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천, 그곳에 가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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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열  2023-11-30 (목) 19:50 추천:0 조회:51 121.xxx.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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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이다. 끝까지 따라가라 했다.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얼어붙은 눈길 위로 걸음을 내딛기가 쉽지 않았다. 매섭게 후려치는 바람을 앞세워 추위도 점차 심해지고 있었다.(...) 저 길 끝에 나의 길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열일곱살 조광조는, 대사간 양희지가 써준 소개장을 가슴에 품고, 함경도 희천에 유배되어 있는 한훤당 김굉필을 찾아나선다. 한겨울 추위를 뚫고 험난한 길을 헤쳐 스승을 찾아 나선 소년 조광조의 행보를 묘사한 글이 <조광조 평전>(이종수 지음, 생각정원 펴냄)에 나온다. 사제지간이 된 두 사람의 연은 길게 이어지지 못한다. 김굉필이 희천에서 승평(지금의 순천)으로 이배되었던 까닭이다. 그 짧은 사제의 연이 제자 조광조의 삶에 큰 영향을 끼쳤고, 종내 ‘도학(동방이학)의 계보를 확립하기에 이른다(최연식 저, <조선의 지식계보학>). 조광조가 사장詞章보다 경학經學에 마음을 둔 것 역시 평생 소학을 읽어 온 스승 김굉필(도학의 계승자, 같은 책)의 영향이었다. 경학이란 시문으로 음풍농월하는 대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뇌하는 철학으로서의 학문에 천착하는 것을 의미한다. 처세와 입신의 수단으로 전락한 오늘날의 학문 풍토를 생각하면 가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라남도 순천시에는 김굉필을 기리는 금석각 비, 임청대(전라남도 유형문화제 제77호)가 있다. 1498년(연산군 4) 무오사화 때 함경도 희천으로 유배됐던 김굉필은 그곳에서 조광조를 제자로 받아들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순천으로 이배된다. 임청대는 귀양살이하던 김굉필과 조위가 옥천서원(호남 최초의 사액서원) 근방의 계곡을 벗 삼아 소일하던 곳에 세워진 금석각비이다. 글씨는 퇴계 이황이 썼다. 비에는 조선전기 사화의 그림자가 짙게 배어있으며 당시 유배되었던 선비들의 정신세계를 엿보게 한다. - 최준영(문학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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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열
2023-11-3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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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7 블로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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