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각을 달리해서 본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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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열 2003-10-14 (화) 00:00 추천:170 조회:1903 210.xxx.19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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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에 따라서는 상당히 난해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신앙생활을 조금이라도 깊이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 문제로 고민해 보았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특히나 약간은 진보적인 성격의 신학 서적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러나 시각을 달리해서 본다면 의외로 답이 쉽게 풀릴 수도 있습니다. 뒤집어서 생각한다고나 할까요? 아니면 밑에서 위로 쳐다보는 식으로가 아니라 위에서 밑을 내려다보는 식으로 읽는다고 해야 할까요? 하나님의 입장에서 읽어보자는 얘기지요. 주지하다시피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본질적으로 창세기에서 계시록에 이르기까지 동일하신 분이십니다. 그 하나님이 구약 시대에는 이스라엘 민족을 매개로 하여 자신을 드러내신 것이고 신약 시대에는 예수 그리스도 복음을 통하여 온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신 것이라 생각하면 문제가 간단해집니다. 따라서 구약을 읽으면 하나님이 특정 민족의 하나님인 것처럼 보입니다. 구약 자체도 그러한 책으로 여겨지겠지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의 삶과 역사 안에서 자신을 드러내셨으니 그런 생각이 들만도 하지요. 그리고 그러한 생각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이라는 한 민족의 테두리 안에 본질적으로 자신을 한정시키셨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구약은 이스라엘 민족의 경계를 넘어서는 책이기도 합니다. 아브라함의 소명에 대해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이스라엘 민족의 소명에 대해서 기록하는 창세기 12:1-3만 봐도 그 점을 알 수 있지요. 하나님은 이스라엘 안에 계시면서도 늘 이스라엘 밖에 계신 분이셨습니다.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세계 역사를 주관하시는... 이스라엘의 신학자들은 그 점을 일찍부터 자각하고 있었습니다. 구약의 많은 본문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질문이 있군요. 구약의 하나님은 전쟁의 신이요, 피 흘리기를 좋아하는 신이 아닌가 하는... 그런 표현들이 신약에 비해 구약에 압도적으로 많이 나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여기서 한 마디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군요. 이에 대해서는 차라리 한신대의 김이곤 교수님께서 저술하신 <구약성서의 고난신학>(한국신학연구소)을 읽어보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이 문제와 관련된 몇 개의 중요한 글들이 있습니다. 제 부족한 설명보다는 훨씬 더 나을 것입니다. 요컨대 구약의 하나님 이미지와 신약의 하나님 이미지가 달라 보이는 것은 특정 시대와 문화 속으로 들어오신 하나님의 활동 방식, 또는 그에 대한 이스라엘의 표현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지, 하나님 자신의 본성이나 본질에 어떤 변화/차이가 있어서는 아닙니다. 본질적으로 구약의 하나님 상과 신약의 하나님 상은 연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구약 시대에나 신약 시대를 막론하고 동일한 분이신 것입니다. 불연속성의 요소가 나타나는 것은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하나님의 자기 계시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동일하신 하나님에 대한 이스라엘의 깨달음 부족도 중요한 원인일 것입니다. 이상의 짧은 설명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을 뿐이지요. 신학 공부를 오래 하면서 하나씩 둘씩 의문이 풀려가는 것이지, 일거에 모든 의문점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그만큼 우리 인간의 생각이 복잡해서이기도 하고, 또 머리 속에서 맴도는 생각들이 사람에 따라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글로써 간략하게 설명하자니 한계를 느낍니다. 만나서 말로 하면 쉬울텐데.... 혹시나 책을 읽고 싶다면 제 홈페이지의 <책과 논문>에 있는 <구약성서 개론>이나 <구약성서의 신앙과 세계>의 일부 글들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두란노서원에서 나온 <구약성서 이야기>(J. 드레인)도 괜찮습니다. 언제 한 번 연락하시고 제 연구실로 놀러오셔도 좋습니다. 아무쪼록 성도님의 진지한 고민이 성경을 보는 눈을 더욱 깊게 하고 하나님을 향한 신앙의 기운에 더 큰 자양분으로 녹아들기를 기대합니다. 주 안에서 평안하시기를 빕니다. 샬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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