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서양미술 400년展

최황삼

2005-04-16 (토) 07:52 추천:198 조회:7473 222.xxx.102

서양미술 400년展
푸생에서 마티스까지

행사명 : 서양미술 400년 展
부제 : 푸생에서 마티스까지/선과 색의 위대한 논쟁
전시기간 : 2004/12/21~2005/04/03
전시장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2,3층

전시의의

<서양미술 400년 展>은 근대회화의 시조 푸생에서부터 현대미술의 거장 마티스까지, 17세기에서 20세기까지 약 400년 동안에 걸친 서양미술의 흐름을 교과서에서 배워왔던 화가들의 진품을 통해 한눈에 감상하는 교육적인 전시입니다.

17세기 절대 왕정을 배경으로 장중하고 화려한 바로크양식과 국립미술아카데미의 영향 아래 형성된 고전주의 양식, 18세기 귀족사회가 낳은 장식적인 로코코 양식, 산업기술의 발달로 근대화되기 시작한, 일반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는 19세기의 사조, 즉 낭만주의, 신고전주의, 사실주의, 자연주의,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와 20세기의 야수파, 큐비즘을 대표하는 예술가들을 포함하여, 400년간의 미술사를 이끌어온 88명의 작가, 총 119점의 작품들이 전시됩니다.

본 전시는 또한 최근에 발견된 고갱 판화 20점과, 마티스가 랭스미술관에 직접 기증한 <재즈> 판화집도 한국에 소개됩니다. 또한 거장의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과정인 밑그림과 제작과정이 전시에 담겨, 오늘날의 미술이 성립되기까지 화가들의 내적인 고심과 치열한 논쟁사를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본 전시는 교과서나 교양서를 통해서 익혔던 화가와 작품들, 그리고 흥미로운 미술 이론들을 입체적으로 꾸몄습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아름다움을 깨달으면서 자연스럽게 미술과 문화에 대해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전시주제

"선과 색의 위대한 논쟁"

17세기는 예술가가 단순한 장인이 아닌 창작자로서 인정 받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미술사에서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바로크 시대라고 불리워지는 17세기는 푸생의 미술이론을 추종하여 소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화가들과, 루벤스를 따라서 색채를 아름답게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화가들이 서로 나뉘어 논쟁을 벌이면서 미술의 눈부신 변화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한쪽에서는 자유분방한 붓터치와 색조로 감성을 자극하던 화풍이, 다른 한쪽에서는 사물을 가장 실제에 가깝게 재현하려고 했던 이성적 아카데미즘 화풍과 팽팽히 맞서 17세기 이래 400년 동안 이어지며 후대 예술가들에게 지속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18세기는 엄격한 선을 강조한 다비드와 그의 제자들이 고전주의 양식을 한 화풍으로 형성합니다. 19세기에는 들라크루아의 낭만주의와 앵그르의 신고전주의가 한 치의 양보없이 맞섰습니다. 그러나 20세기에는 선과 색이 마침내 화합하면서 모더니즘이 탄생하고, 여기에서 곧 추상 회화가 출현했습니다.

선과 색의 논쟁은 화가에게 있어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자 끊임없는 철학적미학적 탐구 과제였습니다. 수백년을 거쳐 이어져온 이 선과 색의 위대한 논쟁은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이해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이번 전시는 서양미술사를 한눈에 감상하며, 오늘날의 미술의 탄생 과정을 살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거장들의 붓솜씨와 만나고, 땀과 열정을 쏟았던 고심의 흔적들을 작품에서 확인하면서 관객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체험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전시구성

전시는 시대별로 4부분으로 나누어지며, 각 시대에 따른 ‘선과 색’의 논쟁, 그리고 화합을 이끌어 온 서양미술 400년의 대표 작가들의 오리지날 작품 119 점을 세기별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 17세기

근대회화의 시조인 푸생Nicolas Poussin의 작품과, 그에게서 지대한 영향을 받은 루이 14세 수석화가 르브룅Charles Le Brun의 선과 색의 우위에 대한 심도 있는 이론과 조형적 미학을 감상합니다. 이 바로크 시대는 엄격한 선묘를 중시하였던 고전주의와, 색의 가치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한 화파의 대립으로 서양회화사에서 선과 색의 첫번째 논쟁이 시작됩니다.

