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테연대학과 '스트라드'의 비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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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열  2024-02-24 (토) 22:07 추천:0 조회:36 121.xxx.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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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6세기 이탈리아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에는 나이테를 보면 비가 많이 온 해와 가물었던 해를 알아낼 수 있다는 취지의 짧은 문단이 나온다. 동일한 관찰 결과를 1837년에 영국 수학자 찰스 배비지 (컴퓨터의 조상, 최초의 기계식 계산기를 설계한 사람)도 보고한 바 있다. 미국의 물리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애리조나 대학교 스튜어드 천문대 소장 앤드루 더글러스가 개념의 발전을 획기적으로 일구었다. 더글러스의 관심은 태양의 흑점이 지구의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었다. 개략적으로 말해서 11년 정도마다 태양의 흑점 활동이 최고조에 도달하며 그때마다 지구가 폭풍우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런 시기에 식물과 나무는 평균을 훌쩍 상회하는 수분을 얻을 수 있다. 이 상관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더글러스는 그런 패턴이 아주 먼 과거에도 반복되었음을 보여주어야 했다. 더글러스는 넓은 나이테는 성경에서 말하는 '풍년'(습윤한 해)을, 좁은 나이테는 '흉년'(건조한 해)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사해 보니, 11년마다 흑점활동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풍년이 있었고, 폭이 넓은 나이테가 수년간 이어서 나타났다. 더글러스는 흑점활동(천문학)과 기상 상황(기상학)과 나무의 생장(식물학)이 상호 연관된다는 것을 입증했다. 나이테연대학(dendrochronology, 그리스어로 dendro는 '나무', chrono는 '시간', ology는 '학문'을 뜻한다.)의 탄생이다. 나이테연대학은 천문학 기후학 식물학 고고학을 연계해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는 과학이다. - 피터 왓슨, <컨버전스Convergence> '머리말'에서 최근 미국 테네시 대학의 나이테 전문가 헨리 그리시노마이어 박사와 컬럼비아 대학의 기후학자 로이드 버클 박사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스트라드'(스트라디바리우스의 약칭)가 본격적으로 제작되었던 18세기 초는 소빙하기인 '마운더 극소기'에 속한 시기이며, 그 시기의 나무들은 성장 속도가 현저히 떨어져 그 어느 때보다 나이테가 촘촘해서 예외적으로 단단하고 밀도가 높았다고 한다. 바로 이러한 목재가 훌륭한 바이올린 제조자들이 좋은 소리를 내는 악기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기상학이 스트라드의 비밀을 푸는 결정적 열쇠가 된 셈이다. 때로 이렇게 엉뚱한 분야에서 예술작품의 비밀이 풀리곤 한다. - <최준영의 책고집>(도서출판 답, 2015)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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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열
2024-02-24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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