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나는 급진적인 사람이었다.

밝은 귀 2005-04-14 (목) 15:52 추천:183 조회:2619 211.xxx.242

   안녕 하세요? 얼마 전 이 곳을 찾은 네티즌 밝은 귀 입니다. 저는 신학 전문가는 아니지만 가끔 신학 서적을 접하는 사람일 따름입니다. 누구는 저 보고 학부 3학년 수준이라 하셨는데,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학교 3학년 수준인지 알지 못하나 학부 3학년 정도만 되어도 제 글 정도는 우습지도 않다는 듯이 받아 넘긴 그 사람 조금 궁금합니다. 저는 신학 전문가는 아니지만 가끔 신학 책을 접하는 사람이므로  저를 재야 신학자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다름이 아니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말이 있어 들렀습니다.

   20세기 초 스위스의 칼 바르트 라는 사람은 다음과 같이 술회 했습니다.

나는 한 때 역사 비평학자(?)였고, 빨갱이 목사였다. 그러나 내가 역사 비평학이나 사회주의로 부터 돌아 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역사 비평학이나 종교 사회주의가 성서만큼 심오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1914년 8월 초순은 나에게 암흑의 날이었다. 93인의 지식인들이 빌헬름 2세의 전쟁 지지 성명에 찬성한 날이었고, (놀랍게도) 거기에는 내가 그 동안 존경하고 따랐던 신학자들이 들어 있었다... 나는 더 이상 그들의 성서 비평학과 신학을 따르지 않기로 했다.... 나는 더 이상 19세기 신학이 미래를 열어 나갈 수 없음을 절감했다.

   안병무는 갈릴레아의 예수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논술한다.

내가 독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뒤 나는 한국의 상황을 절감 했다. 그것은 군사정권의 장기화와 계속 되는 민주화 운동이다.... 나는 한국이라는 현장에서  예수를 발견한다. 고대의 갈릴리라는 곳에서 일어났던 예수의 민중운동에서 나는 한국의 민중운동을 찾는다....

   문익환 역시 위와 비슷한 논지를 펼친다. 그 점에 있어서 민중신학은 한국, 근본주의 복음주의 노선이 하지 못하는 고발을 했고, 신학적 정직성을 나름대로는 가지고 있었다고 여겨진다.

   이제 나의 이야기를 조금 하겠다.

나는 20대에 기독교에 대한 지독한 회의를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닌 내가 어쩔 수 없이 만난 부모가 지독한 기독교인들이었고, 그 분들의 신앙 강조는 나의 이성을 담보로 나를 미신적인 사람이 되도록 종용하는 듯했다. 무조건 믿으라는 말, 또는 '넌 아직 체험이 없어서 그래!' 라는 답답하기 그지 없는 말만 되뇌이는 부모가 한없이 안타깝게 느껴졌고, 급기야 부모와 심하게 다툰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나는 좀처럼 부모에게 항의 하지 않고 자란 편이었고, 상당히 정직하고 성실하다는 평가를 고등학교 선생님들로 부터 듣고 자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앙심에 관한 것만큼은 결코 양보할 수 없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나의 신앙 양심을 담보로 내가 20 여년간 속고 지내도록 나를 쇄뇌시킨 환경이 싫었고, 부모가 싫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부모에게 고마워 하지만 나의 신앙의 자유를 침해하고 내가 건설적인 판단을 못하도록 미신적이고, 열광적인 교회 분위기, 내가 온 마음으로부터 거절해왔던 그것을 끊임없이 강요하다 시피 한 부모가 한 없이 짜증이 났다. 적어도 유아기나 아동기에는 저항할 능력이 못 되어 거기에 순응 했지만 20대이후부터는 달랐다. 그 뒤 부터 나는 반 그리스도(Anti-Christ)하기로 마음 먹었다. 부모나 주변 교회들의 좋지 못한 소식들은 나를 더욱 반 그리스도화 되게 만들었다. 교회 어른들(특히 어떤 장로들이나 목사들)은 나를 비교회론자나 비기독교인으로 만들지 않고, 반 그리스도인으로 만들었다.

   나는 드디어 대학에서 인문학 분야를 배우기 시작했다. 나는 신학은 잘 모르지만 하도 부모들이 강요해서 '그럼 우리 부모가 믿는 신앙이 어떤 것인지 공부라도 좀 해 보고 싶었다.' 이것이 내가 신학을 공부하게 만든 동기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러던 중 나는 민중 신학자들, 변선환 박사의 글들, 특히 서양 학자들의 성서 비평을 대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글들은 나를 적지 않게 매료 시켰다. 기독교 해부적이라 할 서양의 역사 비평학은 나를 적지 않게 만족시켰고, 철학자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이체나 가끔씩 인용되는 버들런드 럿셀의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라는 책에서 인용된 문구들은 나를 매우 기쁘게 해 주었다. 나의 교회나 교회 어른들에 대한 불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실 어느 일반 역사가라 할지라도 서양 신학자들의 비평만큼 성서를 심오하게 해부해 주지는 못했다. 지그문트 프로이드의 "종교의 기원"이라는 책 못지 않게 성서 비평학자들의 비판은 나를 만족시켰다. 나는 아직 인류학자나 일반 역사가들에게서 서양 성서 비평가들 만큼 성서를 깊이 있게 비평해 주는 글을 아직 못 접했다. 나는 진보가 아니었다. 한국 사회에서 진보로 불리는 안병무의 이론은 나에게 극히 보수스러운 말에 지나지 않았으며, 불트만 학파 중 극 좌파의 책을 드리민다 할지라도 나는 조금도 두려워 하지 않았다. 아니 나에게 그런 책을 누가 한권이라도 사 주면 좋겠다 여겼다. 나는 그런 책을 읽는 것이 한없이 기뻤다. 이런 내가 교회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일찌감치 무리라고 생각했다. 나는 교회 비판적이고 성서비평적인 것이 한없이 즐거웠다.

