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예레미야 애가 개관

강성열 2003-05-12 (월) 00:00 추천:97 조회:3891 211.xxx.125

1. 예레미야 애가의 주요 내용과 신학

예루살렘 성전 파괴를 슬퍼하는 날인 유대력 제 11월 9일(아브[Ab]월 9일, 양력으로는 6월 중순)에 낭독하는 애가는 예레미야를 저자로 본 전통에 따라 “예레미야 애가”라는 제목을 갖게 되었다. 애가는 본래 남왕국 유다가 바벨론의 느부갓네살에게 멸망당한 것과 유다 백성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고 예루살렘은 폐허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성전도 완전히 무너져 내린 것(주전 587년)에 대한 민족적이고 사회적인 슬픔을 노래한 책이다.

이 점에 있어서 애가는 욥기와 성격이 비슷한 책이다. 양자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욥기가 한 개인의 고통과 그에 대한 슬픔을 다루고 있는 반면에 애가는 민족 전체의 역사적인 고난과 슬픔을 노래하고 있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애가는 단순히 민족의 멸망에 대한 슬픔만을 노래한 책이 아니다. 애가는 그처럼 비극적인 상황이 생겨나게 된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신학적으로 해설한 책이기도 하다. 나라의 멸망과 예루살렘의 파괴가 하나님의 법에 불순종한 죄의 결과로서 생겨난 것이라고 보는 다수의 구절들이 그 점을 잘 보여 준다.

애가가 이처럼 민족적인 재난에 대해서 신학적인 설명을 덧붙인 것은 그 재난이 하나님의 선택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던 유다 사람들의 신앙에 위기를 초래하였기 때문이다. 아마도 애가는 민족의 멸망을 슬퍼함과 동시에 그것이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징벌임을 설명함으로써 신앙의 위기에 대처함과 동시에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심판을 용기 있게 받아들이게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애가는 근본적으로 하나님이 자기 백성의 믿음과 충성심을 보고서 조상들에게 주신 약속을 이루시고 새로운 구원을 이루어 주실 것임을 확신하고 있기도 하다(3:19 이하).

2. 내용 분해

예레미야 애가는 다섯 개의 노래들로 이루어져 있다. 각 장은 22절(1-2장, 4-5장)로 되어 있거나 22의 배수인 66절(3장)로 되어 있는 바, 이는 예레미야 애가가 히브리어 알파벳 22개를 순서대로 사용하되, 각 알파벳이 각 절의 첫 마디에 오도록 배열했기 때문이다. 예레미야 애가가 이처럼 알파벳을 순서대로 사용한 것은 그 방법이야말로 예루살렘의 멸망과 성전 파괴에 대한 극도의 슬픔을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만 문체나 언어에 비추어 보아 포로기 이후 시대에 덧붙여진 것으로 보이는 5장은 비록 22절로 되어 있으나 1-4장과는 달리 알파벳 순서와 전혀 무관하게 만들어진 노래를 담고 있다. 5장이 알파벳을 순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22절에 맞춘 것은 22개의 알파벳을 순서대로 사용한 1-4장의 의도를 충실하게 따르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실제로 5장의 중심 내용은 1-4장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 점을 염두에 두면서 예레미야 애가의 주요 내용을 순서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1장 예루살렘의 멸망에 대한 탄식
￭ 2장 하나님의 심판에 대한 탄식
￭ 3장 고통에 대한 탄식과 하나님의 도우심에 대한 확신
￭ 4장 심판이 죄의 결과임을 밝힘
￭ 5장 구원을 위한 간구

* 성경공부 자료: 예루살렘의 참혹상(1장)

1. 예루살렘은 본래 어떻게 해서 남왕국 유다의 수도가 되었는가(삼하 5:6-10)? 하나님께서는 예루살렘과 관련하여 나단 예언자를 통하여 어떠한 말씀을 주셨는가(삼하 7:11-16; 시 2:6)? 다윗 가문에 속한 유다의 왕들은 예루살렘에서 계속해서 나라를 통치하였으며, 다윗 시대 이후로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하여 활발한 대외 무역 관계를 지속하였다. 또한 솔로몬 왕은 예루살렘에 성전을 건축함으로써 이 도시가 유다 나라의 정치적이고 종교적인 중심지로 우뚝 서게 했다. 예루살렘의 이러한 모습을 애가 1:1은 어떻게 묘사하는가?

2. 이처럼 위대하고 훌륭했던 예루살렘이 이제는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어떻게 변해 버렸는가(1절)? 고대 이스라엘에서 과부가 고아나 나그네와 더불어 이스라엘 공동체에서 가장 약한 사람들을 가리키는 표현임을 고려한다면(신 14:29; 16:11, 14; 24:19-21 등), 처녀 같던(6, 15절) 유다 나라가 과부 신세가 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10-11절)? 당신 자신이나 이웃 사람들 중에 하나님의 이처럼 무서운 심판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3. 애가는 유다 백성을 더 이상 위로할 자가 없을 것이라고 노래한다(16-17절). 심지어는 예루살렘을 사랑하던 자들, 곧 유다 나라와 동맹을 맺은 나라들(“내 사랑하는 자”) 중에도 위로자가 없었다(2, 19, 21절). 도리어 평소에 가깝게 지내던 친구들(동맹국)은 원수로 변했으며(2절), 유다를 대적하던 나라들은 그들의 멸망을 보고서 비웃으면서 좋아하였다(7, 21절). 옛적의 모든 즐거움이나 영화로움을 생각함으로써 파멸의 슬픔을 잊으려고도 했지만(7절), 그렇게 한다고 해서 고통과 슬픔이 줄어드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려고 하지만 그것 역시 소용이 없었다(9, 11, 20절). 위로가 없는 상황의 고통스러움에 대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어 보자. 욥을 위로하고자 찾아왔던 세 친구의 경우도 얘기해 보자. 하나님의 참된 위로를 필요로 하는 자들은 어떠한 자들이겠는가?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자.

4. 대체 무엇 때문에 하나님은 자기 백성 유다를 버렸으며, 자신이 선택하시고 지켜주기로 약속하신 성읍 예루살렘을 포기하셨는가(5, 8, 14절)? 구체적으로 무슨 죄 때문에 예루살렘과 유다 백성은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된 것일까(18절)? 하나님의 엄한 심판을 피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의 은혜와 복을 누리기 위해서 우리가 살아야 할 삶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