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리사의 예언직 계승 |
 
|
강성열  2010-06-09 (수) 06:03 추천:391 조회:7910 125.xxx.57 |
|
|
|
|
|
<통독큐티 2010년 6월호 바이블 칼럼> - 엘리사의 예언직 계승 - 열왕기하의 서두 부분(2장)에 있는 엘리야의 승천과 엘리사의 예언직 계승에 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그것은 바로 엘리사가 엘리야에게 요구한 “영감의 갑절”(개역)이 대체 무엇일까 하는 점이다. 개역 개정판은 이를 “당신의 성령이 하시는 역사가 갑절이나 내게 있게 하소서”로 수정하였다. 이러한 내용을 엘리야에게서 요청한 엘리사의 본심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어떠한 의도에서 엘리사는 그런 요청을 한 것일까? 당시의 정황을 정리하면 이렇다: 요단강을 건너고 난 엘리야는 죽음을 목전에 둔 아버지의 심정으로 엘리사에게 축복을 구하라고 말한다(참조. 창 27:4). 다른 예언자 수련생들(“제자들”)에게는 그러한 특권이 허락되지 않았다. 그것은 엘리사가 엘리야의 계승자로 선택되었음을 의미했다. 엘리야의 말에 엘리사는 그에게 있는 능력(히브리어로 ‘루아흐’)의 “두 몫”(히브리어로 ‘피 슈나임’)이 자신에게 주어지면 좋겠다는 요청을 했다. 그의 이러한 요구는 신명기 21:17(이 본문의 “두 몫”도 히브리어로 ‘피 슈나임’)에 근거한 것으로 장자(長子)가 아버지의 유업을 갑절로 받는 것을 의미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엘리사의 이 요구를 잘못 이해하여 마치 엘리사가 엘리야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두 배 더 많은 능력을 바랐던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엘리사는 결코 엘리야보다 갑절이나 유명하거나 갑절이나 많은 기적을 행하기를 구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요구한 것은 엘리야를 능가하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엘리야의 진정한 계승자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장자의 몫을 달라는 것이었다. 그 까닭에 그는 장자가 마땅히 받아야 할 “두 몫”을 요구했고, 그로써 공식적인 예언직 계승을 기대한 것이다. 그렇지만 엘리사가 엘리야에게 요구한 것은 엘리야가 보기에 매우 어려운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가 요구한 ‘루아흐’는 사람에게 속한 것이 아니요, 사람이 마음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었다. 도리어 그것은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것이요, 하나님께 속한 하나님의 영이었다(사 11:2). 하나님께서는 ‘루아흐’를 사사들에게 주셔서 그들로 하여금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게 하셨으며(삿 3:9; 6:34; 11:29; 13:25; 14:6 등), 예언자들에게도 ‘루아흐’를 주셔서 그의 권능의 말씀을 선포하게 하셨다. 엘리야는 그 능력(‘루아흐’)을 가지고서 갈멜산에서의 대결을 승리로 이끌었으며, 두려움 없이 아합과 이세벨의 바알 종교에 맞설 수 있었다. 엘리사가 요구한 것은 바로 그러한 능력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엘리야가 마음대로 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엘리야의 권한 밖에 있는 것이었다. 그 까닭에 엘리야에게는 매우 어려운 부탁이었다. 사람이 마음대로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하나님만이 그 뜻에 합당한 자에게 주시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엘리야로서는 하나님이 그 요구를 들어주실지 장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그 증거로 자신이 하늘로 올리우는 것을 직접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리 말해서 하나님께서 엘리사의 눈을 열어 주셔서 그의 승천 장면을 보게 하시면 그것이 바로 엘리사의 요구가 응답되는 증거라는 얘기였다. 엘리야는 이처럼 최종적인 선택을 하나님께 맡김으로써, 엘리사의 공식적인 예언직 계승이 결코 자신의 개인적인 의사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자 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발견한다. 그것은 곧 하나님의 일이 결코 사람의 힘과 지혜로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엘리야는 예언자로 부름 받았을 때로부터 하늘로 올리우기 직전까지 하나님께서 주신 능력(‘루아흐’)을 가지고서 예언직을 수행했다. 그가 순전히 사람의 능력과 지혜로만 예언직을 수행하고자 했다면, 그는 틀림없이 크게 실패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사람의 능력과 지혜에 의지하지 않고 온전히 하나님의 능력만을 의지했다. 그러했기에 그는 바알 종교에 기초한 아합과 이세벨의 공포 정치에 맞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 점에 있어서는 엘리사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엘리야가 아버지 자격으로 자기를 축복하겠다고 하자 다른 무엇보다도 엘리야에게 임해 있던 하나님의 능력을 구했다. 그는 하나님의 때를 잘 알고 있었던 까닭에 엘리야에게 지상에 더 남아 있어달라고 부탁하지 않았으며, 엘리야를 따라 자기도 하늘로 올라가게 해달라고 부탁하지도 않았다. 그는 변화산에서 황홀한 체험을 했던 제자들이 어지럽고 혼탁한 세상에 내려가지 말고 차라리 그곳에 초막 셋을 짓고 살자고 한 것(마 17:4)처럼 하지 않았으며,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자기 아들들에게 권력과 명예를 얻게 해달라고 한 것(마 20:20-21)처럼 하지도 않았다. 엘리야의 예언직을 계승하기로 되어 있던 엘리사는 당시의 자신에게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기에 그는 예언직을 잘 수행할 수 있는 하나님의 능력이 자신에게 주어지기를 구했다. 초대 교회 성도들과 사도들도 그러했다. 그들은 예루살렘에 모여 힘써 기도함으로 성령을 선물로 받아 하나님의 권능으로 복음의 증인이 될 수 있었다(행 1:8). 바울 사도가 강조했듯이 하나님의 나라는 말, 곧 사람에게 있는 어떤 능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능력에 있다(고전 4:20). 예언자 스가랴가 말한 것처럼 하나님의 일은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루아흐’)으로 되는 것이다(슥 4:6).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