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서] 고대 근동의 신화와 종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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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열 2007-04-23 (월) 19:28 추천:50 조회:2376 172.xxx.17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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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2월 28일 출간 주로 서울이나 부산, 대구 등지의 지하철 승객들로 하여금 쉽게 온갖 지식과 정보를 얻게 하려는 의도 하에 기획된 시리즈, 이름하여 <살림지식총서> 218번... 이 총서의 특징은 네 가지 정도.. (1) 각주를 피하되, 부득이한 경우에는 맨 뒤에! (2) 책 페이지는 결코 100페쥐를 넘지 않는다! (3) 책값은 무조건 3,300원으로 한다! (4) 책 크기는 손바닥에 들어갈 정도로 한다! 제1장의 내용을 맛보기로 소개합니다. 1. 고대 근동 세계의 발견 비옥한 초승달 지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고대 근동(Ancient Near East) 세계는 메소포타미아로부터 시작하여 시리아-팔레스타인을 거쳐 이집트에 이르는 방대한 지역을 일컫는다. 지금의 터키, 이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의 나라들이 그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일대는 그 모양이 꼭 초승달 같다 하여, 일찍이 ‘비옥한 초승달 지대’(the Fertile Crescent)로 불리기도 했다. 이 지역이 비옥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문명의 기초를 이루었던 세 개의 강이 그 일대를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두 강이 북쪽의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가로지르고 있었고, 남쪽의 이집트에는 나일 강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 강들이 있었기에 고대 근동 지역은 일찍부터 문명의 꽃을 피울 수 있었다. 세계 문명의 발상지가 된 것이다. 세계 4대 문명 가운데 두 개의 문명, 곧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이집트 문명이 이곳에서 꽃을 피웠으니, 고대 근동 세계를 ‘비옥한 초승달 지대’로 부를 만하지 않은가! 그러나 오늘날에는 고대 근동 세계를 일컬어 더 이상 ‘비옥한 초승달 지대’라 부르지 않는다. 그곳이 문명의 발상지였을 때는 그러한 표현이 너무도 적절한 것이었지만, 오늘날 아랍권과 이스라엘로 대별되는 이 일대가 지금까지도 문명의 꽃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찬란한 고대 문명의 기초를 이루었던 세 개의 강들이 여전히 남아 있기는 하다. 그러나 각종 공해 물질로 인한 수질 오염과 댐 건설로 인한 수량 감소 탓에 그 강들의 비옥함이 예전 같지 않다. 그리고 그 강들을 중심으로 하여 꽃피었던 문명도 이제는 사라지고 없다.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유적지들이나 박물관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대 근동 세계는 오늘의 우리에게 꾸준한 관심과 연구의 대상으로 다가온다. 비록 찬란한 옛 문명은 사라졌어도, 그곳에 살던 옛 사람들의 삶과 문화와 종교는 첨단 과학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의 우리에게도 소중한 정신적 유산으로 남아 있는 까닭이다. 특히나 사양 문명의 원류인 헤브라이즘이 태어난 곳이 그곳이고, 헤브라이즘의 모판에 해당하는 셈족 문명-더 넓게는 함족 문명까지도 포함하는-의 본 고장이 그곳임에야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 뿐이 아니다. 고대 근동 세계는 어찌 보면 한국과 똑같은 동양 문화권에 속한 문명 세계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곳을 들여다봄으로써 간접적으로 우리 자신의 과거를 배울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종교 세계는 풍부한 종교 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한국의 종교 이해에 상당한 자극을 줄 것이다. 세계 삼대 종교의 하나요, 한국 현대 종교의 큰 맥을 형성하고 있는 기독교가 고대 근동 세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 역시 고대 근동의 종교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증대시킬 것임에 틀림이 없다. 왜 고대 ‘근동’(近東)인가? 문명이 쇠퇴하면서 고대 근동 세계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진 채로 있었다. 