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식할 줄 아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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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열  2013-07-31 (수) 12:43 추천:555 조회:6727 221.xxx.1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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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식할 줄 아는 사람 - 바울 사도는 자신의 편지에서 틈만 나면 성도들에게 주 안에서 기뻐하고 즐거워할 것을 명한 바가 있다: “마지막으로 말하노니 형제들아 기뻐하라”(고후 13:11); “이와 같이 너희도 기뻐하고 나와 함께 기뻐하라”(빌 2:18); “끝으로 나의 형제들아, 주 안에서 기뻐하라”(빌 3:1);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빌 4:4); “항상 기뻐하라”(살전 5:16). 시편 37:4도 이와 똑같은 명령을 내리고 있다: “또 여호와를 기뻐하라. 그가 네 마음의 소원을 네게 이루어 주시리로다.” 꼭 신구약성경의 이러한 교훈과 명령이 아니라도,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도록 이끄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를 믿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자신의 일상생활 속에서 부닥치는 모든 일들에 대하여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범사에 감사하는 삶이 가능한 것이다(살전 5:17). 하나님이 하시는 모든 일들에 대하여 믿음으로 감사하고 기뻐하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신앙생활의 기본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론적인 측면에서는 그렇다. 그러나 우리가 실제로 현실 속에서 경험하는 일들은 그것이 전부가 아님을 암시한다. 모든 일에 믿음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감사하는 것만이 신앙생활의 전부가 아니라는 얘기다. 우리는 그 이유를 이스라엘 민족의 찬송 책이었던 시편에서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150개의 노래들을 담고 있는 시편에서는 찬양이나 감사 외에도 “탄식”이라는 제3의 요소가 대단히 많이 발견된다. 적어도 시편에 있는 노래들 중 삼분의 일 이상이 탄식의 상황을 전제하고 있는데다가, 실제로 깊은 탄식의 언어를 가지고 있는 노래들이 매우 많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에게 어떠한 신앙적인 교훈을 주는 것일까? 그것은 적어도 우리 삶의 삼분의 일이 하나님 앞에서의 탄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또 마땅히 그렇게 되어야 함을 가르쳐준다. 그렇다고 해서 밤낮 한숨만 쉬고서 살라는 말이 아니다. 탄식할 상황이 아닌 데도 탄식하라는 얘기는 더욱 아니다. 탄식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 따로 있다. 이를테면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고통과 절망, 좌절과 시련 등의 상황이 그러하다. 누구나 다 느끼는 것이지만, 탄식의 내용을 담고 있는 시편의 노래들에서 보듯이, 원수의 핍박이나 질병의 고통, 그리고 실패와 좌절의 경험 등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는 마냥 감사가 나오기 어렵다. 그런 상황에서는 도리어 불평과 원망, 그리고 탄식이 절로 나오게 마련이다. 사실 이처럼 힘겨운 상황에서의 탄식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누구나 보편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그처럼 정해진 상황에서는 그리스도인도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탄식하고 절망한다는 얘기다. 이 점에 있어서는 그리스도인이나 세상 사람들 사이에 차이가 없다. 그러면서도 그리스도인에게는 세상 사람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탄식의 새로운 차원이 있다. 그것은 곧 절망과 고통의 탄식이 종국에는 기쁨과 감사로 이어지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리스도인도 실패와 좌절의 상황 속에서는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고통 속에서 탄식하며 절망하지만, 거기서 무너지지 않고 절망과 고통의 상황을 넘어서는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를 믿음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에게는 이것 못지않게 중요한 또 다른 형태의 탄식이 있다. 그것은 자기 존재에 대한 성찰로부터 비롯된다. 쉽게 말해서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죄인 됨과 무능함과 부패함과 불성실함과 불순종함을 끊임없이 하나님 앞에 고백해야 하는 존재인 것이다. 꼭 견디기 어려운 고통과 절망의 상황이 있어야 하는 것만은 아니다. 이를테면 예수를 처음 만나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많은 고기를 잡게 된 베드로가 예수의 무릎 아래 엎드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눅 5:8)라고 말하면서 탄식했던 것이 그렇다. 누가복음 18장에 나오는 세리의 탄식하는 모습도 마찬가지이다: “세리는 멀리 서서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다만 가슴을 치며 이르되,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였느니라”(13절).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 그는 이사야처럼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나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요, 나는 입술이 부정한 백성 중에 거주하면서 만군의 여호와이신 왕을 뵈었음이로다”(사 6:5)라고 탄식하며 울부짖는 자이다. 그는 또한 바울처럼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딤전 1:15)고 탄식하면서, “형제들아, 내가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서 가진 바 너희에 대한 나의 자랑을 두고 단언하노니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전 15:31)고 고백할 줄 아는 사람이다. 참된 하나님의 자녀는 베드로처럼, 세리처럼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에 가슴을 치며 탄식하는 사람인 것이다. 이 점에 비추어 본다면,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탄식할 줄 아는 사람은 참으로 겸손하고 온유한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그는 자신이 본질적으로 하나님 앞에 죄인이요, 한없이 부족하고 연약한 사람임을 아는 까닭에, 자연스럽게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는 삶을 살 수 있다. 그는 자신에게 있는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것임을 분명하게 알고 있는 까닭에,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들을 미련 없이 주님과 이웃을 위해 허비할 수 있는 것이다. 참된 탄식의 위력이 바로 여기에 있지 않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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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열
2013-07-31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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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큐티 통독 잡지 <마음과 생각> 2013년 8월호의 "바이블 칼럼" 원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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