 희망에 매달려야 하는 것이 기독교인들의 마땅한 신앙 생리여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삶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모든 다른 일들에 무관심한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로 기독교인이라 불릴 자격이 없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사람이라면 결단코 자기가 속한 공동체의 일에 무관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오늘의 기독교인들은 이번 대선에 대해 누구보다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속한 사회의 현실과 그 미래에 대해 누구보다도 깊은 애정을 가져야 한다. 이번 기회에 썩어져가는 구습이 깨끗하게 쓸려나가고 하나님의 새 역사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깊은 열망이 그 마음속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원하시는 선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일구는 심정으로, 그리고 다음 세대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물려주겠다는 책임 의식을 가지고서 자신의 소중한 주권을 성실하게 행사해야 한다. 이로써 어지러운 우리의 사회 현실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희망을 잃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는 것이 어디에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