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상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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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열  2023-05-30 (화) 22:32 추천:0 조회:540 121.xxx.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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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를 얘기할 때 출생배경을 빼놓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인물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는 사생아로 태어나 입양아로서 삶을 시작해야 했다. 어미 매는 새끼 매에게 먹이를 줄 때 높은 곳에서 먹이를 떨어뜨린다. 그 먹이를 차지하려고 새끼들은 위험을 무릅쓰게 되고, 개중엔 둥지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는 녀석도 생긴다. ‘낙상매’다. 낙상매는 유별나게 사납고 억샌 매가 돼 금테 발찌를 두루고 임금의 사냥에 사용되곤 했다. 조선후기 실학자 이덕무의 설명이다. 그 역시 서출이다. 인류 역사엔 숱한 낙상매가 등장한다. 독일학자 아이히바움에 의하면 서양출신 천재들의 정신을 분석해 보니 78명의 천재 중 83%인 65명이 육체나 가족관계에서 결함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한다. 프랑스 출신으로 영국왕이 된 정복왕 윌리엄, 상속권을 박탈당했던 인류 최고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 버림받은 공주의 신분으로 세계 제국을 건설한 엘리자베스 1세. 19세기 프랑스의 가장 유명한 극작가 알렉상드르 소(小)뒤마, 19세기 최고의 탐험가 헨리 스탠리, 세계적인 문학가 잭 런던, 20세기 최고의 재즈 가수 빌리 홀리데이, 에바 페론, 피델 카스트로, 알렉산더 해밀턴 등등. 로마에 카이사르가 있었다면 중국에는 진시황이 있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을 평정하고 당당히 중국 대륙의 황제로 군림한 풍운아 진시황. 그 역시 진나라의 거상 여불위의 사생아로 태어났다. 환경을 탓하며 비관과 한탄으로 허송하는 청춘이 있다면 새겨둘 일이다. 때로 결핍은 강력한 무기이며 경쟁력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실패와 좌절을 딛고 일어선 낙상매가 강인한 힘과 생명력을 갖게 되는 이치를. - 최준영(문학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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