▶ 18세기

선과 색의 화합을 모색한 쿠아펠Antoine Coypel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18세기 로코코 양식의 특징인 신선하고 섬세한 색을 사용하는 부쉐Francois Boucher의 장식적인 회화의 양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정확한 윤곽선에 가치를 둔 장엄한 화풍의 다비드Jacques-Louis David의 ‘마라의 죽음’이 전시됩니다.

▶ 19세기

선과 색의 가장 중요한 논쟁인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와 대립을 앵그르Jean-Auguste-Dominique Ingres와 들라쿠르와Eugene Delacroix의 작품을 통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화가들은 이제 색채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선에서 자유로와지며, 빛을 탐구하기 시작합니다. 사조의 탄생과 발전 양상을 쿠르베Gustave Courbet, 인상주의 화파의 선구자인 모네Claude Monet 등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감상합니다. 또한 고갱Paul Gauguin의 판화 및 드로잉 20여 점이 별도로 꾸며져 원시생활 속의 그의 신앙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 20세기

이 시기는 화가들이 선과 색의 화합을 모색하면서 추상화의 길을 제시합니다. 큐비즘의 창시자인 피카소Pablo Picasso의 청색시대 작품 2점과, 야수파에 영향을 받은 뒤피Raoul Dufy의 자유분방한 색채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마티스Henri Matisse의

<재즈Jazz>는 본 전시의 종결부로, 선과 색이 일치되는 면모를 보여주며 두 영역의 오랜 대립의 해결을 추구합니다.

이 작품은 감상자에게 명상으로부터의 초대를 이끌어준다. 어두운 큰 나무가 화면구도를 왼쪽과 오른쪽으로 고정시켜준다. 왼쪽의 나뭇가지들은 하늘에 또렷이 드러나는 양각기능을 하여 거리를 잘 가늠하도록 해준다. 색조는 화면 뒷부분으로 나아갈수록 밝아진다. 푸른빛의 원경은 15세기 고전 풍경화의 전통이다. 원경의 빛과 하늘 안의 노란 색채는 이 평온한 화면이 지닌 너무도 엄격한 모습을 완화해주는 편이다. 이 화면구도는 자연을 사색의 장소로 만드는 고전풍경화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아킬레스는 트로이 전쟁에서 자신의 죽음을 예고하는 신탁을 받고, 여자로 가장하여 리코메드 왕의 딸들 사이에 숨어 지내고 있었다. 아킬레스를 찾으러 온 율리시스가 무기와 보석을 제시 했을때, 공주들이 보석에 관심을 보이는 대신, 아킬레스는 검을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었다. 기둥처럼 거의 직각으로 길게 늘어선 체형과 절제된 우아한 몸짓이 엄격한 구성의 분위기의 고전주의를 느끼게 해준다. 교묘하게 배분된 강렬한 색채들, 오른쪽에 있는 아킬레스나 율리시스가 입은 소매 없고 주름진 오렌지색 망토가 짙은 청색과 보색으로 대비되어 보인다. 샤를르 알퐁스 뒤프레누아는 근대회화의 아버지인 니콜라 푸생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오랫동안 이 작품은 푸생의 작품으로 여겨지기도 하였다.

이 그림은 구약성서의 창세기 22장 9-13절에서 그 주제를 끌어 온 것으로, 중세, 르네상스,고전시대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하느님은 일찍이 아브라함에게 산꼭대기로 올라가 아들 이사악을 자신에게 바치라고 시험한다. 아브라함이 그렇게 하려는 순간, 천사가 나타나 아들을 살려주라고 명하고, 대신 바칠 숫양을 가리킨다.
라 이르가 선택한 극적 순간은 광택 없는 붉은 색조와 완만한 비탈길, 풍경 너머 엷게 흐려지는 섬세한 파스텔톤의 초록빛으로 부드럽게 묘사된다. 한 화폭에 인간과 동물, 원경과 근경, 옷을 입은 이와 벗은 이가 동시에 등장한다는 점에서 아카데미화파의 시험문제로 자주 출제되는 주제였다고 한다.

