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능력 있는 신앙, 신뢰하는 신앙

강성열 2003-11-10 (월) 00:00 추천:541 조회:8309 211.xxx.125

1. 옛날에 어느 나라에 결혼할 나이가 된 왕자를 둔 임금님이 있었다. 이 임금님은 빨리 그 왕자를 결혼시켜 자기가 늙기 전에 나라를 그에게 물려주고자 했다. 그런데 이 임금님은 여느 임금님들과는 달라서 왕자의 배필감을 이른바 ‘고위 공직자’나 ‘재벌들’의 집안에서 찾지를 않고 전국에 공모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며느리를 구하는 방(傍)을 만들어 전국 각지에 붙였다. 복잡한 선발 과정을 거쳐 마침내 세 명의 후보자가 남게 되었다. 이에 임금님은 세 사람을 직접 심사하였는데, 왕은 그들에게 딱 한 가지의 것만을 질문하였다.

임금님이 그들에게 물은 것은 이것이었다. “내가 쌀 한 되를 주면 한 달(1개월)을 살 수 있겠느냐?” 이 질문에 첫 번째 후보는 질겁을 했다. “아니 어떻게 쌀 한 되를 가지고서 한 달을 살 수 있습니까?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후보도 대답은 매한가지였다. “일주일 정도는 버틸 수 있지만 한 달은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 후보자는 뜻밖에도 자신 있게 그것이 가능하다고 대답했다. “임금님, 한 달이 뭡니까? 1년도, 아니 그 이상도 살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세 명의 후보자들 가운데 누가 왕자의 아내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당연히 세 번째 후보자이다. 자기에게 맡겨진 일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자라야 한 나라의 어머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금님은 세 번째 후보자에게서 바로 이 점을 발견한 것이다.

임금님은 그가 정말로 그렇게 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기 위해서 그에게 쌀 한 되를 주고서 한 달 동안 지내게 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한 달이 지난 후에 예전보다 훨씬 건강한 모습으로 임금님 앞에 나타났다. 그것도 쌀 한 말을 더 가지고서 말이다. 임금님은 어떻게 된 것인지를 물었다.

그러자 그가 대답했다. 그는 한 달 전에 받은 쌀 한 되를 즉시 가지고 가서 떡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 떡을 시장에 가지고 가서 팔았더니 약간의 돈이 생기더라는 것이다. 그 돈으로 당장 먹을 약식을 사고 나머지로는 또 떡을 만들어 팔았더니 한 달 후에 딸 한 말이 되었다는 것이다. 참으로 대단한 여인이 아닐 수 없다.

2. 우리의 임금님 되시는 하나님은 맡겨진 일이 무엇이든 간에 그것을 어떻게든 해보려고 애쓰는 사람을 즐겨하신다. 그리고 어떤 일에 부닥치든 간에 그것을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하기 전에 그 가능성을 생각하는 사람을 즐겨 찾으신다.

무슨 일에든 자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 어떤 일이라도 맡기면 잘 할 수 있는 믿을 만한 사람, 한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용기를 가지고서 밀어부치는 사람, 자기가 하는 일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를 철저하게 하나님께 내맡기는 사람, 바로 이러한 사람을 하나님은 원하시는 것이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자기가 하는 일에 무궁무진한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을 수 있다. 그는 다른 누구보다도 풍성한 하나님의 자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잠언 3장 5절과 6절은 말한다: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잠언 16장 3절이나 시편 37편 5절도 마찬가지이다: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 그리하면 너의 경영하는 것이 이루리라”; “너의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저를 의지하면 저가 이루시고…….”

물론 여기서 여호와를 신뢰하는 것이나 그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은 ‘하나님께서 다 알아서 해주시겠지’하고서 다 하나님께 밀어 넘겨 버리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사실 하나님께 다 넘겨 버리고서 할 일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한심한 사람이다. 하나님이 좋아해줄 수 없는 사람인 것이다.

도리어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은 자신의 약함을 시인하고서 하나님의 무한한 자원을 캐내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는 사람이다. 또한 그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가 되시는 예수(고전 1:24)를 얻기 위해, 그리고 지혜와 지식의 보화를 무궁하게 가지고 계시는 예수(골 2:3)를 얻기 위해 전력 질주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사람에게 하나님은 자신의 자원을 내어 주시며 지혜와 지식의 보화를 나누어주신다. 그렇게 되면 아무리 어려운 일에 처한 사람도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에 넘치게 되며 궁지를 헤쳐 갈 풍성한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쌀 한 되가 변하여 쌀 한 말이 될 수도 있으며 쌀 한 가마니가 될 수도 있다. 쌀 한 되로 한 달이 아니라 1년도 2년도 너끈히 살 수 있는 것이다.

여러분은 어떠한가. 쌀 한 되로 하루도 버티지 못하는 무기력한 신자는 아닌가.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거나 아니면 그것들이 다 고갈되어 버린 빈 항아리는 아닌가. 아니면 하나님의 것으로 충만하여 매사에 생기가 넘치고 능력과 지혜가 샘솟듯 하는 보배로운 질그릇인가(딤후 2:20-21)... 솔직하게 자문(自問)해 볼 일이다.

강성열 2023-09-22 22:43	23-9-23 naver b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