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평화칼럼] 하나님이 이루시는 평화 통일(강성열)

강성열

2011-05-22 (일) 15:57 추천:108 조회:1714 125.xxx.57

- 하나님이 이루시는 평화 통일-

지난 2000년 6월 13일(화)에 있었던 일이 지금도 생각난다. 평소처럼 학교 수업을 끝내고 저녁에 집에 들어갔더니, 지금은 강원도 철원에서 군 복무 중인 막내 녀석이 흥분한 목소리로 “아빠, 우리나라가 통일됐대!”라고 인사를 했다. 그 때만 해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날 것이라는 얘기만 들었었기에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했다. 나중에 TV 뉴스를 보면서 어린 막내 녀석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당시에 사람들은 전쟁의 위협이 완전히 사라지고 금방이라도 평화로운 민족 통일이 이루어질 것만 같은 벅찬 기대감을 가졌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이 훌쩍 지났음에도, 민족 통일에 대한 기대감과 희망은 남북 정상회담 이전과 비교해볼 때 조금도 나아진 것이 없어 보인다. 남북 관계는 경색되어 있고, 북한 주민을 위한 인도적인 차원의 대북 지원조차도 막혀 있다. 그 때의 흥분과 감동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평화 통일이 언제 이루어질지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조차도 사람들의 마음을 떠난 지 오래이다.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구약 시대의 무수한 인물들 중에서 통일 문제에 누구보다도 깊은 관심을 가졌던 에스겔의 통일 비전을 다시금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회복과 남북 왕국 통일의 환상(겔 37:15-23)을 유독 그에게 보여 주신 것은 민족 통일에 관한 강한 열심과 비전이 그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해골 골짜기 환상 직후에 에스겔에게 주신 이 환상에서 하나님은 앗수르와 바벨론에 망한 이스라엘 나라가 회복될 것인데, 분열된 나라 그대로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통일된 한 나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이것을 분명하게 보여 주기 위해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막대기 두 개를 취하여, 한 막대기에는 남왕국 유다를 쓰고 다른 막대기에는 북왕국 이스라엘을 쓰고, 그 둘을 합쳐서 하나가 되게 하라고 말씀하신다.

이것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통일된 나라로 회복시키실 것임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행동이다. 19절에 그 의미가 잘 설명되어 있다: “너는 곧 이르기를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에브라임의 손에 있는 바 요셉과 그 짝 이스라엘 지파들의 막대기를 가져다가 유다의 막대기에 붙여서 한 막대기가 되게 한즉, 내 손에서 하나가 되리라’ 하셨다 하고.”

22절도 마찬가지이다: “그 땅 이스라엘 모든 산에서 그들이 한 나라를 이루어서 한 임금이 모두 다스리게 하리니, 그들이 다시는 두 민족이 되지 아니하며 두 나라로 나누이지 아니할지라.” 하나님의 이러한 말씀은 결국 이스라엘이 둘로 나누어져 있었으나, 이제 앞으로는 하나님의 은총에 힘입어 하나로 통일되어 한 임금의 다스림을 받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에스겔이 본 이 환상에서 우리는 두 가지의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된다. 그 첫 번째 교훈은 이스라엘을 하나 되게 하는 일이 전적으로 하나님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내가....하나 되게 하겠다”고 말하는 19절과 22절의 동일한 표현이 이를 잘 보여 준다. 통일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은 사람이 할 것이고 또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통일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뒤집어서 얘기하자면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혜가 없다면 통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둘째로 이스라엘의 통일은 단순히 한 임금을 세우고 한 지도자의 다스림을 받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백성 전체가 하나가 될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남북 지도자들의 마음이 하나가 된다고 해서 통일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백성들 모두가 하나가 되고 한 마음을 가지게 될 때 비로소 통일이 완성된다. 나라 전체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사람들의 마음이 나누어지고 분열과 갈등에 사로잡혀 있다면 통일은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 망하는 길만이 있을 뿐이다(갈 5:15).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 되기를 원하신다. 통일은 하나님의 뜻인 것이다. 에스겔도 예언의 말씀을 통해서 그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이스라엘이 언젠가는 하나가 되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 민족도 언젠가는 하나가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 까닭에 이 땅의 교회와 성도들은 민족 지도자들의 마음이 하나가 되고 우리 민족 전체의 마음이 하나가 되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열심히 간구해야만 한다.

남북 지도자들이 마음을 비우고서 자주 만나 대화를 함과 아울러, 분단국가의 상처를 안고 있는 이 민족의 마음이 하나가 되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더욱 적극적으로 매달리지 않으면 안 된다. 더 나아가서 북한에 있는 동포들도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요, 한 식구들이라는 생각을 가지고서, 극심한 경제난과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 동포들을 생명 존중의 신앙과 이웃 사랑의 정신으로 섬김으로써 그들과 하나 되는 일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 강성열 교수(호남신학대학교 교무처장, 평통기연 운영위원)

강성열 2011-05-22 15:58	본래 <평통기연>의 "평화칼럼"으로 쓴 것인데, 아주 약간 확대하여 <큐티 성경통독> 2011-7월호의 "바이블 칼럼" 원고로 만들었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