기원전 5세기 경 고대 그리스 조각의 모범적 조형가운데, 한쪽 발에 체중을 실은 자세인 콘트라토스트의 조형원리는 전후?상하의 볼륨에 긴장이 흐르는 완전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모티브였다.
앵그르는 고대 여러조각 작품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만을 따다가 조합해서 이 두 아름다운 여신을 창조해냈다. 이는 단순한 고대의 수용이 아니라, 해부학적 이론을 기초로 하여 자연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이다.
큰 작품이 앵그르 노년에 그를 도와주던 두 제자들이 손을 대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는 측면에서, 이 원본 작품들은 화가 초기 작품의 아름답고 따뜻한 그의 순수한 손떼를 느낄 수 있다.

프랑스 혁명당 지도자중 한사람이었던 마라는 고질적인 피부병으로 인해 반신욕을 하며 집무를 보던 중 반대파의 자객 샤를롯드 코데에게 암살을 당한다. 코데가 들고온 편지, 피묻은 칼이 마치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듯이 화면에 그대로 놓여있어 사건을 기록적으로 보여준다. 평온함이 퍼져나오는 얼굴과 늘어진 오른팔은 그리스도의 도상을 연상케한다. 이 이상화된 영웅의 죽음은 친구로서 마라를 진정으로 추모하며 그린 다비드의 엄격한 신고전주의 양식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이 풍경화는 사실주의의 대가인 쿠르베가 어릴적 마음껏 뛰놀던 대지이자, 일생동안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프랑슈-콩데 지방을 떠올리게 한다. 화가는 모든 원근법을 거부하고 강가를 두르고 있는 바위절벽의 광물성을 암시하기 위해 두껍고 풍부하게 물감을 칠한 마티에르를 표현한다. 이러한 미학은 캔버스 위에 직접 나이프를 사용하여 얻어진 것으로, 오늘날 작가들이 흔히 사용하는 기법이 되었지만, 그 당시로서는 매우 혁명적인 것이었다. 즉 이러한 기법을 통해 아카데미즘에 대한 반대와 자유의 권리에 대한 주장을 드러내고 있다.

모네는 '원시적인 해안'을 그리기 위해 1886년 가을, 브르타뉴에 있는 벨-일 섬으로 향한다. 모네는 매순간 변화하는 빛의 색상을 탐구하기 위해 어떤 날씨에도 개의치 않고 날마다 그림도구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는 색상이 실제와 가장 가깝게 보이도록 같은 날, 같은 곳을 여러 장 그리며 거의 추상화에 가까이 접근했다.
이 작품에서는 보색과 아주 밝은 색을 사용해 햇빛이 비추는 곳을 표현함으로써 강렬한 명암 대비를 보여준다. 전경에 쓰여진 빨강, 분홍, 초록색과 후경의 노랑, 연보라, 파랑, 보라색으로서의 색변화가 이를 입증한다.

르누아르가 그린 유화 중에 가장 작은 크기를 자랑하는 이 작품은 밝고 유동적이며 섬세한 터치들이 서로 교차하며, 르누아르가 도예가들로부터 배운 세밀화를 연상시킨다. 게다가 젊은 여인의 부드러움과 관능성은 순간적으로 포착한 한장의 스냅사진 같은 느낌을 준다. 화면 전체는 거침없는 세밀한 터치로 이루어져 있으며, 초점을 가까이 잡은 세 인물들이 이루는 삼각구도로 감상자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르누아르는 전형적으로 짙은 대비색을 즐겨 사용하였는데, 여인의 푸른 옷과 장미빛 형색으로 인해 아주 작은 크기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존재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 풍경은 피사로가 1900년에 정착하였던 시테 섬의 도핀 광장 28번지 아파트 창가에서 내려다 본 루브르 박물관 풍경을 그린 것이다. 피사로는 파리의 상징적인 풍물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다. 이 작품에서는 루브르 미술관 정면과 퐁데자르(예술의 다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 화법은 흔들리는 듯하며 각기 떨어져 있는 작은 색들의 터치로 특정 지을 수 있는데, 인상주의자였던 피사로는 당시 쇠라의 점묘법에 빠져들어 이 기법을 사용한 것 같다. 이러한 색의 터치들은 윤곽선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화면에 보이는 각기 다른 요소들을 잘 구분시켜 준다. 그는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 요소인 물과 하늘에 특별한 중요성을 부여하였다. 강가에 둘러선 나무들 너머로 보이는 루브르 박물관의 멋진 건축물과 같은 도시적이 요소들은 선두의 자리에서 밀려나 있다.

