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재를 그리워 하며..... |
 
|
| 록키대간 2005-04-16 (토) 17:31 추천:214 조회:2558 211.xxx.242 | |
|
|
|
|
제목: 단재를 그리워하며...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이름이 잘못 남겨진 어떤 스님을 기렸습니다. 기리고 그리워하다 뼈에 사무쳐 돌지기가 되었습니다. 뒤안길에 서서 지나쳐 버린 시간을 애달파 합니다. 아프고 쓰라린 젊은 날의 뒤안길에 서서 그대를 그리워합니다. 지나온 뒤안길이란 나와 너의 싸움인 줄 알 고 그 넋을 기리느라 싸웠습니다. 감(金)씨를 원망하며 싸웠습니다. 가진 자들의 좁은 눈이 한 없이 안타까워 온 몸으로 부딪쳐 싸웠습니다. 가진 무기가 없어 글로써 싸웠습니다. 가진 돈이 없어 붓으로 싸웠습니다. 가진 것이라고는 몸둥아리 밖에 없어 노래로 싸웠습니다. 나의 노래가 죽어가는 이 땅에 한 줌의 핏덩이가 되기를 바라며 온 몸으로 울부짖었습니다. 싸우다 들켜 이웃 동무들한테 오해를 샀습니다. 동무들은 그를 미워합니다. 동무들은 그를 가두었습니다. 이제 그가 할 일은 온몸으로 노래하는 것 말고는 없었습니다. 마침내 그는 자신을 바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가진 소도 없고, 기르는 양도 없어 자신을 드리기로 하였습니다. 젊은 나이에 못다 핀 꽃한송이 되어 민족의 앞길에 징검다리가 되고자 하였습니다. 대지(大地)의 제단에 바칠 것 없어 자신의 피를 뿌리기로 했습니다. 그해 여순의 겨울은 슬슬하였습니다. 겨울 날 하늘을 바라보며 별님에게 말합니다. “별아 별아 별들아 나는 이제 너희들을 볼 수 없지만 너희들은 저 하늘에서 나를 바라봐 다오 글구 나의 이야기 좀 알려주지 않으련? 나의 아이들에게 말이다.” 그는 나약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싸울 힘도 없으면서 시간이란 나와 너의 싸움이다고 하는 못난이였습니다. 그는 가진 무기도 없으면서 고작 붓 한 자루 들고 번뇌의 마당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는 바보입니다. 어떤 스님의 뒤를 따라 그도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그 스님은 동무라도 있고, 칼 몇 자루는 들고 싸웠는데 그는 기껏 붓 한 자루 밖에 쓸 줄 모르는 바보였습니다 그 바보는 싸울 줄도 모르면서 뒤안길을 돌아보는 등신이었습니다. 그것도 뒤안길 이야기로 싸우겠다는 어린양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 옛날 장춘시(市)에서 일어난 할아버지들을 그리워하며 싸웠습니다. 죽어서 썩은 몸둥아리 밖에 안 남은 그 할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려 온 몸으로 싸웠습니다. 싸우다 갇힌 그는 동무들한테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는 동포의 제단에 하나 뿐인 몸둥아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고즈넉한 소리로 우리의 귓가에 맴돌고 있습니다. 그는 하늘나라에서 그 어떤 스님과 함께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그 두분 생각 할 때 이내 맘 부끄러워 오늘도 눈물로써 부르짖습니다. 잠자는 한울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일어 나셔서 조율 한 번 해 주소서 두 손 모아 빕니다. 그 옛날 하늘빛 그리워하며 북녘 쳐다봅니다. 그 옛날 미소 지으며 별들에게 약속한 님을 그리며 어느 산골 한적한 곳에서 별님과 이야기 합니다. |
| 
|
강성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