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새롭게 읽는 에스더서를 읽고

지나는 이 2005-03-18 (금) 15:43 추천:236 조회:3056 211.xxx.242

   안녕하세요? 가끔씩 지나다니는 사람입니다. 지난 번 올린 글의 주제가 좀 무거워 오늘은 약간 상쾌(?)한 주제로 글을 씁니다. 혹시 제 글을 읽고 마음에 상처를 받으신 분 있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요사이 교회가 사회로부터 받는 비판이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오늘은 이야기 주제를 바꾸어 이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글을 중심으로 몇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 게시판에 보면 새롭게 읽는 에스더서 라는 주제로 어느 외국학자의 에스더 읽기가 나와 있습니다. 그런대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주제인 것 같습니다. 에스더서가 정경에 포함될 수 있는가 아닌가 하는 것부터 해서 에스더서의 내용에 야훼 하나님이 안 나온다는 점, 그리고 유태민족의 부족 이기주의가 극에 달한 본문이 에스더서라든가, 에스더서의 본문이 오경의 출애굽기에 나오는 내용과 평행을 이룬다는 주장, 에스더서의 사건이 역사적으로 사실인가 아닌가 하는 것, 메길롯의 하나로 부림절에 관한 유래를 설명한 내용이라는 등 여러가지 주장이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글에 실린 제목이 "새롭게 읽는 에스더서"입니다. 그러면 새로운 것이 있어야 합니다. 어떤 부분이 새로운 것입니까? 대체로 그간에 나와 있던 이론들을 인용하고 소개한 글 아닙니까? 그다지 눈에 띠는 내용을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구약성경에는 에스더서 말고도 정경시비 논란에 걸린 것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공동번역에는 있으나 개역 성경에는 없는 것, 그 이외의 것들, 우리는 거의 접하지 못합니다. 특히 교회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신학생들은 그런 자료들을 얼마나 대할 수 있는지 잘 모릅니다.

   오늘날 흔히 시한부적 종말론자들이 주장하는 요한계시록 인용도 알 고 보면 사이비인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요한 계시록도 정경에 들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논란이 된 것이니 말입니다.

   신약 성경에 보면 케리그마 라는 것이 나오는 데, 그것이 다른 말로는 "설교"가 되어야 합니다. 누구는 언젠가 케리그마적 설교 라고 하던데, 케리그마 라는 말 자체가 설교(선포)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이야기(증언)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구약 에스더서에는 케리그마 성이 없습니다. 만약 이스라엘의 부족 구원사를 예수 그리스도와 비교한다면 이는 앞뒤가 맞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 신약성경은 유태 부족의 구원사에는 별 관심이 드러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서를 가지고 어떻게 설교 할 수 있겠습니까? 구약의 잠언이 신약의 케리그마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입니까? 구약의 탄원시는 신약의 용서 강조 본문과 다르며, 구약의 "신원의 날"은 신약에서 "은혜의 해"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에스더 라는 말은 "아스다롯"을 뜻하기도 한다는군요. 잘 아시겠지만 아스다롯은 이방(가나안)의 여신입니다. 에스더라는 이름의 뜻부터 이방적인데다 페르시아의 황제를 그토록 잘 꼬드겨서 대적을 박살낸 이야기는 유태의 명절에 읽는 메길롯(두루마리)이라 하는데 여기에 나타나는 내용이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와 연관성이 있다 할 수 있습니까?
   적어도 신약은 유태부족의 명절이나 율법을 잘 지키라고 강조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흔히 구약(Old Cavenant?)은 오실 메시야에 대한 예언 이라 하더군요. 그러나 어느 인류학자의 말처럼 구약의 메시야 개념은 과격하고 민족 구원이 주를 이룹니다. 어쩌면 에스더서의 주제와 일맥상통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 인류학자의 말을 빌면, 원래 평화적 메시야 개념은 없었으나 훗날 바울사도에 의해 주창된 것이 평화적 메시야 개념이었다고 합디다. 그리하여 가리옷 사람 유다의 배신도 단지 돈(은 30) 때문이 아닌 전략적 이유가 있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니까 유다는 젤롯당(열심당)원으로서 예수에 대한 자신의 기대가 있어서 예수를 따랐는데, 마지막 걸음이 십자가를 향한 인자의 처절한 죽음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유다는 거기에 동의 할 수 없었을 것이다는 설이 있습니다. 물론 다른 학설도 있지만요.

   신약성경 복음서는 가리옷 사람 유다가 예수를 넘기웠다고 합니다. (Paradidos: 이 말의 뜻은 옆에서 넘긴다는 뜻을 담고 있다. 개역 성경에는 팔았다고 되어 있으나 실은  넘긴 것이다.)
  
   사순절 기간에 예수의 수난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곰곰히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그 예수의 삶은 메길롯을 이루기 위함이 아니라 온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처절한 죽음의 길을 가셨다는 것 또한 생각해 봅시다.

   그렇다면, 유월절, 부림절, 사순절 같은 절기는 생각할 일이 많습니다.
  
