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정말 즐거웠던 백암산 산행길...;-))

강성열

2008-07-04 (금) 01:05 추천:179 조회:2636 125.xxx.44

호신 산우회가 만들어진 지 벌써 4개월이 지났다. 이번 1학기 초에 산우회 동아리가 만들어졌으니, 6월 말로 4개월의 기한이 찬 것이다. 그 기념으로 산우회에서는 08년의 반환점을 도는 6월 30일(월)에 내장산 국립공원의 백암산을 등반하기로 하였다. 08년 1학기(또는 08년 전반기)를 결산함과 아울러 08년 2학기(또는 08년 후반기)를 더욱 새롭고 힘차게 맞이하기 위한 목적에서의 산행이었다. 모두 13명의 회원들이 참여하였다. 아쉽게도 이 날의 산행에는 신대원 1학년 회원들이 전혀 참여하지 못했다. 헬라어 계절학기 수강생들이 이튿날 시험을 보는 관계로 충분한 시간을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장산 국립공원 등반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이미 지난 5월 23일에 18명의 회원들이 내장산 국립공원의 입암산(=갓바위)을 다녀온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때만 해도 우리는 내장산 국립공원에 대해서 아주 무지한 편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산우회가 갑작스럽게 내장산 국립공원과 특별한 관계를 맺게 된 것은 순전히 김윤희 회원의 조언에 의한 것이었다. 그의 신랑인 문광선 선생이 내장산 국립공원의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그의 전문적인 가이드를 받으면서 내장산 국립공원을 다녀오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이 힘을 얻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 1차 시도로 우리는 내장산 국립공원을 대표하는 세 개의 산들(내장산, 백암산, 입암산) 중 하나인 속칭 “갓바위”를 지난 5월 23일에 다녀오기에 이르렀다. 문광선 선생의 가이드를 받으면서 등반한 입암산은 국립공원이라는 이름이 결코 허명이 아님을 여실히 우리에게 보여 주었다. 너무도 아름답고 멋진 산이었다. 언어로,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창조세계의 신비로움이 그곳에 있었다. 그리고 사진으로도 다 담아낼 수 없는 충만한 자연의 생기가 그곳에 있었다.

입암산이 이럴진대 다른 두 산은 어떠할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두 번째 산인 백암산을 올라야겠다는 욕심이 생긴 것은 바로 그러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입암산에서 받은 감동이 그러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가능한 한 많은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날을 고르다 보니 6월 30일이 잡혔다. 사실 6월의 마지막 날이요 08년의 딱 중간에 자리한 날이니 나름대로 의미 있는 산행일인 셈이다. 장마철이어서 걱정도 되었지만, 신기하게도 6월 29일까지 쉼 없이 내리던 비가 30일에는 멈췄다. 7월 1일부터 다시 비가 시작되었으니 이번 산행길은 완전히 하나님의 선물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먼 길을 마다하고 순천에서 올라온 손춘심 회원의 봉고와 내 차로 13명을 실었다. 점심 먹은 직후인 12:30에 등나무 아래에서 모여 곧바로 백양사로 향했다. 백암산을 다 돌기 위해서는 백양사로 올라갔다가 가인마을로 내려오는 길과 그 정반대로 가인마을로 올라갔다가 백양사로 내려오는 길의 두 코스가 있었다. 백양사 관리사무소의 직원들은 좀 더 쉬워 보이는 가인마을을 출발점으로 삼을 것을 권했지만 등산 초입부터 시멘트 길을 오르는 것이 왠지 미덥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조금 힘들어 보이기는 하지만 백양사로 오르는 길을 선택했다. 나중에 내려오는 길에 보니 백양사 길을 선택한 것이 정말 잘한 일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인마을로 올라갔더라면 고생만 더 많이 했을 것이다.

