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17) 성지순례 기행문을 마치면서: 두 번 다녀온 성지순례

강성열 2004-03-20 (토) 00:00 추천:640 조회:10018 211.xxx.15

성지순례 마지막 날에는 시내산 등정하던 날과 똑같이 꼭두새벽에 일어나 카이로 공항을 향해 이동하였고, 그곳에서 네 시간여를 날아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하였다. 오후 비행기 시간까지는 많은 여유가 있어서, 다섯 명씩 조를 편성하여 프랑크푸르트 시내를 돌아다니도록 했다. 점심도 알아서 해결하고 행선지도 제각기 알아서 하도록 했는데, 모두들 흡족한 표정이었다. 예수께서 파송하셨던 70명의 사람들이 사역을 마치고 돌아와 기쁨으로 보고하는 모습(눅 10장)과 비슷했다.

특히 프랑크푸르트 팀에서 활동하던 차두리 선수를 대한항공 사무실에서 만났다는 조의 경험담이 매우 재미있었다. 차두리 선수는 18일에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있을 레바논과의 2006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7조 첫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귀국 수속을 밟던 중에 우리 팀의 일부를 만난 것이다. 호신의 정기와 접촉해서일까, 나중에 차두리 선수는 조병국 선수와 함께 한 골씩을 넣어 한국 대표팀이 2대0으로 승리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내가 속한 조는 그런 기연을 얻지는 못했지만, 지하철과 전차, 버스 등을 번갈아 타면서 프랑크푸르트 시내를 일주하여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오후 5시 50분에 탄 서울행 비행기는 10시간여를 날아 마침내 한국 시간으로 2월 11일(수) 점심 무렵에 김포공항에 도착하였다. 공식적인 순례 일정이 모두 끝난 셈이다. 이번에 16박 17일의 성지순례 일정을 소화하면서 우리는 정말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깨달았다. 극히 일부이기는 해도, 성서의 세계를 직접 경험함으로써 얻은 것들이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성서가 씌어진 시대의 역사적, 지리적, 문화적, 종교적 배경들을 조금이라도 현실감 있게 살필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더욱이 필자는 16박 17일의 일정을 되새김질하면서 하루에 한 편씩의 기행문을 쓰는 중에 성지순례를 두 번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중에 이번 순례팀의 일원들이 찍은 사진 자료들을 전부 수합하여 홈페이지의 사진방에 순서대로 설명을 붙여 정리하게 되면, 세 번째 순례여행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도 크든 작든 이와 비슷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을 것이다. 번거롭기는 해도 이러한 작업은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인 성서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지렛대 역할을 수행할 것임이 분명하다.

물론 성지순례 과정에서 과거의 역사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전달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기는 했다. 또한 성지순례가 관광 차원에서 진행되는 점도 없잖아 있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사전 연구와 유능한 가이드들의 친절한 설명은 그러한 단점들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게 해주었다. 앞으로 남은 일은 그 동안의 일정을 다시금 되새기면서 주요 탐방지들에 관한 자료를 총정리하는 한편으로, 비디오와 사진에 담아온 각종 현장 자료들을 잘 편집하여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공급하는 데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우리가 가지 못했던 다른 많은 순례지 내지는 유적지들에 관한 자료를 추가로 확보하여, 이번 여정에서 소화하지 못한 많은 틈새들을 메움으로써, 성서의 세계 전반에 대한 보다 완전한 이해를 추구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차후 성지순례를 또 다시 가게 될 경우에 어느 곳들을 어떠한 방법으로 탐방해야 할 것인지가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이를테면 성서의 책별로, 또는 나라별로, 시대별로 그에 적합한 순례 일정을 만들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개인적으로 가장 추진하고 싶은 순례 방식은 성서의 주요 인물들이나 사건들을 중심으로 하여 현지를 직접 답사하는 것이다. 가능한 한 배낭을 메고서 발로 직접 뛰는 답사 말이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사도 바울의 선교 여행지 답사와 같은 것을 배낭 여행 방식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에 해당한다. 아브라함 일가족의 이동 경로를 따라 순례여행을 한다든가, 다윗의 피난 시절을 시간적인 순서를 따라 순례하는 방식, 또는 엘리야나 엘리사의 예언 행적을 이들의 주요 활동 장소를 따라 추적하는 방식 등도 같은 범주에 들어갈 것이다. 이스라엘 왕들의 주요 전쟁 경로나, 주요 예언자들의 활동 장소-고향 포함-를 중점적으로 답사하는 방법도 권장할만하다.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성지순례를 추진하게 되면, 좀더 입체적으로 생동감 있게 성서를 공부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대단히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기존의 여러 성지연구소들이 연대하여 이 작업을 추진하고, 그 결과를 자료집이나 책 또는 CD-ROM 등으로 정리하여 일반인들에게 공급한다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위에서 말한 다양한 성지순례 일정들을 중심으로 하는 성경공부 교재 내지는 강의 자료를 개발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이니만큼, 성지순례를 정례화하되, 거기서 얻은 각종 책자들과 자료들을 성지연구소 예산으로 매번 구입하여 학교 내의 박물관 한켠에 정리ㆍ진열하려는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계속 이어져 나가다 보면, 장차 커다란 성지 박물관을 만들 수도 있지 않겠는가! 아울러 성서의 세계와 관련된 각종 실물들-모조품이라도-을 낱낱이 구하여 전시한다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서 교육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성지순례가 이제는 단순한 관광 차원을 넘어서서 성서의 시대와 오늘의 시대 사이에 놓여 있는 시공간적 간격을 뛰어넘어 성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촉진시키는 유력한 수단 중의 하나임을 우리 모두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성지순례 기행문 마지막입니다. 너무 늦었지요?
홈페이지에 새 옷을 입히고 나서 올리기로
결정하였기에 이제야 올린 것입니다.
성지순례 사진들은 정리 작업이 마치는 대로
사진자료실에 올리겠습니다.

