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대접 받을 사람은 대접 받는 것이 마땅하다

밝은 귀 2005-07-29 (금) 10:59 추천:209 조회:2560 211.xxx.242

제목 : 대접받을 만한 사람은 대접 받아야 한다.

   우리의 과거사나 현실에 있어서 적지 않게 안타까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상벌조치가 정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구약성서를 읽는 가운데 느낀 것인데, 구약에서 하나님이 살아계신 증거는 “역사와 섭리”라는 말로 드러나야 하는 셈이다. 그러니까 하나님이 살아 계신 증거는 복과 저주, 상과 벌에서 확연히 드러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악인(惡人)은 망하고, 의인(義人)은 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살아계신 증거는 바로 여기에서 드러나야 했던 것이다. 특히 하박국서에서 이를 뚜렷이 한다. 따라서 하나님이 살아 계신 증거는 역사와 섭리에서 찾는 것이 마땅하다. 구약의 말씀이 그렇다. 그러나 그리이스적 사유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존재론적 사유의 틀로써 변증되기를 바라야 했다. 그리고 성서에 나타나는 유수한 말들 역시 존재론적 변증의 논리가 되어야 했다. 유럽신학은 이를 뚜렷이 드러낸 셈이라 하겠다.
   예를 들면 우리는 “도깨비”라는 말을 들어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깨비의 존재를 실증적으로 증명하려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신약성서에 많이 나타나는 “귀신”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존재론적으로 들어가면 그 근거가 빈약하다. 천사, 마귀, 사탄 모두 그렇다. 그러니까 철학에서 “도깨비”를 존재론적으로 증명하기 어렵듯이 성서에 나타나는 귀신이라는 존재도 증명이 어렵거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되기 일쑤다.
   철학에서는 “언어가 존재를 규명한다”는 말을 쓴다. 그러나 언어가 존재를 규명해 내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를테면 “황금 섬”이라는 단어는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황금으로 된 섬의 실재는 없다고 믿는다. 도깨비가 신화나 관념으로는 존재할 수 있지만 과학의 세상에 사는 또는 고대 그리이스 철학에 의존하는 경우를 볼 때, 도깨비의 존재는 증명이 어렵다. 마찬가지로 성서에 나타나는 귀신, 사탄, 천사 모두 그런 범주에 들 수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神은 존재하는가?” 하는 논리가 질문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물론 이는 2000년 서양철학에서, 그리고 조직신학적 범주에서 중요한 주제이었다.
   고대 그리이스적 범주에서 볼 때, 神은 一者, Nous, 제1 원인, 정신... 같은 언어로 설명되었다. 그러니까 神은 존재하는데 그것은 제1 원인 같은 유비(Analogy)로 설명된 것이라 하겠다. 물론 철학자들의 언어 속에도 신화론적 언어는 많이 나타난다. 그러나 그 신화나 신들의 주체는 구약성서에서 말하는 그런 神觀과는 뚜렷이 달랐다.
   초기 기독교의 언어는 변증적 교부들에 의해 체계화 된 점이 있고, 고대의 공의회들을 거치는 동안 존재론적 변증에 따른 신의 위격, 교회의 결의, 신조, 정치 등을 고려 할 때 고대의 고백에서 나타나는 神은 다분히 존재론적 일 것이며, 이는 “역사와 섭리”라는 구약의 개념과는 차이가 생기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점에 있어서 20세기 초 칼 바르트가 쓴 로마서 주석 제 2판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전적인 타자로서의 하나님)
  
   구약 성서에서는 신이 어떤 양식으로 존재하며, 어떤 위격을 가지셨고, 어떻게 출원 하셨는가에 관심이 없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고대 히브리인이나 유대인들의 관심이 아니었다. 적어도 성서는 그렇다. 히브리인들이 아는(고백하는) 신은 이집트의 노예생활에서 자기 조상들을 구원해 내셨다는 것이다. 그 신은 義를 원하며 계약을 맺으시고, 福과 저주를 내리신다. 즉 하나님이 살아 계신 증거는 심판에 있다고 해도 그다지 지나치지 않아 보인다. 다시 말해 행한 대로 갚으시는 하나님이며, 그 하나님이 행한 대로 대가를 주시지 않거나 행한 죄과에 따라 심판이 내려지지 않는다면 이는 이미 그 계약에 있어서 문제가 되는 셈이라 하겠다. 하박국은 바로 그것을 하나님께 따지고 여쭈었다.