불과 200여 년 전만 해도 고대 근동 세계에 대한 지식은 거의 기독교의 경전인 히브리 성서(구약성서)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차적으로는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인 헤로도투스(기원전 5세기)와 유대 역사가인 요세푸스(기원후 1세기) 및 초기 교회 교부 시대의 교회사가인 유세비우스(기원후 4세기) 등과 같은 고전적인 저술가들의 간접적인 정보나 여행가들의 여행 이야기들에 의존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한 정보들은 지극히 단편적이고 부분적인 것들이어서, 고대 근동 세계 전반에 관한 포괄적인 이해를 돕기에는 너무도 불충분했다. 그저 그런 조그만 세계가 있었나 보다 하는 생각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이러한 생각은 유럽의 확장과 더불어 서서히 깨뜨려지기 시작했다. 제국주의에 바탕한 유럽의 영토 확장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 버금하는 거대한 문명 세계가 고대 근동 지역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밝혀주었던 것이다. 그 발단이 된 것은 1798년에 이루어진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遠征)이었다. 평소에 늘 그러했던 것처럼 고대사에 밝은 학자들을 175명이나 대동한 나폴레옹은 나일 삼각주의 로제타라는 마을에서 한 개의 특이한 현무암 석비를 발견하였다. 이른바 로제타 석비(Rosetta Stone)가 바로 그것이었다. 그가 이 석비를 발견한 때는 1799년 7월 15일이었다. 가로 72㎝, 높이 114㎝, 두께 30㎝의 현무암으로 된 이 석비는 이집트의 프톨레미 5세(Ptolemy V)가 기원전 196년에 발표한 법령과 왕의 공덕을 기리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 석비는 동일한 내용을 세 개의 상이한 언어로 기록한 것이었다. 가장 윗부분에는 고대 이집트의 전형적인 상형문자(hieroglyphic)를 사용하였고, 중간 부분에는 이집트의 일반 대중이 사용했던 민중문자(demotic, 상형문자의 필기체)를, 그리고 아랫부분에는 그리스 문자인 희랍어를 사용했던 것이다. 이 석비에 새겨진 이집트 문자들은 프랑스의 샹폴리옹(J. F. Champollion)에 의해 1822년에 완전히 해독되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프랑스는 이미 1801년에 나폴레옹이 알렉산드리아 전쟁에서 영국에 패하여 로제타 석비를 영국에 넘겨준 후였다. 그 까닭에 이 석비는 지금까지도 영국의 대영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지난 1999년 7월에 영국과 프랑스는 로제타 석비 발견 200주년을 경축하는 성대한 기념행사를 가진 바가 있었다. 요컨대 로제타 석비의 발견과 해독을 계기로 하여 알려지기 시작한 이집트의 고대 문명에 대해, 당시 유럽 사람들이 느낀 흥분과 감동은 참으로 엄청난 것이었다. 그다지 길지 않은 유럽의 역사와 고대 그리스ㆍ로마 문명밖에 모르던 유럽 사람들에게 로마를 수천 년이나 앞선 이집트의 문명은 충격적인 것일 수밖에 없었다. 유럽이 아직 원시적인 사냥 생활을 하고 있을 때, 이집트는 벌서 통일 왕국을 이루고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집트 문명에 대한 유럽 사람들의 이러한 관심은 마침내 메소포타미아 지역과 시리아-팔레스타인 지역에까지 확장되었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대한 발굴은 프랑스에 의해 시작되었다. 비록 이 시기의 발굴 작업이 보물찾기의 수준을 넘지 못했고, 발굴 기술이 미숙하여 유물이나 유적지를 심하게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지만, 이들의 발굴 작업은 유럽 전역의 학자들에게 큰 흥미 거리를 제공했다. 시리아-팔레스타인 지역의 고고학 발굴 상황은 훨씬 열악했다. 사실 이 지역은 오래 전부터 많은 성지 순례자들과 십자군의 관심을 끌었던 곳이다. 그러나 그들의 관심은 대체적으로 경건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체계적인 발굴 작업은 미국과 유럽의 여러 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렇듯이 19세기 초부터 시작된 고대 근동 세계의 발굴은 한층 발전된 발굴 기술에 기초하여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왜 그 지역을 사람들은 고대 ‘근동’(近東)이라 칭하는 것일까? 그것은 이 지역의 발굴과 그 결과에 대한 연구가 주로 프랑스, 영국, 독일 등의 유럽 지역 학자들에 의해 주도되었기 때문이다. 유럽 학자들의 시각에서 볼 경우, 고대 문명의 발상지인 비옥한 초승달 지대는 ‘근동’, 곧 가까운 동쪽(near east)에 있는 땅이었던 것이다. 지금에 와서는 미국 학자들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또 중동 지역 학자들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는 까닭에, 유럽적인 시각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고대 근동’ 대신에 ‘고대 중동’ 또는 ‘고대 중근동’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자는 주장도 없잖아 있다. 그러나 ‘고대 근동’이라는 표현이 이미 학문적으로 정착된 용어가 되다 보니, 요즘에는 거의 대부분이 ‘고대 근동’이라는 표현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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