백양사를 왼쪽으로 끼고 돌아 약사암으로 가는 길을 계속 올라갔다. 중간에 장경임 회원이 죽네 사네 하면서(?) 다시 내려가야겠다고 성화를 부렸지만 호신 산우회의 명예로운 전통을 깨뜨릴 수 없어서 잘 타이르고 구슬러서 완주하도록 하였다. 본인도 중간에 내려갔더라면 크게 후회했을 거라고 말했다니, 역시 산행길은 멋지고 아름다운 자연을 보는 중에 정상에 오르는 것에 참 묘미가 있는 것 같다. 장경임 회원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혈관에 고속도로가 뚫렸을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ㅎㅎ 앞으로 그 새로 생긴 고속도로를 잘 관리하는 일이 숙제로 남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약사암 앞의 공터에서 중간 간식을 나누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이제는 아주 가파른 계단 길을 따라 백학봉을 향해 계속 산을 올랐다. 고생 끝에 드디어 백학봉에 올랐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지난 번 화순 만연산 등반 때에는 요번 장경임 회원처럼 죽네 사네 하면서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던 손춘심 회원이 이 날만큼은 발에 날개를 단 것인지 백학봉에 압도적인 거리를 두면서 1번으로 도착하였다. 백학봉에 오르면서 간간이 보는 바위 절벽들과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주변 경관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다. 무릉도원이 따로 없는 듯했다.

그런데 정작 백학봉 정상에는 그 흔한 표지판 하나 없었다. 어찌 보면 백학봉은 정상 부근의 경치보다는 오르는 중간 중간에 맛보는 경치가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최종 목적지를 향해 가는 과정의 중요함을 새삼 일깨워주는 귀한 산행길이 아닐 수 없다. 백학봉에서 제2차 휴식을 취한 우리는 다음 목적지인 상왕봉을 향해 다시금 산행을 계속하였다. 상왕봉 역시 백학봉처럼 이렇다 할 특징이 없었다. 상왕봉을 지나 백암산의 마지막 세 번째 봉우리인 사자봉에 드디어 도착했다. 세 개의 봉우리 중에서 유일하게 표지석이 있는 것을 보니 사자봉이 백암산의 최고봉임에 틀림이 없다. 해발 722m이다.

산에 처음 오를 때만 해도 날씨가 조금 흐리기는 했지만 산에 오르는 길은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하고 맑았다. 간간이 햇빛이 비칠 때도 있었다. 그런데 사자봉에 오르고 나니 사방에 짙은 구름이 깔려 있었다. 사자봉에서 내려다보는 구름의 바다(雲海)가 정말 장관이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제 백양사 주차장을 향하여 계속 내려갔다. 가인마을에 이르기 직전 작은 폭포가 있어서 잠시 어린 아이들처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계곡물을 떠서 마시기도 하고 차디찬 물에 발을 담그며 피곤을 풀기도 했다. 그러는 중에 몸(손)과 자연(돌멩이)을 이용한 물싸움도 있었다. 후일담이지만, 통나무를 사용한(!) 물놀이가 압권이었다 한다...ㅎㅎ

백양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오후 7:30이었다. 너무 늦은 시간이어서 간단히 저녁 식사를 그곳 식당에서 해결한 다음 광주로 돌아왔다. 백암산의 울창한 숲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는 중에 함께 한 저녁 식사도 아주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이제 내장산 국립공원의 세 번째 코스가 남았다. 내장산의 7~8개 봉우리를 능선 따라 완주하는 일이다. 능선 따라 가는 길은 그리 험하지 않을 것이므로 아마도 백암산 등반 만큼이나 쉬운 산행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장산 능선 완주를 할 예정인 7월 14일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그 날에도 은혜와 사랑의 주님께서 함께 하시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이번 백암산 등반을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산우회 회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한 멋쟁이 김남숙 회장과 남의 사진 찍어주느라 정작 자신을 충분히 챙기지 못한 사진 섬김이 조경현 회원, 그리고 순천에서부터 차를 몰고 와서 왕복 산행길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차량 도우미 손춘심 회원 등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마지막으로 힘든 산행길에서도 군소리 없이 끝까지 모래주머니 독수리수탉(^^*)의 가이드를 따라준 모든 회원들에게도 같은 감사를 드린다. Soli Deo Gloria~

호호아줌마 2008-07-04 12:04	정말 깊은 산이었어요.. 아름드리 나무들이 즐비한... 등산로는 나무그늘로 어둑할정도.... 국립공원다웠어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