   신약 성서에는 유월절 기간에 제자들과 마지막 저녁식사를 하신 것으로 나왔지만 그 유월절은 이집트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절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의 십자가 사건은 유월절 너머의 구원을 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약 유월절 정신에 입각한 구원이라면 비유태인들에게는 큰 뜻이 없을테니까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메길롯의 하나인 에스더서나 유태부족의 부림절, 유태 부족의 이익에 맞서는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 죽이고 말겠다는  에스더서의 내용은 우리가 비판적으로 읽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지나는 이 2005-03-18 15:49	아마도 오타자 아닌가? 생각 합니다. Cavenant를 Covenant로

맑은눈 2005-03-22 07:51	저같은 신학생보다 더 열심이신 것 같습니다. 더욱 분발해야겠는걸요... 글의 요지는 구약의 에스더서나 절기와 관련해서 신약과는 아무런 관계성을 찾지 못하겠다는 것인지요... 때문에 신약의 정신으로 구약을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는 것이면 어느정도 옳게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요... 이 문제는 성경의 정경성에로 거슬러 올라갈 것 같습니다. 그러한 관계성을 부인하면 결국 성경은 통일성의 상실이라는 결과로 그 정경성을 인정받기 힘들어지겠지요... 앞에서 자주 지적하신 것처럼 하나님의 말씀은 저희들이 볼 때에 많은 과격함이 있어보입니다. 특히 구약은 더욱 그렇기 때문에 님과 같이 생각한 분 들이 교회사적으로 자주 있어왔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말시온이라는 사람일 겁니다. 그는 구약을 배격하고 그리스도가 계시하신 하나님만을 믿어야 한다면서 바울서신과 누가복음만을 인정하였지요.. 물론 이렇게 주장하게 된데에는 영지주의의 영향이 있기때문이지만요.. 너무나도 인간적이고, 정치적인 그러한 성경이 때로는 우리가 발딛고 살아가는 이 땅에서의 육신의 삶에 대한 고찰과 아울러 우리의 삶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 하나님을 드러내 주는 귀한 말씀이 아닐런지요... 정경을 제외한 외경과 위경에 대해서 배우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이를 읽어본 결과 자연스럽게 외경과 위경이 된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물론 구체적으로 설명하기에는 역시 부족합니다. 영감성에 있어서 성경의 자증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께게 됩니다. 그러나 이를 읽어서 유익함은 많습니다. 대부분의 신학생들은 외경과 위경을 익히 배우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님이 말씀하신데로 물론 에스더서에서 나오는 그러한 정신을 비판적으로 읽을 필요... 당연한 것 아닐까요..

지나는 이 2005-03-22 09:58	맑은 눈에게 제 글은 말시온 정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신학생들이 외경과 위경을 배운다굽쇼? 정말? 외경 무엇을 읽어 보셨소? 이렇게 물어 봅시다. 에스더서를 미국에 사는 유태인들이 좋아 하겠습니까? 싫어 하겠습니까? 유태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요나서와 에스더서는 상당히 다른 부분이 있지요? 제 글의 요지는 구약의 절기와 신약이 상관 없다가 아닙니다. 그럼 당신은 구약의 율법을 다 지킬 수 있나요? 구약의 유월절은 예수의 성만찬 제정 보도와 연관 짓기도 하지요? 뿐만 아니라 신약 여러 곳이 구약을 인용합니다.

맑은눈 2005-03-22 14:28	아. 그렇군요. 제 실력이 글의 요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나보군요... 그건 그렇고 외경과 위경 분명히 배우는데요...^^ 외경은 다 읽어봤고요. 위경은 발견한 것들은 읽어봤습니다. 그리고 에스더서를 미국에 사는 유태인들이 좋아할지 싫어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는 바도 들은 바도 없어서... 요나서와 에스더서 분명히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두 권의 책이 전혀 다른 것을 말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이 이스라엘민족과 이방민족에게 이루어질 것임을 알 수 있으니까요... 구약의 율법을 다 지킬 수 있느냐는 질문이 십계명에 대한 것이라면 눅18장의 청년처럼 대답하는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내가 어려서부터 다 지키었나이다.' 저도 그 청년처럼 대답은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 - 자신을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요, 바리새중의 바리새라'말했던 - 을 뽑으라면 사도바울을 들겠지요. 그랬던 그였기에 율법으로 구원을 얻을 수 없음을 뼈져리게 깨닫고 '믿음으로 의롭게 됨'(롬3장)을 말했습니다. 님에 질문에 '예'라고 말할 수 있으나 예수께서 보실 때 저는 여전히 '네가 오히려 한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 는 책망을 들을 자입니다. 그러기에 더욱 주님을 믿고 따르려 합니다. 여전히 님의 의도를 잘 이해하지 못한 답변같지만 님과의 대화를 통해 저 또한 많은 것을 사유하며 좀 더 자기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아 고맙게 생각합니다. 샬롬.

지나는 이 2005-03-23 10:00	맑은 눈에게 고맙습니다. 그러나 에스더서와 요나서는 좀 더 이야기를 해 봐야 할 것입니다. 에스더서나 요나서는 둘 다 이방에 대한 배타성이 나옵니다. 물론 유태인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경전이거나 기분이 좋은 기록이겠지만 요나서는 니느웨 백성들도 사랑하신다는 야훼의 뜻으로 결론 짓습니다. 거기에는 그리스도가 안 나옵니다. 그리스도 라는 말의 뜻은 마쉬아흐 라고 부르던데 기름을 부은 사람을 일컫습니다. 그런데 그 마쉬아흐에 대한 이해가 기독교와 유태고가 다릅니다. 실제로 구약 본문을 읽어 보면 그 문맥들이 신약의 것들과 다른 내용이 많이 나옵니다. 어찌 보면 신약의 구약인용은 실제 고대 구약의 상황과 전혀 다른 이해를 하고 인용을 했다는 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