   한국 교회의 교인들의 행태를 볼 때, 존재론적인 사유에 익숙하지 않음을 본다. 사회인들이 맹신이라고 비난할 만큼 교회 일에 적극적인 사람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존재론적 변증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들은 서양 종교개혁 신학이 비판한 헌금적 관례를 그대로 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드리는 헌금은 (이미 서양 종교개혁 신학에서 비판할 수 있는)업적(업보?), 보험 드는 심정으로 드리는 예물(미신적 행위?), 드리는 만큼 갚으실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헌금 드리면 복을 받는다, 기도하면 그 대가가 있다(?), 기복(祈福) 같은 언어로 설명 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이것은 서양의 존재론적 변증을 넘어 구약과 직접 연관지을 수 있는 매개가 될 수도 있을까?
   한국 전래 설화에 보면, 은혜 갚는 이야기, 권선징악 같은 것이 드러난다. 이것 역시 존재론적 변증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어떤 설화에 나타나는 두꺼비나 까치가 실제로 사람에게 은혜를 갚을 수 있는 이성이 있는 가, 없는가는 그 설화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약에서 드러나는 ‘행한 대로 갚으시는 하느님’은 사람을 평가하심에 있어서 그 죄과와 선한 일을 보고 갚으신다고 구약 성서는 드러낸다. 쉽게 말해 똑바로 살면 복 받고, 나쁘게 살거나 하나님이 주신 계약을 어기면 벌 받는다는 것이다. 하느님이 존재하는 가장 유력한 근거는 존재론적 변증이 아니라 약속과 기대, 섭리 같은 것에서 드러나는 것이 구약의 하느님이라 보여지고 이는 신약과도 동떨어질 수 없다 여겨진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자, 묘청, 계백, 신채호, 누루하치, 아골타 같은 사람들에 대해 어느 정도의 이해를 하고 있는 가?
   우리의 역사에서 그 어떤 자리나 제도권에 들어간 사람들 가운데 정말 그 자리가 어울리는 사람들이 몇 퍼센트 쯤 된다고 여기는가? 정치가, 교회 지도자, 사회 운동가, 기술자, 과학자 등.
   과연 우리의 교육제도는 사람이 타고난(신으로부터 받은) 저마다의 소질이 충분히 발휘시키고 있는가?
   만약 어울리지 않는 만남, 어울리지 않는 직위, 어울리지 않는 명예, 어울리지 않는 공로패, 어울리지 않는 직업, 하기 싫은데 마지못해 하는 공부, 하기 싫은데 마지못해 하는 목회, 할 능력도 안 되면서 하려고 하는 목회, 지식적인 사람이 현장으로 가려는 投射, 교수답지 못한 교수, 목사답지 못한 목사, 군인답지 못한 군인 등은 주변에 알고 모르게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내가 아는 어느 목사는 교회 직제를 실제로 싫어한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추측되는데, 그 하나는 교회가 이상하거나 그가 이상하거나 일 것이다. 그 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그가 꿈꾸고 기대해 온 일을 못하고 그가 뼈저리게 고통 하였던 간접경험의 안 좋은 기억을 갖고 목회 일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구약에서 이런 것을 배웠다. 1.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킨 사람들은 하나님이 복을 주셔야 마땅하다. 2. 능력은 좀 모자라지만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은 하나님의 기적이 나타난다. 3. 하나님이 보시기에 옳은 일행한 사람은 복을 받고, 악한 일 행한 사람은 벌 받는다. 4. 신의 존재는 존재론적 증명에 의해서가 아니라 행위(섭리)에 따라 증명될 뿐이며, 사실 증명 따위에는 별 관심이 없다. 5. 우리가 남북으로 갈라져 사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다.(아마 틀림없이 조상들이 엄청난 죄과를 저질렀을 것이다) 6. 우리나라가 좁은 국토를 둘로 갈라놓고 비싼 부동산을 거래하는 일 역시 어느 날 갑자기 생긴 일이 아닐 것이다. 7. 한국 교회가 수많은 교파로 나누어 진 것 역시 우연이 아닐 것이다. 8. 장백산을 갈 때, 지나를 통해 갈 수는 있어도 북한을 통해 가는 일이 어려운 것 역시 우연한 일이 아닐 것이다. 9. 6자 회담을 평양에서 안 하고 북경에서 하는 일 역시 우연이 아닐 것이다. 10. 남북 당국이 어쩌면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었을 일인지 모르는데도 온갖 강국들이 다 달라붙어 우리의 일을 논하는 것 역시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나도한마디 2005-07-29 15:32	지나가면서 나도 한마디 하련다. 위의 글과는 관련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관련이 어느정도는 있을 수도 있다. 어떤 분이 그런다. 기독교가 욕을 얻어먹고 이단이 횡행하는 것은 교역자들과 기독교인들이 똑바로 신앙생활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인간들의 무지와 악한 본성이 말씀보다는 자신의 논리와 신념을 만들어 또하나의 우물안 개구리식의 자기주장을 정당화해 그럴싸한 신화를 만들어 내는게 아닌가 싶다. 예수님이 오시기 이전에도 그랬고, 오셨던 때에도 그랬고, 그리고 오순절 후 성령이 임하시고 능력이 나타날 때에도 이단과 사이비는 언제나 존재했다. 그러니 아무리 말씀을 잘 믿고, 예수님의 가르침에 잘 따른다해도 "완전한 나라"나 "완전한 영향"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충 대충식의 믿음과 순종을 해야한다는 건 더더욱 아니될 말. 신앙은 학식이 아무리 깊다해도 일상적인 삶 속에서 체험화되지 않으면 설명하기 어렵다. 이것이 동행이라는 표현으로 써도 무리가 될련지 모르겠다. 귀신이니 마귀, 그리고 사단에 대한 설명도 마찬가지이다. 말씀과 잘 접목된 믿음과 따름이 없으면 이상한 사변만을 늘어놓게 되는 것고, 기복적인 신앙의 틀 속에 갇혀 자기 중심적인 자의적 해석과 신앙생활로 전락되어 주위를 더욱 어지럽히면서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또하나의 빌미만을 제공하게 된다. 나보다 더 악한 자를 들어 나를 치시는 건 나에 대한 사랑이요, 악한 자에 대한 또 다른 회초리가 됨을 하박국은 알았기에 즐거이 노래할 수 있었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