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성경책을 더럽혀라

강성열

2008-03-06 (목) 19:05 추천:601 조회:8560 125.xxx.35

<숲과나무 2008-1월호 바이블 칼럼>

-성경책을 더럽혀라-

남태평양의 어느 섬에서 있었던 일이다. 시원한 야자수 그늘에서 흑인 한 사람이 성경을 읽고 있었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한 불신(不信, Non-Christian) 서양인이 “우리나라에서는 웬만큼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 아니면 그런 책을 읽지 않는답니다!”라고 말을 건넸다. 그러자 그 흑인은 얼굴을 들어 하얀 이를 드러내 보이면서 대답했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당신은 여기를 무사히 지나갈 수 없었을 거요. 나는 과거에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종이었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믿은 후 옛날의 악습을 버리고 딴 사람이 되었소. 만일 내가 성경의 가르침을 몰랐더라면 지금쯤 당신은 내 뱃속에 있었을 거요!” 이 대답에 그 서양인은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총총히 사라져 버렸다.

도대체 성경이 무엇이기에 식인종의 그 무서운 삶의 방식을 송두리째 변화시켰을까? 사도 바울이 청년 디모데에게 보낸 편지에 그 해답이 있다: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딤후 3:15-17). 이 말씀에 의한다면, 그 흑인은 하나님의 말씀에 붙들려 구원의 길에 들어섰을 뿐만 아니라, 그 말씀에 힘입어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가진 온전한 사람으로 바뀐 것이라 할 수 있다.

꼭 바울의 말이 아니더라도 참으로 성경이 모든 시대의 모든 사람들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온갖 종류의 사람들을 온전한 그리스도의 사람들로 만들어주는 참된 지혜의 보고(寶庫)임에는 틀림이 없다.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거룩한 책이 바로 성경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시성(詩聖) 괴테는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만약 내가 감옥에 가야 할 처지에 있다면, 그리고 단 한 권의 책만을 가지고 들어가라고 한다면, 단연코 성경을 택하리라!” 그의 말이 아니더라도 성경은 책 중의 책이요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인생에게 주신 가장 확실한 계시의 말씀이다.
  
그 까닭에 구약 시대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어린 자녀들에게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성경의 기초가 된 토라(율법)를 부지런히 가르쳤으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그것을 강론하였고, 그것을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고 미간에 붙여 표로 삼았으며, 집 문설주와 바깥문에도 기록”하였다(신 6:7-9). 그들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말씀은 청년의 행실을 바로잡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고, 사람들로 하여금 범죄하지 못하게 막는 방패와도 같은 것이었다(시 119:9, 11). 그뿐이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사람들을 지혜롭게 만드는 능력을 그 안에 가지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말씀에 취하여 사는 사람은 노인보다 더 뛰어난 지혜를 소유하게 마련인 것이다(시 119:100, 104).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말씀은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 하나님의 말씀은 과연 여러분의 삶을 바른 길로 인도해 주고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로 가득 채워주는 능력이 되는 것인가? 여러분은 시편 119편의 저자처럼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119:105)라고 자신 있게 고백할 수 있는가? 하나님 말씀이 정말 여러분에게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이라면, 말씀에 대한 여러분의 태도도 달라져야 한다. 2008년 새해가 되어서는 날마다 시간을 내어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겠다는 결심을 새로이 하자. 아니,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읽고 지키는(실천)” 세 가지 일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자. 하나님은 그러한 사람에게 반드시 복을 주신다(계 1:3).

늘 하는 얘기지만, “성경책이 깨끗한 사람은 마음이 더럽고 성경책이 더러운 사람은 마음이 깨끗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하자. 우리 삶이 다할 때까지 성경을 부지런히 더럽히도록 하자. 진리의 말씀인 성경을 너무도 사랑하여 그것을 열심히 읽고 묵상한 탓에 성경책이 저절로 더러워지는,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말씀의 영향을 충분히 받아 마음과 생활이 맑고 깨끗해지는 놀라운 역사를 맛보도록 하자. 한국교회와 사회의 미래가 그런 사람들에게 달려 있음을 명심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