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구약성서의 메시야 대망과 그 성취

밝은 귀 2005-04-01 (금) 16:05 추천:229 조회:3263 211.xxx.242

구약성서의 메시야 대망과 그 성취

구약의 메시야 개념은 본래 현직에 있는 왕(예언자와 제사장 포함)을 지칭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왕들은 야웨 하나님의 기름 부음 받은 자로서 왕국의 번영과 백성의 복지를 위해 일하지 않고, 도리어 사치와 향락에 빠져드는가 하면 권력을 남용하여 백성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잘못을 범하였다. 이처럼 현직 왕에 대한 기대가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메시야 개념은 점차 미래의 왕인 메시야를 대망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H. Ringgren, The Messiah in the OT (London: SCM Press, 1956), 38.
여기서 분명해지는 것은 구약성서의 메시야 대망이 왕정이 확립된 이후에 비로소 생겨난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것은 시편의 제왕시에 반영되어 있는 고대 근동의 거룩한 왕권 개념에 그 뿌리를 두고 있었으며, 사무엘하 7장에 있는 나단 신탁에 근거하여 다윗계의 이상적인 지도자를 기다리는 쪽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이러한 메시야 대망은 다윗을 칭송하는 야곱의 유다 축복문과 발람의 네 번째 신탁에서 처음으로 그 싹을 틔우기에 이르렀다. 그러다가 왕정에 맞서는 예언자들에 이르러서는 메시야 대망이 다분히 반체제적인 여기서 ‘반체제적’이라는 말을 쓴 것은 예언자들의 메시야 대망이 본질적으로는 다윗계의 지도자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예언자들의 메시야 대망은 왕정 자체를 부정하지 않은 것이다: Becker, 같은 책, 16.
분위기를 가미하면서 미래적인 차원을 보다 강하게 갖게 되었다. 왕정이 완전히 무너지고 난 후에도 메시야 대망은 맥을 계속 이어갔다. 비록 왕조의 역사는 실패로 끝났지만, 그 왕조 전승은 예언자들의 메시야 대망에 의해서 이스라엘 역사의 한 흐름을 이룬 것이다. 어떻게 보면 예언자들은 인간-왕이 할 수 없는 차원을 메시야 대망에 담아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임태수, ｢구약성서와 민중｣ (서울: 한국신학연구소, 1993), 93.

