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신앙과 공부(2005년 8월 2일 호신 영성수련회 선택 특강)

강성열 2005-08-11 (목) 18:13 추천:606 조회:9522 211.xxx.15

아래의 원고는 2005년 8월 2일 호신 영성수련회 때
<신앙과 공부>라는 주제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여 진행한
선택 특강의 원고입니다.
평소에 썼던 원고들 일부가 뒤섞여 있기는 하나
이 주제에 관하여 관심을 갖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여 올립니다.
과연 두 마리의 토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어디 한 번 빠져봅시다~~

<신앙과 공부>

이솝 우화: 새끼 돼지 12마리가 소풍을 갔다. 냇가를 건넌 후 숫자 확인하는데, 아무리 세어도 11명이었다. 누구도 숫자를 센 자기 자신을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종의 자기 상실을 비꼰 우화이다. 신앙의 출발점은 “나는 누구인가?”(Who am I?)를 아는 데서 비롯된다. 남녀노소에 차이가 없다. 하나님 앞에서의 나는 과연 누구인가? 이게 가장 중요하다. 누가복음 5장에 보면 베드로가 예수를 처음 만나는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나를 떠나소서!” 베드로는 예수를 만나는 순간 자신이 어떠한 존재인지를 통찰한다. 이사야 6장이나 사무엘의 소명(삼상 3장)도 마찬가지이다. 먼저 예수를 만나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누구인지를 안다. 운동을 아무리 잘 해도 세계적인 선수 앞에서는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아는 것처럼 말이다.

인간은 어떤 점에서 죄인인가? 죄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가? 창세기 원역사에 그 해답이 있다. 그 중에서도 선악과 이야기가 그렇다. 죄의 본질은 인간이 하나님처럼 되려는 것, 하나님으로부터 독립하려는 경향, 피조물이기를 거부하고서 자신이 주인 노릇하려는 경향을 의미한다. 임종을 앞둔 어떤 아버지의 생각: God is Nowhere! → 아들이 이를 고쳐놓는다: God is now here!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부르신 목적은 죄에 빠진 인류를 구원하기 위함이다. 모든 기독교인은 아브라함의 길을 따라야 한다. 하란(옛 세상, 옛 사람, 옛 성품)을 떠나 가나안으로, 이집트를 떠나 가나안으로(출애굽) 향해 가야 한다. 탈-향(脫-向)의 신앙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아브라함처럼 하나님을 따르는 길인가? (1) 경건 생활에 힘쓰라: 성경 읽고 기도하는 생활을 일컫는다. 도끼날 비유를 예로 들 수 있다. 하루 종일 조금도 쉬지 않고 나무를 한 사람의 작업량과 1시간 간격으로 쉬면서 도끼날을 간 사람의 작업량이 같은 수는 없다. <성경이 깨끗하면 마음이 더럽지만, 성경이 더러우면 마음이 깨끗하다>는 말을 잊지 말도록 하라.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요, 호흡이다. 기도는 자기 신뢰를 버리고 온전히 하나님만을 신뢰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등산의 비유를 들어보자. 거대한 산에서 길을 잃으면 내려가지 말고 무조건 올라가야 한다. 그래야 길과 마을이 보이고 자기가 어디쯤에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올라가는 체험, 이것이 바로 경건생활인 것이다. 매일같이 주님을 만나고, 주님과 동행하는 생활에 힘써야 한다.

(2) 학생으로서 공부에 최선을 다하라. 공부는 집중력의 문제이다: 개구리 한 마리가 길에 파여진 꽤 깊은 구덩이에 빠졌다. 친구 개구리들이 도와주며 아무리 꺼내어 나오게 하려해도 모든 게 허사였다. 결국 친구 개구리들은 포기하고 다 가버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이튿날이었다. 친구 개구리들이 보니 어제 구덩이에 빠졌던 그 개구리가 신나게 깡충거리며 지나가는 것이었다. 깜짝 놀란 친구들이 도대체 어떻게 그 구덩이에서 나왔는가고 물어보았더니 그 개구리가 다음과 같이 대답을 했다. “글쎄 말이야, 자네들이 다 가버리고 내가 구덩이에 빠진 채로 있는데 저 앞에서 큰 트럭이 한 대 이 길로 오고 있지 않겠어? 그래서 나는 그 구덩이에서 나오지 않으면 안 되었거든!”    

