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천사 아니면 늑대

강성열 2004-09-13 (월) 09:42 추천:658 조회:8811 211.xxx.15

요즘 세상은 좀 삭막한 데가 있다. 삭막하다 못해 살벌하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너나 할 것 없이 자기 잇속 챙기는 게 큰 유행처럼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몫을 챙기지 못하는 사람은 바보 취급 당하기 일쑤이다. 자기 권리를 주장하지도 못하고 남에게 다 빼앗기고만 있으니 그런 사람이 어찌 사람 노릇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남을 위해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좀처럼 기대하기 어렵다.

어찌 보면 자기 잇속을 챙기고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민주 사회의 시민들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덕목들 중의 하나이다. 그것이 있어야 사회가 온갖 거짓과 속임수와 억압과 착취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한 사회의 유행병이 되면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게 된다. 생각해 보라. 인간의 삶과 사회의 기본 틀을 형성하는 것이 어찌 자기 몫을 챙기는 차원에서 끝날 수 있겠는가를.

만일에 그것만이 우리 삶의 전부이라면 그처럼 불행한 일도 없을 것이다. 자기 몫을 찾으려는 사람들 사이에 목숨을 내건 싸움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남에게 조금이라도 양보하고 남을 위해 희생하고자 하는 넉넉한 마음이 사라져 버릴 것이다. 이웃을 위한 따뜻한 사랑마저도 다 얼어붙고 말 것이다. 모든 것이 기계적인 논리와 합리적인 계산의 차원에서 통제될 것이다. 홉즈(T. Hobbes)가 말한 바와 같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타인에 대하여 ‘늑대’와 같은 존재가 되고 말 것이다. 이처럼 비참한 삶이 어디에 있겠는가!

상황이 이러할찐대 그리스도인들마저 자기 몫을 챙기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되면 교회는 더 이상 참된 봉사의 장(場)으로서의 제 구실을 못하게 될 것이다. 어느 누가 손해를 무릅쓰고 자신의 것을 주님과 이웃을 위해 희생하려고 하겠는가. 그뿐만이 아니다. 심한 경우에는 하나님께 자기가 봉사한 것만큼의 복을 요구할런지도 모른다. 자기가 헌금한 것만큼의 은혜와 복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완전히 상거래 관계로 둔갑하고 만다. 하나님은 이제 직원들의 근무 실적에 따라 급여액에 차등을 두는 보험회사의 사장과 같이 될 것이다. 노력한 만큼만 상을 주는 인색한 사업주가 될 것이다. 이제 더 이상 하나님께로부터 조건 없는 사랑과 구원 은총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공로주의, 업적주의, 율법주의 등의 독버섯들이 여기저기에 자라날 것이다.
  
아마 젊은 청년이라면, 그리고 청년 시절에 교회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천사와 인간 게임-더 정확하게는 훈련-을 한 번쯤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게임의 목적은 위에서 언급한 폐해를 경계하고자 하는 한 방법에 속한다. 그것은 또한 그리스도인의 바람직한 품성을 배양하는 한 방법이기도 하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그것은 남을 섬기고 남을 위해 기도하고 남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물질을 투자하는 법을 가르치는 한 방법인 것이다.

그러나 그 게임을 해보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천사로서의 섬김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금방 깨닫게 된다. 자신의 삶이 바쁜 탓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도 큰 원인은 아직 우리가 그러한 훈련에 익숙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결국 우리가 아직은 남을 섬기고 남에게 관심을 갖는 일에 서투르다는 것을 잘 보여 준다. 그 일에 서투르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아직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에 흠뻑 취해보지 못했음을 뜻하지 않겠는가. 우리를 위해 아낌없이 자신을 내어 주신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구원 은총에 잠겨보지 못했음을 뜻하지 않느냐는 말이다.

우리가 어찌 하나님의 사랑이 자기 몫을 챙기고 자기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오히려 그 반대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철저하게 자신을 비우는 것이요, 인간을 위해 자신의 부요함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다.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도 있는 넓은 마음, 남의 사소한 잘못 정도는 용서할 수 있는 아량, 누구에게선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을 기쁨으로 섬길 줄 아는 그리스도의 마음 말이다.

김형미 2004-09-14 20:13	막을 수 없는 사랑 한 겹 또 한 겹 산이 나를 두르고 콘크리트 담장이 나를 막아 급기야 사람들 두꺼운 마음의 벽이 나를 가두었어도 어느새 찾아온 주님의 사랑은 막을 수 없었네 솟아나는 주님의 사랑을 가둘 수 없었네 지난주 월요일에 청송교도소엘갔었어요 그곳 수감자들의 80%는 살인범이라는데 그곳에도 주님은 계시던데요 수감자들끼리 복음성가 경연대회가 있어서 복음성가 가사를 부탁 받아서 보내준것이 인연이 되어서 그 곡을 부르러 갔었는데 그때 거기서 그 사람들과 예배를 드리고 나오면서 느낌을 적어 보았습니다. 할수있으면 한달에 하루는 남을 위한 날로 살려고 노력하는데.. 그런데그 그것이 순수한 섬김에 이르기까진 숙성의 시간이 필요한것같아요 그날도 수감자중 한명이 "밖에 나가면 많이 도와주세요 "하는데 대답을 못하고 나오는 나를 보면서 봉사가 자칫 하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나의 명분을 세우기 위한 봉사가 되지않아야 할텐데 하는 마음이 나를 괴롭힐때가 있어요 교수님, 예언전승과 히브리어 원전을 청강할려고합니다(이미하고있기도하지만) 찾아뵙고 말씀드려야 할줄 알면서 이렇게 허락을 강청합니다.

강성열 2004-09-14 20:23	정말 좋은 일 하셨군요. 부럽습니다. 마음 비우고 그런 일 할 수 있다는 게.. 청강은 환영합니다. 열심히 공부하고자픈 사람에게는 항상 문을 열어두어야지요^^ 열린 문으로 맘껏 들어오셔서 청송교도소의 두꺼운 벽을 뚫은 사랑의 흔적을 나눠주시기 바랍니다~

강성열 2024-03-10 12:26	23-6-28 우리뉴스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