  예언자들의 이 같은 메시야 대망은 바벨론 포로기를 지나면서 점점 종말론적인 경향을 강하게 갖게 되[돼]었는 바, 이를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이 바로 후기 유대교였다. 그러다가 신약 시대의 예수 그리스도에 이르러 구약 시대의 메시야 대망은 절정에 달하였다. 그 동안 희미한 모습으로 이스라엘 역사와 신학의 변두리에 처해 있던 메시야 대망이 예수라는 인격에 의해 그 거대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신약 시대의 초기 교회가 예수는 곧 메시야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구약성서의 메시야 관련 본문들을 인용하는가 하면, 또 메시야 대망과 전혀 무관한 본문들까지도 재해석하여 사용했다는 사실이 그 점을 뒷받침한다. 참으로 예수에 의한 메시야 대망의 성취는 초기 교회에게 있어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다. 그것은 교회의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하나님의 큰 섭리였던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구약 시대의 메시야 대망을 역사 비평적인 방법으로만 보는 것에 상당한 한계가 있음이 분명해진다. 왜냐하면 신약성서는 구약 본문의 원래적인 의미나 역사적인 정황을 젖혀둔 채로 그것을 현재적인 상황에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후기 유대교의 일반적인 주석 방법을 사용함과 동시에, Becker, 같은 책, 94.
역사 비평학이 접근하기 어려운 초자연적인 섭리의 차원, 곧 계시와 신앙고백이라는 범주에서 메시야 대망의 성취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은 메시야 대망과 그 성취에 있어서 구약성서의 메시야 본문들에 대한 역사 비평학적인 접근과 신약성서의 신앙고백적이고도 계시적인 차원 사이에 대화가 필요함을 웅변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은 적어도 메시야 대망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서는 모든 것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다고 보는 내적인 확신-성령을 통한-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질문1) 그렇다면 예수는 어떤 왕이었습니까? 다니엘서의 인자가 왕적인 개념입니까? 알버트 쉬바이처는 역사적 예수 연구에 있어서 탁월한 조명을 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그에 따르면 원래 예수는 예언자로서 활동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예언은 종말(Eschatology)이었습니다. 즉 너무도 철저한 종말을 확신한 예수는 그의 예언 내용을 전하려 다녔습니다. 그러나 종말이 그리 쉽게 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예수는 마쉬아흐로서 자의식을 가지게 됩니다. 그 날이 언제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원래 세례자 요한은 자신이 엘리야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세례자 요한은 기적을 행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는 구약의 엘리야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입니다. 하지만 예수는 그(세례자 요한)를 엘리야라고 칭하게 됩니다. 굳이 쉬바이처 식으로 말하면 이는 예수의 해석이었습니다. 너무도 확실한 종말을 인식하게 된 예수는 구약을 해석하게 됩니다. 그는 구약의 해석에 따라 “마쉬아흐가 오기 전 엘리야가 온다”는 본문을 해석해서 세례자 요한을 엘리야로 인정하기에 이르고, 이제 엘리야가 왔으니 마쉬아흐가 올 차례가 된 것입니다. 그 마쉬아흐에 대한 예수의 해석은 특이한 것으로 보이는 데... 구약 다니엘서의 종말에 올 인자(?)에 대한 해석, 그리고 구약 이사야 53장에 나오는 고난의 종으로 오는 것으로 인식했다고 합니다. 그는 스가랴의 예언에 따라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했으며 그는 예언자로서 예루살렘에 입성합니다. 그런데 예수는 그 마쉬아흐 사상을 비밀에 부칩니다. 이 이론이 브레데와 알버트 쉬바이처의 공통점인 것이나 다름없는데 그것을 이름 하여 “마쉬아흐 비밀”입니다. 그는 변화산의 체험을 통해 자신이 마쉬아흐임을 제자들 일부에게 드러냅니다. 그리고 가이샤라 빌립보에서 베드로에게조차도 이를 철저히 비밀에 부칩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이를 배신합니다. 즉 마쉬아흐 비밀을 베드로는 다른 제자들에게 폭로 했고, 가리옷 사람 유다는 이것을 유대교의 사제들에게 폭로합니다. 쉬바이처가 지적하는 유다의 배신이 바로 이것입니다. 즉 마쉬아흐 비밀을 유대교의 사제들에게 폭로한 사실입니다. 그 점에 있어서 배신자는 둘이었습니다. 마쉬아흐 비밀의 소식을 접한 유대교의 사제들은 드디어 예수를 기소(?)합니다. 그리고 그 재판과정에 있어서는 논리적인 관점에 있어서는 문제가 있었음을 은연 중 드러냅니다. 그러니까 예언자로서 예루살렘에 입성한 예수가 마쉬아흐 비밀이 폭로됨으로써 신성모독자로 몰려 죽임을 당하였다는 것이 알버트 쉬바이처의 지적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사건일 경우 굳이 십자가에 못박지 않고, 유대교의 법에 따라 돌로 쳐 죽일 수 있었으나 예수는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합니다. 그리고 그가 그렇게 죽어야 할 이유는 바로 구약에 따른 해석에 있는 것인데, 그것은 바로 인자의 고난과 함께 종말이 온다는 확신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대략 이런 식입니다. “그(예수)는 역사의 큰 수레바퀴를 인식했고, 그 큰 역사의 수레바퀴는 인자의 고난과 함께 종말 도래를 확신하며 자신을 갈기갈기 찢어 바쳤(?)던 것이다”(이 대목은 독일어판 “예수의 생애 연구사”에는 삭제되었으나 영어번역판에는 나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런 예수의 죽임 당함을 어떻게 메시야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질문2) 아돌프 하르낙은 예수의 메시지에서 유대민족의 구원은 찾을 수 없다 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구약의 메시야 대망은 유대의 구원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입니까?

질문3) 루돌프 불트만은 “예수에게서는 유대민족의 구원이나 다윗왕국의 도래, 유대민족의 세계제패 따위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는 묵시문학에서 조명 하는 바 종말, 즉 세상에 종지부를 찍고, 우주적 파국을 기대하는 것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이 구약과 상관이 있습니까? 교수님은 예레미야서에 나오는 ‘다윗왕가의 재건’에 관련된 본문은 진짜 예레미야의 신탁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묵시적 종말사상과 구약은 불연속적인 것입니까? 그러면 신약의 다윗의 자손 예수라는 본문은 초대 교회의 자의적인 해석입니까?
그리고 이사야 53장의 고난의 종이 메시야 관련 본문이 될 수 있습니까? 쉬바이처는 예수가 이 본문에 근거해 철저한 고난의 죽음이 종말과 함께 임한다고 해석했다고 합니다.
  

밝은 귀 2005-04-01 20:46	교수님의 개인 메일을 알지 못하며, 알아도 그리 할 성격의 글이 아니라 함께 연구해 보자는 뜻에서 쓴 글입니다. 위의 글 중에서 질문 위에 있는 글은 제 글이 아니라 강 교수님의 글입니다. 그리하여 교수님이 올리신 글에 대해 질문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문장 "하지만 대체적으로 그렇더군요. 신앙이 아닌 신학자체로만 배우고 가르치는 분들을 보면 위의 글에서 지적했듯이 공동체를 위한 배움과 가르침이 아니라 개인의 욕망에 배를 채우고 쾌락을 즐기면서 가정과 교회, 그리고 학교의 공동체를 보이지 않게 파멸해갑니다." 도무지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난 당신한테 신앙고백하려는 게 아니오. 이 정도 질문을 여우에 비교할 정도로 당신들의 논리가 허약합니까? 의외군요. 그리도 자신이 없습니까? 그리고 당신이 인용한 이 문장 "그리 아니하실지라도"는 구약 다니엘서에서 다니엘의 세친구 아사랴, 미사엘 그리고 누군가가 황제 앞에서 한 말로 적혀 있지요. 당신이 말한 "십자가와 부활"이라는 신약 본문과는 별 상관이 없는 듯합니다.

