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만 넉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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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열  2023-04-22 (토) 23:14 추천:0 조회:193 121.xxx.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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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욕망, 야욕. 이런 말이 떠오를 때마다 소환하는 말이 있다. 고 박완서 선생님이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쓰신 글, 법정 스님을 추억하는 글이다. “관도 없이 그분의 몸을 덮은 천위에는 '比丘 法頂' 네 글자만 있었다고 전해진다. 다만 넉 자. 비구 법정은 우리의 관습화된 진부한 정신을 찌르고 전율스럽게 한다. 평생을 두고 설한 무소유의 완성. 절정을 보는 느낌이다.”(박완서 유작 <세상에 예쁜 것>에서.) ‘다만 넉 자’를 새겨 넣고 그것마저 세상에 남기는 걸 허락지 않으셨던 법정 스님의 마음자리가 새삼 그립고 또 그리워진다. 소크라테스가 말했다던가. '가장 조금만 필요로 하는 사람이 신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고. 이어지는 박완서의 단상에 고개를 숙여본다. “나 또한 글을 많이 퍼뜨린 저자의 입장에서 시시로 엄습하는 행여 내 글에 사기성은 없었는지, 군더더기나 동어반복은 없었는지, 말이나 글로 표현될수록 진실과 멀어지는 것 같은 느낌, 읽히고 싶다는 욕망 안에 도사린 함정 등을 돌아보게 했다.”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있을까만 글을 쓰는 사람은 특별히 스님과 노 작가가 남긴 '다만 넉 자'의 의미를 마음 깊이 새겨볼 일이다. 글이든 말이든, 세상에 퍼뜨리고 나면 도리없이 빚을 지은 것이기 때문이다. 겸손과 절제라는 말도 되새겨 본다. 평생 무소유의 삶을 지으시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날까지 아무것도 남기려 하지 않았던 비구 법정. 스님은 그 고결하고 깊은 정신을 우리말로 풀어내는 데에도 탁월했다. 한글이 닿을 수 있는 아름다움의 한 경지를 보여주셨으니 말이다. 그런 분을 잃고 황망해 하는 노 작가의 존경과 추모의 마음은 얼마나 맑고 향기로운가. - 최준영(문학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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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열
2023-10-1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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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5 전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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