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철 참사에서 배우는 교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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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열 2003-02-28 (금) 00:00 추천:713 조회:7044 211.xxx.1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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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다른 동물들로부터 구별 짓는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인간이 시간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인간에게만 있는 이 독특한 시간 인식은 현재를 중심으로 하여 과거와 미래로 확장된다.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들에게도 시간 감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철저하게 창조주 하나님에 의해 본능으로 주입된 것일 뿐이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통합하는 시간 인식이 그들에게는 없다. 그것은 오로지 만물의 영장으로 창조된 인간에게만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과거의 경험에 기초하여 현재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미래의 우발적 사건들에 대비하는 태도가 그렇다. 우리는 이러한 시간 인식의 한 분명한 예를 지난 2월 26일 대구에서 있었던 지하철 방화 참사와 그에 대한 반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땅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그 사건을 통해서 대단히 많은 것들을 깨달았고 또 배웠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한 사람의 빗나간 행동이 사회에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는지를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울증을 앓아온 한 사람의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 인하여 무려 2백여 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소중한 목숨을 잃지 않았던가! 만일에 우리 사회가 또는 교회가 주변에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자들이나 정신장애인들에게 좀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또 그들을 사랑으로 품어주었더라면, 순전히 ‘혼자 죽기 싫다’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그처럼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나머지 우울증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더 이상 없도록, 사랑과 정의가 넘치는 공동체를 만드는 일이야말로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그 다음으로 우리는 사건 발생시에 상황 판단을 잘못한 지하철 사령실 근무자들이나, 출입문을 잠근 채로 마스터키를 뽑아 달아난 기관사, 그리고 일부 구조대원들의 서투른 대처방식 등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응급 상황에서 신속, 정확하게, 그리고 침착하게 대처할 줄 아는 훈련이 평소에 잘 되어 있었다면, 인명 피해를 훨씬 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순간적인 판단 착오와 미숙한 대응 방식이 얼마나 위험스러운 것인지를 이번 사건은 분명하게 보여 주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한자말이 있지 않은가. 이 문구는 ‘준비하면 걱정이 없다’는 지극히 평범한 가르침을 담고 있다. 그렇다. 우리 모두가 건강하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매사에 치밀하게 준비하고 자신을 가다듬는다면, 어떠한 재난을 당하더라도 침착하게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실종자들의 신원이 충분히 밝혀지기도 전에 대형 포크레인으로 참사 현장을 파헤치는가 하면, 쓰레기 더미에서 유골이 나오게 함으로써 유가족들의 분노를 산 구조 본부의 무성의한 구조 활동에서, 그리고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려고 하기보다는 은폐하기에 바쁜 행정 관료들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에서, 인간이 이처럼 간사하고 무책임할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배운다. 그것은 남의 얘기가 아니다. 누구나 그러한 상황에서는 그렇게 할 수 있음을 이번 사건은 우리에게 분명히 가르쳐 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알아야 한다. 아무리 인간의 간사한 본성이 내 문제에만 신경을 쓰고 남의 문제에 둔감하다 할지라도, 그러한 본성을 따르는 삶이 얼마나 죄악스러운 것인가를 말이다. 다시금 강조하거니와 우리는 이번 기회에 남의 고통과 슬픔을 자신의 것으로 알고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는 기독교의 근본정신을 새롭게 깨우쳐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졸지에 가족을 잃은 채로 실의에 빠져 있는 이웃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사랑을 전하는 일에 있어서 누구보다도 신속해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2003년 3월 10일자 <기독타임스>에 실린 칼럼 원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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