강성열 2005-04-01 21:42	(1) 슈바이처류의 역사적 예수 연구는 솔직이 제 전문 분야가 아니라서 자신있게 말하기 어렵지만, 메시야 개념을 보는 시각이 학문적인 성향에 따라서 크게 둘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정치적이고 세속적인 메시야 개념과 초월적이고 신적인 메시야 개념이 그렇습니다. 역사적 예수 연구 전문가들은 아마도 전자에 기울어지는 것같고 한국 교회의 대체적인 경향은 후자에 기울어지는 것 같은데... 제가 보건대 성서의 메시야 개념은 전자로부터 서서히 후자 쪽으로 옮겨가지 않나 싶습니다. 전자의 개념이 후자에 의해 발전적으로 극복되고 있다고나 할까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후자가 전적으로 전자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겠쥬? 이러한 시각에서 본다면 예수의 죽임당함은 당연히 메시야적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보고 있고... (2) 알려진 바와 같이 하르낙은 구약의 필요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학자들 중의 한 명입니다. 불트만도 약간은 그렇지요. 둘 다 훌륭한 학자들이지만, 구약을 연구하는 저같은 사람들에게는 참 서운한 학자들이기도 하지요. 꼭 이들의 견해가 아니더라도 구약은 결코 유대 민족만의 구원을 얘기하지 않습니다. 도리어 이스라엘을 매개로 한 인류 전체의 구원을 얘기하고 있지요. 구약의 메시야 대망이 유대 민족주의를 밑바닥에 깔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 역시 타민족을 완전히 배제한 채로 유대 민족만의 구원을 얘기하지 않습니다. 예수의 구원은 구약 시대의 유대 민족주의 내지는 유대 중심주의를 벗겨내고 그 자리에 인류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보편주의 내지는 포괄주의를 심어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이 점에서 본다면, 묵시적 종말사상을 비롯한 다양한 신학 사상들은 구약과 연속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불연속성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마치 유대교와 기독교의 사이에 연속성과 불연속성이 있는 것처럼... 오늘은 이 정도로~ 더 상세한 이야기는 글로써 다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만나서 말로 풀면 쉽게 전달이 될 것 같은데 말이외다. 시간 나면 언제 연락 주시고 찾아와 보슈^~^ 글로 풀려면 한이 없으니, 글이 막히는 데서는 역쉬 말이 최고 아니겠수? 모두에게 샬롬을 기원합니다.

플라톤 2005-04-04 18:38	안냐세요 일반대에서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입니다. 친구중에 누가 이 곳을 알려주어 왔습니다. 근디 위의 글에서 비논리성이 발견되는디요 그것은 이 말이에요 "역사적 예수 연구 전문가들은 아마도 전자에 기울어지는 것같고 한국 교회의 대체적인 경향은 후자에 기울어지는 것 같은데... 제가 보건대 성서의 메시야 개념은 전자로부터 서서히 후자 쪽으로 옮겨가지 않나 싶습니다. 전자의 개념이 후자에 의해 발전적으로 극복되고 있다고나 할까요?" 논리적으로는 전혀 말이 안 되는디요. 따라서 강성열 선생님 말처럼 되려면 불가지론으로 취급해야 하는디유 저를 약간 소개하자면 대학에서 서양철학에 한참 흥미를 느끼는디요 예수쟁이들은 뻑하면 신앙을 핑계로 자신들이 비논리적인것을 피할려 하는디요.

플라톤 2005-04-04 18:44	글구 밝은귀 선생님 슈바이쩌는 의사에요. 그 사람이 신학했다는 것을 어디서 듣긴했지만요 지는 잘 몰라요. 지전공이 아니어서 하나도 모르는디요. 쉽게 설명해줄수 있는가요? 철학적으로 말이에요. 그중에서도 논리적으로 말여유.

강성열 2005-04-04 20:08	플라톤 님의 좋은 지적에 감솨~ "전자"나 "후자"는 메시야 개념을 보는 두 가지 상반된 견해를 소개한 것이고(너무 이분법적이기는 하지만), 그 밑의 것은 저를 포함한 많은 구약학자들의 세 번째 견해, 곧 이 이 둘을 묶어서 종합적으로 보고자 하는 견해를 소개한 것입니다. 성서의 메시야 개념이 둘을 다 포함하고 있는데, 그것이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쥬~ 글구 참고로-- 슈바이처는 1899년에 철학박사, 1900년에 신학박사, 1913년에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사람입니다. 의학박사 되기 전까지는 스트라스부르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강의하였었습니다. 물론 당연히 목사이기도 한 사람입니다. 그러다가 의사 된 후로 아프리카로 가서 의료사업에 전념하였지요. 슈바이처를 철학적으로, 논리적으로 잘 설명했나 모르겠넹? 철학과 논리가 참 중요한 건 맞는데, 말할 때마다 글 쓸 때마다 꼼꼼하게 철학과 논리를 생각하려니 영 피곤하구먼~ 아니 이 말도 논리적인 거 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