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한국에서의 교회와 국가

지나는 이 2005-03-03 (목) 15:36 추천:181 조회:2386 211.xxx.242

   오늘도 그냥 인사차 한 번 들러봤다. 재미로 ㅋㅋ

   그냥 재미로 들러는 것이 별로 반갑지 않을는지는 모르지만 가끔 난 이런 종교사이트에도 참여해 본다. 어쩌다 들러 본 호신 게시판에 보니까, 누군가가 조직신학적인 주제로 "한국에서 교회와 국가"라는 글이 있어 나도 재미로 몇마디 하려한다. 그냥 재미삼아 하는 말이다 보니 별 뜻이 없다. 그냥 심심풀이로 읽어주기 바란다. 참고로 나는 그 주제 잡은사람 개인적으로 전혀 모른다. 주제가 인상적이어서 쓰는 것 뿐이다.

   여러분들이 생각하기에 교회와 국가는 어떤 것 같은가? 가끔 이 곳에 들어오는 누구는 영국에 있는 모양이던데 영국에서는 교회와 국가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잘 아시다시피 기독교는 이른 바 서양종교이다. 그러므로 서양에서는 뿌리가 깊고 국교 같은 성격을 갖지만 한국은 다르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교회와 국가라고 할 때 영국의 것과는 달라야 한다. 이는 독일과 비교할 때도, 네들란드나 프랑스와 비교할 때도 마찬가지이어야 한다. 물론 미국과 비교해도 그렇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 "교회와 국가"라고 했다면 한국에서는 "사찰과 국가" 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는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우리가 "교회와 국가"라고 할만큼의 기독교적 전통이 뿌리 깊지 못하다는 특징이 있다.

   난 가끔 인사동을 가 본다. 그 곳에는 외국인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서울영락교회도 가 볼 때가 있다. 하지만 영락교회에는 외국인들이 많지 않았거나 못 만날 때가 많이 있을 것이다. 그 말은 달리 표현하면 외국인들은 한국에 왔을 때 영락교회 보다 경복궁이나 안국동, 인사동을 확실히 많이 찾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아무리 큰 교회당을 건축한다해도 서양인들은 안국동이나 창경궁을 방문하지 수십억 들어 지은 예배당을 보러 가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독일에 쾰른 성당을 관광삼아 가 볼 수는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름도 없는, 예를 들어 독일에 아주 조그마한 곳에서 누군가가 불도를 따르면서 암자 같은 공간을 하나 마련했다고 하자, 그러면 한국인들이 그 암자를 찾겠는가?
   나라면 시간 아까워서 안 찾는다. 왜냐하면 그런 불교의 전통은 아시아쪽이 훨씬 더 많이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 역시 마찬가지인 셈이다. 서양인이 한국에 와서 칼 바르트를 묻겠는가? 마르틴 루터를 묻겠는가? 아니면 이이나 이황을 묻겠는가? 그 결과는 너무 뻔하지 않겠는가?
   우리나라에서는 고 한경직 목사님이 유명하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그럴까? 물론 템플턴 상을 수상하신 분이라 몇몇은 기억할지 몰라도 그리 유명한 분이 아니다.
   독일에서 한경직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신학자가 몇이나 될까? 난 모른다. 그러나 안병무는 소개되어 있다. "민중신학"이라는 이름으로...
   즉 그나마 한국인의 신학이라는 어떤 명제를 찾을 때 독일사람들은 안병무를 그나마 드러내더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독일에서 조용기나 김삼환을 알아줄까? 개척한 교회 건축물도 크고, 교인 숫자도 많으며, 경이할 숫자가 새벽기도에 참석하는데 과연 알아줄까? 그 정도의 숫자가 새벽마다 기도하는 신앙생활을 광인이라 부르지 않고 건전한 신앙생활이라고 이해해 줄까?
   이렇듯 한국은 기독교의 역사가 짧다. 그에 따라 교회와 국가간의 관계 역시 어떻게 봐야할지 의문이다. 다시 말해 기형적으로 교회가 덩치만 커버린 것처럼 보인다. 이럴 경우 우리는 건전한 국가와 교회의 관계 설립이 어렵게 된다. 뿐만 아니라 종교의 자유를 허락하고 국교가 없는 민주주의 상황에서 교회와 국가의 관계란 본질적으로 강제성이 아닌 참여에 의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 뿐만 아니라 교회와 국가라 할 때 그 교회는 다교파 사회이기에 무엇을 기준으로 삼기가 매우 어렵다. 이를테면 장로파만 해도 백개가 넘는다. 그렇다면 이런 다양성 속에서 어떤 단합된 윤리성을 제시할 수 있단 말인가?

강성열 2005-03-07 22:55	아무도 댓글을 달지 않는 것 같아 한 마디, 한국에서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논함에 있어서 문제는 한국 교회가 다교파성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국가에 대응할 만한 하나의 구심점을 논하기 어렵다는 점이겠지요. 정말 좋은 통찰이라 여겨집니다. 다교파성을 가진 교회에서 하나의 통일된 윤리를 찾아내는 작업- 참으로 힘든 작업일 것 같수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갈갈이 찢긴 한국 교회를 하나로 묶어내야 하는 작업이기도 하기에... 교회 일치와 연합, 에큐메니칼 운동 등등 새삼스럽게 한국 교회의 과제가 맘속에 무거운 숙제로 다가오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