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신앙수련회를 마치고

훈련병 2004-09-25 (토) 17:37 추천:43 조회:1720 211.xxx.126

9월 21일(화)-22일(수)에 있었던 가을 신앙수련회를 끝으로 모든 것을 마쳤습니다. 지금껏 매 번 기대를 가지면서도 아쉬움을 저버릴 수 없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신학대학원의 시간은 훈련하고 준비하는 시간이라고 여겼기에 수업과 채플, 그리고 신앙수련회등의 모든 커리큘럼에는 빠지지 않으려 노력을 했습니다. 물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하나됨의 기초도 모임이라고 하는 틀이 있어야만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족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준비와 훈련의 시간을 가지면서 많은 고민과 아픔을 떨쳐버리기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시간 시간 훈련을 가지면서 참으로 힘들다는 생각이 반복적이었습니다. 시범된 조교가 누구냐에 따라 힘든 훈련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군대에서 원하는 군병이 될 수 있음을 군대를 다녀와 익히 알고 있기에 더더욱 힘들었습니다. 조교가 훈련병보다 못한 군대는 없다고 봅니다. 훈령병만 훈령장소에 모아놓고 훈련을 받으라고 하는 군대는 없습니다. 어느 정도 훈련된 병들이라 해도 그들을 지도하고 통제하는 조교나 장교는 함께 합니다.  이런 모든 걸 무시하고 훈련을 해야한다면 최소한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기본적인 "장"만큼은 만들어줘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므로 인격과 실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신앙이 필수적으로 갖춰진 삼박자가 옳습니다. 세상적인 선생보다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전시에 병들한테 훈련시킨대로 싸울 것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장교가 전시 중임에도 개인적인 일이나 이해관계에 얽혀서, 또는 자신의 욕망 좇는 일을 버리지 못한다면 그 싸움은 백전백패입니다. 병들이 장들때문에 오히려 죽음을 맞게 됩니다.  

다른 뭔가와 비교한다는 것은 상당히 기분 상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비교해서 도움이 되고 발전이 되는 것이라면 배격하기보다는 우리식으로 걸러서 적용하는게 옳다고 여겨집니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정해진 시간에 드려지는 채플시간에 도서관과 열람실 문이 잠겼습니다. 전산실에 모든 불이 꺼졌습니다. 교무처와 사무처 직원들이 잠시 일을 멈추고 무슨 기념관 강당으로 모두 모였습니다. 가르치는 선생도 그랬습니다.

봄과 가을에 있는 사경회에는 전원 집합이었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일외에는 절대 빠질 수 없는 악명(?!)높은 모임이었습니다. 시간 시간 출석을 체크하여 한 번 빠질 때마다 숲과 나무에서 실시하는 4박 5일의 성경통독훈련 장소로 옮겨버렸습니다.

훈련생 몇명당 장교 몇명이 조가 되어 끝날 때까지 함께 했습니다.

신앙수련회가 먹고 노는 시간,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여 끈끈한 동역의 끈을 묶는 시간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수련회 장소가 무슨 놀이공원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선생들이 잠시 얼굴내밀고 쉬는 시간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훈련에는 어느 정도 강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강압의 힘은 바른 영적권위와 실력을 보여줄 때만이 복종으로 이끌어 지는 것입니다.

이제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입니다.

그래야만이 '나의 사랑하는 홈피 게시판 - 309번째의 글, "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영원한 진리로 남기 위해서는...(5월 25일자) - 과 같은 정신 넋빠진 글이 쉽게 올라 오지 않을 것입니다.  솔직히 목사 후보생이 쓴 글이라고 보기에는 의심쩍은 부분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더욱 큰 일입니다.    

강성열 2004-09-25 22:03	영력, 체력, 실력 모두 필요한 것이지요. 바른 신앙과 건강한 몸과 최선을 다하는 공부... 이 세 가지는 한편으로는 학교 교육을 통해서(외적인 요소),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후보생 개개인의 삶을 통해서(내적인 요소) 성취되어야 할 소중한 덕목들입니다. 봄/가을의 신앙수련회는 셋 중에서도 첫 번째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겠지요? 봄의 신앙수련회가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면, 가을의 신앙수련회는 각 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데...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과 참여의 문제입니다.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어느 한쪽이 부족하면 말이 나오게 마련이지요. 아마도 모든 사람을 100% 충족시키는 수련회는 갖기 어려울 것입니다. 사람에 따라 취향과 성격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그러면서도 가능한 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수련회를 갖는다는 것, 참으로 이루기 어려운 숙제입니다. 특히 가을 수련회가 봄 수련회와는 달리 영성 수련에 겸하여 학우들 간의 사귐(코이노니아)을 어느 정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집행부와 학우들 사이에 충분한 대화와 의논을 통하여 좋은 수련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수련회 이후에 피드백 순서를 가짐으로써 (비판과 공격을 목적으로 하는 모임이 아니라 건전한 발전을 위한 토론회 같은.. 안 그렇다면 차라리 피드백을 안 하는 게 낫겠지요.) 보다 나은 수련회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겠지요. 그리고 그것을 후배들에게 물려줄 수도 있을 것이고... 인간이 과거를 돌아볼 수 있다는 것, 다른 피조물에게는 없는 신령한 복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과거를 돌아봄으로써 현재를 반성하고 미래를 성실하게 준비하는 태도일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복이지요. 단순히 과거만 돌아보지 않는...

훈련병 2004-09-26 13:37	주신 말씀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가을 신앙수련회를 왜 1박 2일 일정으로 잡는지 모르겠습니다. 2학년은 저녁무렵에 다 돌아가고, 3학년은 10여명 모여 밤을 지새웠습니다. 그것도 교제라고 하는 코이노니아가 특강 1시간을 제외하고는 전체를 차지 했습니다.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학교에서도 얼마든지 가질 수 있는 코이노니아. 그렇지만 원우회가 10년째를 맞이해 가고 있습니다. 하루는 그저 제끼는 날로 답습되어지는 애매모호한 행사가 왜 수련회가 되는지....... 신앙수련회를 하루로 하고, 다음날은 수업을 하는게 옳다고 여겨집니다. 아니면 학교와 원우회에서 2박 3일도 아닌 1박 2일을 신앙수련회답게 이끌어 가시던지...... 이것도 저것도 아닌 모습이 정말 아프지 않습니까. 나사가 풀린듯, 물에 술탄듯한 막걸리 식의 어쩡쩡한 모습 안타깝지 않습니까. 이건 뒤를 돌아보고 발목잡으려는게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개인적으로 불만이 있어서도 아닙니다. 10년 째부터는 긴장감 속에 희열을 느끼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제 50살을 먹어갑니다. 덩달아 업혀가는 꼴사나운 생일파티는 되지 말아야겠습니다.

강성열 2004-09-26 17:12	맞는 말! 누가 그걸 모르겠습니까? 이 몸도 2학년 따라갔는데 수요일 하루는 거저 쉬는 날이 되어버렸으니 조금은 이상하다 생각했지요. 그러게 마음 열어놓고 대화해볼 필요가 있는 사안입니다. 학생/실천처장과 원우회, 학년 대표 등등 필요한 사람들이 모여~ 당일치기로 하든, 1박 2일로 하든, 아니면 2박 3일을 하든... 내 생각 같아서는 봄 수련회같이 해도 괜찮으련만. 그리고 이런 얘기는 참 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신앙 수련회를 모처럼 쉬는 날로 생각하고서 메뉴에 관계없이 하루 이틀쯤 쉬고자 하는 생각이 존재하는 한은 좋은 수련회 갖기 난망일 것입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프로그램과 참여,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기는 정녕 어려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