   이런 생활을 즐기던 나는 최근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이 곳 말고 다른 곳을 통해), 또는 최근에 나온 역사관련 글들을 통해 일본이라는 나라의 매우 놀라운 가치를 발견했다. 그것은 그 동안 내가 들어 알 고 있던 것과 사뭇 다른 일이었다. 그것은 바로 일본은 고조선의 계승자이며, 우리의 동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역사 비평적이지만 "민족"이나 "애국"이라는 가치를 대단히 존중히 여기는 사람이다. 그런데 내가 그 동안 알 고 있던 한국의 이른 바 진보적인 학자들이나 운동가들은 반일적이었다. 나는 이것만큼은 찬성할 수 없었다. 그들의 주장이 아무리 그럴싸한 말로 나를 설득했다 할지라도 내가 소중히 여긴 일본-만주-고조선이라는 가치와는 결코 바꿀 수 없음을 절감했다. 그 뒤 부터 나는 극히 폐쇄적이라 알려져 있던 기독교 교파에게서도 약간의 희망을 발견 할 수 있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닌 친일 행각을 한 일제시대 기독교인들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기에 따라서 이들은 주기철 같은 사람들 보다 애국자가 된 셈이었다. 왜냐하면 주기철 목사는 현대적인 단군이라 불리 울 일본의 텐노에 대해 반대했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신사참배는 타협이고, 신앙의 변절인 듯 보이지만 실은 그것이 우리 한반도 사람들이 적어도 1600 여년 간 지키지 못한 중요한 민족 정체성 중에 하나라는 사실을 지나쳐 버린 점이 있다고 한다면 교회가 결의한 국가(일본) 정책 찬성은 긍적적인 동기를 찾을 수 있다.

   그러므로 나는 지금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닌 셈이 돼어 버렸다.
   이탈리아의 뭇솔리니는 그의 논문에서 이런 내용의 말을 하였다.

"우리는 자본가이며, 노동자이고, 우리는 귀족이며, 프롤레타리아이며, 우리는 뭐도 되고, 뭐도 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정책도 찬성 할 수 있고, 우리는 저런 정책도 찬성 할 수 있다....   모두 다 일리가 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확고한 점 우리는 민족이다."
   결국 사르데니아의 병합으로 이탈리아는 통일 된다. 19세기 근대 도이치란트는 O. E. L. 비스마르크의 정책에 따라 마침내 통일을 이룬다. 통일을 이룬 독일은 영국과 프랑스에 뒤질세라 밖으로 눈을 돌린다. 이런 흐름에 뒤질 수 없었던 나라들이 있는 데, 그 세력은 바로 슬라브족이었다. 물론 이 두 세력의 충돌은 세계 대전을 낳았다. 우리는 흔히 전쟁을 일으킨 독일의 과오를 비난 하기 쉽다. 그러나 그 동안 독일이 겪은 고충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못한 경향이 짙을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만 예를 들면, 독일은 종교갈등으로 30년 전쟁 때 그 나라 인구의 2/3를 잃었다. 독일은 서유럽 사회에서 철저히 당하고 산 나라이며, 통일이 이루어 지지 않아 지방간 관세나 경제 문제에 있어서도 매우 부조리가 많은 나라였다. 영국이나 프랑스가 식민지를 확장 할 때에도 독일은 통일조차 안 된 나라였다. 단지 이런 이태리나 독일을 향하여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그 나라 사람들의 삶의 자리에 있어 보지 못한 사람들의 편견 일 뿐이다. 실은 영국과 프랑스의 죄도 매우 크다. 하나 우리는 독일과 이태리, 특히 독일의 죄과만 묻는 경향이 있다.

   이제 아시아로 와 보자, 과연 일본을 탓할 수 있는가? 그 전에 먼저 일본을 이해해야 한다. 그들이 왜 그렇게 밖에 선택을 할 수 없었으며, 무엇 때문에 정한론을 펼 수밖에 없었는지를 철저히 이해해 보지 못한 사람들의 어설픈 잣대는 사양 하겠다.

   우리는 진정한 친일 민족주의 자가 되지 않는 한,  참된 애국심을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이 최근 나로 하여금 급진적이었던 신학 성향에서 이제는 보수적인 사람들의 말도 일방적으로 무시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되었다.    

   오늘 자 국민일보에 기독교 장로회 김동원 총회장 등 순례단이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과 교과서 왜곡. 규탄을 한다고 했다. 그럼 나는 이렇게 묻겠다. "당신들은 고조선을 아십니까? 그리고 고대 신라의 반역질을 아십니까? 세계에서 쪽바리라는 말을 가장 많이 쓰는 나라가 한국이라는 것을 아십니까? 당신들은 고대에 백강 전투에서 만 여명의 병사가 순국의 피를 흘린 일을 아십니까? 당신들은 고대 전남 나주 지방에 '왜'라고 불린 집단이 있었다는 것을 아십니까? 님들은 고대 사회에 있어서 한국인 이라는 말이 "왜국인"이라는 말과 동의어나 다름 없었다는 것을 아십니까?" 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