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사해문서

태기남 2009-11-10 (화) 11:25 추천:136 조회:2413 122.xxx.41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지난 번 질문에 대한 답변 감사했습니다. 바쁘신 중에 자꾸 연락을 드려 죄송아지만 이번에 번역하신 사해 문서에 관하여 여쭐 것이 있습니다.
사해문서에 대해 많이 알진 못하지만 조금은 알고 있고 구약에 큰 관심이 있고 공부를 계속하려는 욕심은 있지만 출판된 사해문서를 일반 목회자가 꼭 구입하여 읽어야 하는지 가격도 만만치 않고 고민이 됩니다. 반역하신 의도와 추천하시는 이유를 알려 주십시오. 그리고 이레서원에서 출판 될 교수님의 번역 책에 관하여도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강성열 2009-11-11 23:47	사해문서에 대해서는 본 홈페쥐 <강의자료실> 101번을 참조하시길~ 사해문서는 전문적인 연구를 하려는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기에 솔직하게 말해서는 일반 목회자에게는 장서용 이외의 가치가 별루....ㅋ 그러나 책꽂이에 있으면 그 책을 소장한 자의 이름값이 다소 올라가겠쥐욤..^^ 글고 그 책을 조금이라도 읽거나 사해문서를 두루두루 공부한 자의 이름값은 한층 더~ 이레서원에서 출판될 번역서에 대해서는 역자 서문을 아래에 붙이니 참고하시길~ 역자 서문 신구약성서와 관련된 공부를 하다 보면, 특히 신학대학교에서 성서학을 강의하는 사람이라면, 신구약성서의 배경을 이루는 고대 근동 지역의 역사와 종교 및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경우, 하나님의 말씀인 구약성서를 올바로 이해할 수도 없고 효율적으로 가르칠 수도 없다는 점을 절실하게 느낄 것이다. 호남신학대학교에서 20년 이상 구약학을 강의해 온 역자 역시 같은 느낌을 이제껏 간직해오면서 연구와 교수 생활을 계속해 왔다. 다행스럽게도 외국에서는 이미 아주 오래 전부터 고대 근동 세계와 관련된 다양한 학문적인 연구가 이루어져 왔고, 그러한 연구 성과들이 다수의 학자들에 의하여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논문들이나 책들로 출판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한국에서는 그러한 연구 성과들이 아직 미미한 편이다. 부분적으로 고대 근동 세계를 포함하는 성서지도나 성서고고학 또는 성서지리학 서적들, 그리고 고대 근동 세계를 다루는 논문들이나 책들이 국내에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은 한국 신학계와 교회 모두를 충족시킬 만큼 넉넉한 연구 자료들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던 차에 이레서원으로부터 레이니(Anson F. Rainey)와 노틀리(R. Steven Notley) 두 사람이 집필한 본서를 접하게 되었고, 고대 근동 지역을 포함하는 신구약성서의 세계를 이 책만큼 자세하고도 충분하게 다루는 책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역자 자신도 고대 근동 세계와 관련된 논문들을 쓰거나 단행본(『고대 근동 세계와 이스라엘 종교』, 한들출판사; 『고대 근동의 신화와 종교』, 살림출판사)을 저술하기도 했고, 최근 들어서는 학술진흥재단의 동서양명저번역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쿰란 공동체가 남긴 사해 문서를 번역하기도 했지만(『사해문서 1-4』, 나남출판사), 이 책은 단편적이고 부분적인 기존의 단행본들과는 달리 성서고고학과 성서지리학 및 성서해석학 등의 연구 성과를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신구약성서의 세계를 입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성서학계에 지대한 공헌을 하게 될 책임에 틀림이 없다. 특히 저자들이 고대 근동 세계에서 발견된 다양한 문서 자료들(written texts; documents; epigraphic evidence)을 성서의 내용과 관련시켜 폭넓게 소개하고, 또 때때로 고대 근동 언어들에 대한 그들 나름의 전문 지식에 기초하여 그 문서 자료들을 직접 번역하기도 했다는 사실이 이 책의 가치를 더해주는 것으로 보인다. 레이니와 노틀리가 머리말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 책은 본래 레이니가 20여 년 전에 집필을 계획했던 것이었으나, 실제 저술 작업은 노틀리가 집필에 합류하게 된 21세기 초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시작되었다. 레이니가 구약성서와 그 주변 세계에 대한 고고학적이고 지리학적인 서술을 시도했다고 한다면, 노틀리는 신약성서와 그 주변 세계에 대한 동일한 서술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레서원으로부터 처음에 이 책의 번역 의뢰를 받았을 때에, 역자는 분량도 많은 이 책을 다 번역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 구약성서 쪽만을 번역하고 싶다는 의견을 표시했으나, 출판사 쪽에서 기왕 내친 김에 신구약 중간사 시대를 거쳐 신약성서 쪽까지 모두 번역할 것을 강하게 요청하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책 전체를 번역하게 되었다. 목차에서 보듯이, 광범위하고도 종합적인 역사 지리학(historical geography)의 시각에서 성서의 세계를 조명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이 책은 넓게 보아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를 비롯한 고대 근동 세계 전체를 다루고 있으며, 범위를 좁혀서 본다면 시리아-팔레스타인 지역을 포함하는 동부 지중해 세계 내지는 레반트(Levant) 지역, 그 중에서도 특히 이스라엘 민족의 주요 생활공간인 팔레스타인 지역 내지는 가나안 땅, 곧 남부 레반트 지역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인 의미를 갖는 (남부) 레반트 지역을 저자들이 “거룩한 육교”(sacred bridge)라고 부르는 이유는, 고대 근동과 지중해 역사의 중심점이라 할 수 있는 이 지역이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잇는 다리와 같고, 그리스-로마 문화와 아라비아 해안 지방을 잇는 다리와도 같기 때문이다. 그 뿐이 아니다. 오늘날에는 전 세계의 모든 신자들이 남부 레반트 지역으로 성지순례를 떠나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역사적이고 종교적인 경험을 자기들에게 있는 신앙의 기초로 간주한다. 따라서 그곳은 상이한 문화들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 이상의 의미를 갖는 곳이기도 하다. 달리 말해서 남부 레반트 지역은 전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신자들의 믿음을 연결해 주는 신앙의 다리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역자는 이처럼 중요하고 의미 있는 책을 한국교회와 성서학계에 번역ㆍ소개할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혹시나 잘못된 번역이 있을까 보아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런 것들을 친절하게 지적해 주신다면 앞으로 더욱 정확한 번역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아울러 이 책의 번역을 가능케 한 이레서원의 사장님과 편집국장 및 본서의 교정을 위해 수고한 출판사의 직원 여러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아무쪼록 이 부족한 번역서가 거룩한 육교 지역에서 만들어진 신구약성서를 고대 근동 세계의 역사 지리학이라는 귀한 도구를 통하여 좀 더 깊이 있게 연구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훌륭한 길잡이 노릇을 잘해주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2009년 9월 광주 양림골 선지동산에서 강성열 삼가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