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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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열  2022-04-22 (금) 19:32 추천:0 조회:322 112.xxx.1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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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는 선후가 뒤바뀐 말이다. 원래대로라면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여야 맞다. 그런데 의외로 거꾸로 쓰는 사람이 많다. 하마터면 그게 맞는 말인 줄 알 뻔했다. '가는 말’을 중하게 여기는 건 내 말을 듣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지만, ‘오는 말’을 앞세우는 사람은 배려보다 보복과 응징의 심리를 가진 사람이다. 상대의 말이나 행동에 걸맞게 대응하겠다는 야박한 심사를 드러내면서 '그게 뭐가 어때서?'라고 고개를 꼿꼿이 세우는 사람을 볼 때면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다. 아, 세상이 어쩌다 이리도 삭막해진 걸까. 사물에 색이 있듯이 말에도 색깔이 있다. 곱고 예쁜 색깔의 말이 오갈 때 세상의 색깔도 아름다워진다. E. 리스는 "말도 아름다운 꽃처럼 그 색깔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요시다 슈이치의 <7월 24일 거리>에는 사람을 색에 비유하는 소년이 등장한다. 소설 속 화자는 소년에게 자신의 색을 묻는다. 돌아오는 대답이 어이없다. “안 보여요.” 화자는 절망스런 표정을 지으며 걸어간다. ‘내게는 왜 색이 없는 걸까? 대체 나의 색깔은 무엇인가?’ 그의 고민은 나날이 깊어진다. 삶은 평가(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살아내는 것임을 모르는 나이였던 것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는 속담은 중국의 고전에도 자주 등장한다. <대학>에선 "말이 남에게 거슬리게 나가면 역시 거슬린 말이 자기에게 돌아온다."고 했다. <맹자> 또한 "네가 한 언행은 너에게로 돌아간다. 즉 선에는 선이 돌아가고 악에는 악이 돌아간다." 증자(曾子)의 말이다. "말하는 상대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또한 그 사람의 눈을 잘 지켜보면 그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아무리 수단을 써도, 말할 때만큼은 자신의 성격을 숨길 수 없기 때문이다." 역시 <맹자>다. 모로코에는 "말이 입힌 상처는 칼이 입힌 상처보다 깊다."는 속담이 있다. 말의 위력을 경고한 말이 아니라 말의 중함을 강조한 말일 테다. 가는 말이 꽃이라면 칼이 되어 돌아올 리 없다. - 최준영(문학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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