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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투표했다      
강성열     2023-03-01 (수) 20:55    추천:0     조회:533     121.xxx.169
♡나는 투표했다♡

                               -류시화-


나는 첫 민들레에게
투표했다

봄이 왔다고 재잘대는
시냇물에게 투표했다

어둠 속에서 홀로 지저귀며
노래값 올리는 밤새에게
투표했다

다른 꽃들이 흙 속에 잠들어 있을 때
연약한 이마로 언 땅 뚫고
유일하게 품은 노란색 다 풀어 꽃 피우는
얼음새꽃에게 투표했다

나는 흰백일홍에게 투표했다
백 일 동안 피고 지고
다시 피는 것이
백 일을 사는 방법임을 아는
꽃에게 투표했다

두 심장 중에서 부서진 적 있는
심장에게 투표했다

부적처럼 희망을 고이 접어
가슴께에 품는
야생 기러기에게 투표했다

나는 잘린 가지에 돋는
새순의 연두색 용지에 투표했다

선택된 정의 앞에서는
투명해져 버리는
투표용지에 투표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와
'네가 틀릴 수도 있다’ 중에서
‘내가 틀릴 수도 있다’에
투표했다

‘나는 바다이다’라고 노래하는
물방울에게 투표했다
나는 별들이 밤하늘에 쓰는
문장에 투표했다

삶이 나에게 화가 난 것이 아니라
내가 삶에게 화가 난 것이라는
문장에 투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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