정신을 집중하면 못할 일이 없다(精神一到何事不成). 학교 공부만이 공부가 아니다. 삶 전체가 공부이다. 죽을 때까지 공부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읽으라. 독서에 힘을 쓰라. 도서관에서 빌려 보든가 사서 보든가 책을 가까이 해야 한다. 나는 한 달에 책을 150만원 어치를 산 적이 있다. 미국 책이 비싸서 그렇게 돈이 많이 들었다. 그러나 아깝지 않다. 지금도 부지런히 책을 사서 본다. 한 끼 덜 먹더라고 책 사는 데는 아깝지가 않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목표(꿈과 비전)를 분명하게 세우고(어느 분야든 최고 전문가가 된다는 생각)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는 데 있다. 한 번 지나간 시간을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다. 시간은 금이라는 속담을 기억하라. 항상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에 상응하는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역사상 위대한 사람들의 생활 습관이나 삶의 철학이 그렇다. 공부는 학생의 본분이다. 공부는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IQ는 중요하지 않다. 수업 시간에 설명을 들으면서 외우고 공책 정리를 하면서 외운다. 벼락치기 공부는 별로 효과가 없다. 평소에 열심히 해두어야 한다.

(3) 남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착한 사람, 그리고 정직한 사람이 되어라. 공부를 잘하고 성공한다고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돈 많이 벌었다고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면 사람들이 온통 크게 되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이 우러를 정도로 크게 되어 큰 소리 치고 살려는 욕심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에서 크게 되어 큰 소리 치고 사는 사람들 치고 제대로 된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 도덕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나라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나 사업을 크게 하는 사람들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다들 자기 잇속 챙기는 데에는 악착같이 달라 들면서도 정작 다수의 유익을 위한 선한 일에는 별반 관심이 없다.

물고기의 세계를 보면 그 점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큰 물고기는 중간 물고기를 잡아먹고 중간 물고기는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작은 물고기는 더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멸종하는 것은 몸집이 큰 물고기이다. 작은 물고기는 갈수록 늘어난다. 동물의 세계도 마찬가지이다. 호랑이나 사자, 코끼리 따위가 멸종하지 힘없고 약한 동물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토끼, 다람쥐 등). 이솝 우화에 햇빛과 구름 사이의 대결에 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이다. 마음이 부드럽고 착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훌륭하고 멋있는 삶이다.

마음이 착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돈을 벌고 재산이 많아도, 이름이 널리 알려져도 소용이 없다. 마음 바탕이 착하고 어질어야 한다. 남을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은 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돈을 많이 벌어도 소용이 없다. 자기만을 생각하는 삶의 자세를 버려야 한다. egoism/ meism. 어떠한 방법을 쓰든 경쟁하여 이겨야 한다는 살벌한 생각보다는 남을 위해 봉사하는 아름다운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 예) 포도주 잔치에 포도주 한 병씩을 가져오라고 했는데 다 모아보니까 맹물이었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에게 관심을 가진다. 남을 생각하는 마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15세 소년의 뇌종양, 방사능 치료, 대머리, 학급 아이들의 삭발), <연탄길>, <괭이부리마을 아이들> 같은 책을 보면 그러한 삶에 대한 해답을 얻게 된다. 또한 정직한 삶을 살아야 한다. Honesty is the best policy. 서양의 잘 사는 나라들은 한결같이 기독교 국가이며 정직한 나라들이다. 일본은 기독교 국가가 아니지만 잘 산다. 정직하기 때문이다. 투명한 삶이 모두에게 필요하다. ROTC의 나라 = Republic of Total Comedy/Corruption.

참되고 바르게 살아야 한다. 의롭게 살아야 한다. 차타고 가면서 밖에 쓰레기 버리는 사람 보면 학교에서, 가정에서 이제까지 배운 것이 다 어디 갔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담배꽁초 버리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껌을 버리는 사람도 그렇다. 배운 대로 살아야 한다. 가르쳐준 대로 살아야 한다. 사소한 것부터 잘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부모를 통하여, 선생님을 통하여 배운 것들을 잊지 말고 생활 속에 적용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부모와 선생님이 바라는 사람의 모습이다. 효도하는 삶이라는 것이 다른 게 아니다.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다. 부모가 원하시는 모습을 이루어 가는 것이다.

소금 같은 사람들: 바다에는 3.4%의 소금이 있다. 소금 같은 사람,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람으로서 바른 품성을 갖춘 자가 되어야 한다. 하루하루의 삶을 늘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남에게는 관대하고 너그럽고 자신에게는 엄격해야 한다. 높은 산(지리산) 등반 때 길을 잃으면 꼭대기로 올라가야 한다. 그래야 자기가 있는 위치를 알 수 있고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 수 있다. 일기 쓰는 습관을 갖도록 하라. 그리하여 종국에는 사랑이 넘치는 공동체, 더불어 사는 사회, 함께 사는 사회, 나눔과 섬김의 공동체가 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