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웃음으로 가는 천국

강성열 2003-03-18 (화) 00:00 추천:451 조회:7697 211.xxx.125

기이하게도 예수님의 얼굴을 그린 성화(聖畵)들 중에는 예수님께서 웃으시는 모습을 그린 것이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그림 속에 나타나는 예수님의 얼굴은 한결같이 웃음기를 잃은 근엄한 표정으로 가득 차 있다. 예수님의 생애를 그리고 있는 영화도, 예수님에 관해서 기록하는 무수한 글들도 마찬가지이다. 어디를 보아도 웃으시는 예수님의 얼굴은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그러나 정말 예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그렇게 웃음기 없는 얼굴로 천국 복음을 전하셨을까? 그렇게 인자하신 얼굴로 어린 아이들을 반갑게 맞아주시고 그들을 축복하시던 예수님의 얼굴에 웃음기가 없다고 생각해 보라. 눈에 들보(집을 떠받치는 기둥!)가 들어간 사람이 눈에 티가 들어간 사람을 향하여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꺼내줄게!”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천연스럽게 설교하시던(마 7:3-4) 예수님의 얼굴은 과연 어떤 표정이었을까?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말씀하시던(눅 18:25) 예수님의 표정은 또 어떠했겠는가? 정말 웃음기 넘치는 얼굴이 아니었겠는가? 아마 예수님처럼 얼굴에 평화가 넘치고 즐거움과 기쁨, 그리고 그로부터 비롯된 웃음이 가득 찬 사람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사도 바울의 경우도 예외일 수 없다. 그가 감옥에 갇혀 있을 때 빌립보 교인들에게 권면했던 말씀을 생각해 보라: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빌 4:4). 이 말씀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과 절망의 상황 속에 있던 그가 감옥 밖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서 자신 있게 한 것이다. 바울의 이 권면은 예수님을 닮은 그가 평소에 얼마나 기쁨에 가득 찬 삶을 살고 있었는가를 잘 보여 준다. 감옥에 갇혀 있을 때에조차 하나님을 찬미하던 그였으니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실라와 함께 빌립보 감옥에 갇혔을 때에도 밤중에 하나님께 찬미하다가 하나님의 기적을 체험한 사람이다(행 16:25-26).

참으로 바울은 기쁨과 즐거움의 사람이었다. 복음을 위해 자신의 삶을 아낌없이 바친 사람이었고 죽음의 그늘이 그의 삶을 뒤덮을 때에조차 기쁨의 찬미를 불렀던 사람이었다. 그 이유는 오직 하나였다. 하나님께서 죄와 사망의 굴레 아래 있던 그를 자유의 몸으로 구속해 주셨기 때문이다. 주님께서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그를 하나님의 친자녀로 인치시고 세상의 어떤 것도 소멸치 못할 영원한 생명을 주셨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롬 8:28)을 삶의 구석구석에서 절실하게 경험했던 그였기에 기쁨이 우러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책에 실린 박형규 목사님의 글들은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바울의 이러한 모습을 생각나게 한다. 박목사님은 신앙 생활과 교회 생활의 구석구석에서 우러나온 재미난 이야기들을 통해서 예수 믿는 사람들이 삶 속에서 웃음을 되찾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에 희락과 화평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예수 믿는 사람들은 박목사님 말처럼 늘 웃으면서 살아야 할 사람들임이 너무도 분명해진다.

이제 고개를 젖힌 채로 호탕하게 웃으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자. 웃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사는 그리스도인이라면 결코 찌푸린 얼굴로 세상을 살지는 않을 것이다. 도리어 늘 주님의 평화와 기쁨으로 가득 찬 표정을 짓고 살 것이다. 항상 기쁨이 넘치는 얼굴로 사람을 대하도록 하자. 하나님의 자녀 된 자들의 기쁨이 어떠한지를 주위 사람들에게 몸으로 보여주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는 사람들 모두가 늘 주님의 웃음을 세상 사람들에게 선사하는 신실한 믿음의 사람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 이 글은 『웃음으로 가는 천국』(박형규 목사 지음/ 보이스사, 2002년)에 제가 썼던 추천의 글입니다. 박형규 목사님은 지난 70년대에 호남신학대학교에서 10여 년 동안 조직신학을 가르치시다가 오랫동안 미국에서 이민 목회에 전념하셨고 한때 미국 장로회 아틀란타 노회장을 역임하기도 하신 분입니다. 박목사님의 이 책은 구내 서점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박목사님은 또한 이민 목회의 애환을 담은 『당신은 예수 믿어야 살 팔자요』(누리콤, 1995년)라는 신앙수상집을 내시기도 했습니다. 이 책 역시 구내 서점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읽어보시고 많은 유익 얻으시기 바랍니다.

강성열 2011-08-27 20:21	2011-3-31 방림교회 목회자 글방에도 올렸습니다~

강성열 2023-10-08 18:39	23-10-8 네이버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