1886년 7월 고갱은 문명에 대한 회의를 품고 파리를 떠나 프랑스 서부 부르타뉴 지방의 퐁타방(Pont-Aven)에 체류한다. 브르타뉴는 잃어버린 신화와 단순성을 찾는 고갱의 의도에 완전히 부합되는 곳이었다. 그는 자신의 예술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이상향, 자연의 순수함을 찾아 퐁타방으로 향한 것이다. 고갱은 인상주의를 벗어나 이미 오랜 전부터 주관적인 해석에 기초하여 종교적이고 신화적인 세계를 그렸다. 이 그림에서도 작가의 감정을 표현하는 평면적인 색채가 고전적인 원근법과 사실주의적인 묘사를 대신한다. 인상주의자들의 색점 위주의 터치가 아니라 같은 계열의 색을 넓은 면으로 병치시키는 기법을 사용함으로써, 풍경 속에 깃든 고요함과 우울함을 형상화하고 있다.

가난하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우아한 분위기의 가정에서 자라난 뒤피는, 항구 도시 르 아브르에서 카지노, 음악회, 요트경기 같은 생동감 넘치고 즐거운 일상 소재를 대담하고 단순하게 표현하였다. 자유분방한 선과 명쾌한 색채성을 합성한 장식적 양식을 확립하여, 빛의 음악적 조형언어를 창조하는 화가가 되었다.
이런 소재는 단순화된 소묘와 대담한 색채의 조화 속에서 현실과 환상, 프랑스적 매혹과 우아성을 강하게 표현하여 보는 이에게 유쾌한 생의 기쁨을 준다. 뒤피에 있어서 소중한 것은 자질구레한 세부의 정확함이 아니고 전체적인 진실과 긴장감이다. 그리고, 그 화합 속에서 놀라울 만큼 신선한 음악이 태어난다.

1943년 마티스가 <재즈> 작업을 시작할 즈음, 마티스의 나이는 74세였고, 심각한 수술을 받은 후였다. 그는 이미 인정을 받은 그의 예술 세계에서 묘선과 순색, 장식적인 것과 회화적인 것을 탐색하는 초기의 여정을 충실히 따른다. 가위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 즉 색종이를 예리하게 자르는 것은 조각가가 직접 깎고 새기는 행위를 연상시킨다. <재즈>는 선과 색의 문제, 소묘와 회화의 영원한 충돌을 스스로 체험하고 화합한 마티스의 답이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미술책을 구상하면서 <그림이 담긴 육필 원고>라는 화가의 독창적 저작으로 주요한 출판 사건중 하나로 꼽힌다.
이 작품은 마티스가 대형 뮤직홀인 폴리-베르제르에서 본 공연과 매료된 관객들의 붉게 상기된 얼굴을 암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화가와 모델간의 관계, 말하자면 매혹, 거리감, 친밀감 같은 관계들이 연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명 <볼라르 연작 la suite Vollard>이라 불리는 이 판화들은 1898년에서 1899년까지 타이티에서 제작되어 1900년 1월 파리의 화상에게 보여진다. 고갱은 그 지방 특유의 표면의 울퉁불퉁한 나무를 재료로 삼아 홀로 작업하며 한층 대담하고 창의적인 기법을 선보인다.

산업도시와 기계 예찬자였던 들로네는 철근 만으로 제작된 에펠탑에 애정을 기울이고 찬미하는 작품을 많이 남겼다. 1909년 소니아와의 약혼을 기념하여 처음으로 그리게 된 에펠탑은 훗날 오르피즘의 창시자인 이 화가부부에 의해 유럽 근대성의 상징물이 되었다.
점차적으로 화법상 견고한 구조가 해체되고 빛에 의해 침투되면서 1912년 경부터는 순수한 프리즘색, 혹은 무지개색의 율동적인 추상구성을 발전시켜서 오르피즘을 탄생시킨다.

강성열 2005-04-16 12:15	좋은 그림들을 올려주심에 감솨~ 화면에 나타나지 않는 일부 그림은 다른 사이트에서 링크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것인 같습니다. 그러나 X표시된 부분을 클릭하면 별도 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즐감!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