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성도 2004-05-24 (월) 23:50 추천:187 조회:2221 211.xxx.96

교수님, 어떤 교회에서는 예배당이나 교육관을 건축한 후에
성도들이 교회비품(강대상, 피아노, 의자, 책상, 옷장, 시계등등)을 교회에 기증하면,
당회에서는 기증자의 이름을 거기에 새겨놓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고 말씀하시며,
하나님을 위해서 하는 일에 자아를 드러내지 말라는 것을 말씀하셨는데,
과연 교회에 기증한 헌물에 기증자의 이름을 새겨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성경적인지,
아니면 하나님만 아시면 되니깐 무명으로 드리며 기증의 순수성을 지키는 것이 성경적인지 알고 싶습니다.
또한 초대교회부터 지난 전 세계의 교회역사에서는
헌물기증자의 이름을 드러내는 것에 왜, 어떤 태도를 가졌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강성열 2004-05-25 00:36	교회 비품에 낱낱이 헌물자의 이름을 새긴다는 것은 좀 삼가야 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굳이 왼손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모든 교회 비품에 사람 이름을 넣는다는 것은 주님 보시기에도 선하지 못한 것 같군요. 주보에 기증자의 이름을 한 번 소개하는 정도라면 모를까~~ 사람 이름을 비품에 새긴다는 것은 지나치게 인간의 의를 앞세우는 행동 같아 영 마음에 꺼려집니다. 가능하다면 당회를 비롯한 모든 성도들에게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음을 신앙적으로 잘 교육시켜야겠지요... 주보에 기증자의 이름을 밝히는 것이 가장 무난할 것이지만, 그보다 더 멋지고 아름다운 것은 어떤 형태로든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말도록 사전에 부탁하는 태도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주보에 기증자의 이름을 밝히는 것을 꼭 나쁘게 볼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도 때로는 감추어진 사람을 사람들에게 드러내는 방식을 취하셨으므로... 이를테면 열두 해를 혈루증으로 앓던 여인 말이지요. 누군가의 신앙 행동을 널리 사람들에게 알려 신앙적인 교훈을 삼고자 할 경우에는 그의 이름을 알리는 것이 여러 모로 유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절도 있게 해야지, 이름을 비품에 새기는 방식은 좀 그렇군요. 일단은 기증자의 의도(이름 밝힘의 유무에 관한)를 존중하되, 비품에 이름을 영구히 새기는 방식보다는 주보에 소개하거나 구두 광고로 알리는 방식이라면 주님께서도 용납하실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성도님께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하고 싶으신가요?^^

성도 2004-05-25 07:59	저는 무기명으로 기증하는 것에 찬성합니다. 그럼 교수님,주보에 십일조, 감사헌금, 선교헌금등등 헌금자의 이름을 매주마다 주보에 공개하는 것과, 그리고 교회에 하나님께 드리는 모든 물질,헌금에 대해서 무기명으로 드리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강성열 2004-05-25 11:31	제가 보기에 주보에 헌금자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 여겨집니다. 두 가지 점에서 그렇지요. (1) 일단 헌금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 명단 공개는 헌금 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지겠다는 결심의 표시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 다른 성도들 앞에서 자신의 헌금 생활을 공개적으로 약속하는 것이지요. 교회 다니면서 혼자만 마음 속으로 열심히 신앙 생활을 할 수도 있겠지만 굳이 성도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세례를 받고 신앙을 고백하는 것과도 같다고나 할까요? (2) 세상과 인간이 악하기 때문에 명단 공개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종의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그렇지요. 명단 공개는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을 경우에 생겨날 온갖 오해와 억측을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정리하도록 하지요. 교회에 특정 비품을 기증할 때에는 제가 위 답글에서도 밝혔지만 무기명으로 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일이요, 주보에 이름을 소개하여 널리 알리는 일은 두 번째 선택일 것입니다. 그러나 비품 자체에 이름을 새기는 일은 삼가는 게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헌금할 때에는 가급적이면 이름을 명기하여 내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여겨집니다. 물론 무기명으로 헌금할 때가 있을 수도 있지요. 비품 구입비나 구제비 등의 특별 헌금 같은 경우가 그에 해당할 것입니다. 그러나 정기적으로 내는 헌금은 기명으로 드리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주보에 헌금자 명단을 밝히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이유들로 하여... 참고로 저는 이제껏 여기에 설명한 대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비품이나 물건 또는 특별 헌금은 무기명으로, 그리고 정기 헌금은 기명으로 드리고 있답니다. 제가 하는 방식이 항상 옳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과 사람 앞에 떳떳하지 않을까 싶군요~~

성도 2004-05-25 23:47	친절한 답변에 감사드립니다.

강성열 2024-01-09 23:16	24-1-9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