강성열 2004-03-24 21:00	신외식 전도사님, 답글을 올리셨는데 자료 백업 과정에서 쥐도 새도 없이 사라져버렸습니다그려.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제 홈피가 안정된 기반 위에 구축되었으므로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평안을 빕니다.

송기오 2004-03-25 21:38	교수님 그동안 평안하셨다고 생각이 되어 너무 감사합니다.(글이 계속 연재되는 것으로 보아서) 계속 1편부터 16편까지 애독및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계속 글이 이어지지 않는 것을 보고 이제 마감된것으로 알고 열심히 적었는데 공사중으로 입력이 안되는 겁니다.(왕 짜증) 결국 10일 정도 기다렸더니 공사가 마무리 되어 글을 올리려다 또다시 몇일을 더 지켜보았는데 역시 신외식전도사의 글이 휴거해버렸네요. 이제 믿고서 10여일전에 써놓은 글을 올립니다. 소식이 늦었다고 욕하지 마십시요 그 누구보다 먼저 보고 읽고 사용하고(오자마자 주일오후예배는 성지순례를 성도들과 함께 나누고 있답니다. 스크린에 비친 그날의 모습들을 함께 보노라면 온 교회가 성지순례길에 있는듯합니다.- 가장 훌륭한 목회는 목회자가 가진것, 느낀것, 품은것들을 성도들과 공유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시작했답니다.) 여러가지로 바쁘신 일정속에서도 일사천리로 기행문을 써 내려가는 교수님의 정력(?)과 열정을 제자들이 따르지 못하는 것같아 죄송하고 안타깝습니다. 사실 3000-4000장의 사진을 찍어 막상 일일이 사진에 고유이름을 주어야 분류가 가능하고 후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가 될터인데 메모를 넘겨주기로 하신분들이 너무들 바쁜가봅니다. 참 저에게도 교수님 사진이 몇장 있던데 보내드리겠습니다. 얼마후에 성지순례사진집을 CD나 혹은 책자로 만들까합니다. 아마도 제작비 관계로 책보다는 CD로 할 가능성이 크지만요 교수님께서 허락하시면 기행문도 "강성열교수의 성지순례기"라는 타이틀로 삽입할까하는데 ... 개별적으로 인사하지 못해서 이 곳을 빌어 잠시 인사를!!! 그곳에서의 모든분들의 수고가 고마웠습니다. 특히 저에게 기회를 주신 류행열교수님 특별히 감사하구요. 진태동전도사님의 땀을 잊지않겠습니다. 제가 성지 순례동안 몇번의 눈물을 흘렸는데 그중 하나가 주철현전도사님 때문(?)이지요 개밥에 도토리처럼 끼어서 왕따가 될까 염려속에 시작하면서 주전도사님의 호통(?)이 천둥처럼 칠때면 너무 거리감이 느껴졌는데 하루 아침인가요 제곁에 오셔서 "음식은 먹을만 한가요?" 이 한마디가 저를 울렸답니다. 그리고 그 후로 전도사님의 호통이 있을떄면 저는 제 옆에 분들에게 주전도사님의 심정을 그분들이 이해하도록 애썼답니다. 전도사님 고맙습니다. 제가 전도사님의 입장이었으면 몇 사람은 귀국하지 못하고 몇사람의 따귀에 불이 났을겁니다. 제 글이 너무 길었나요. 다음에 또... 멋쟁이 교수님의 얼었던?이 따뜻한 봄날에 이젠 풀렸겠죠?(33인만 아는 비밀) 너무 고맙습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건강하십시요 제주에서 송기오드림

강성열 2004-03-25 21:56	3-4천장이나 되는 사진을 워떠케 분류할꼬?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로구먼! 그래도 '성지순례' 사진이므로 지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좋은 작품 기대합니다. 기행문까지 넣어주겠다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지요. 부족한 글인데도... 졸업해서인지 만나기도 쉽지가 않지만 늘 주님 은혜 안에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성도들과 나누는 성지순례가 은혜 충만, 성령 충만한 시간들로 가득 차기를 기원합니다. 평화! * 추신: ㅂ ㅇ 은 진즉 녹았지요. 하하하!!!

신외식 2004-03-26 11:55	기계의 한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땀흘리고 수고한 작업이 한 순간에 날라가는 일이 너무 많은데.... 이제는 좀 안정된 홈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반가운얼굴을 글로서 만나니 감개무량...송기오전도사님 제주도 잘 지키세요... 돌산은 제가 지킬랍니다. 그리고 언제든 오세요...교수님과 송전도사님 샬롬!! 여수돌산을 지키는 신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