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들에서 만난 주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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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열 2003-03-21 (금) 00:00 추천:470 조회:6568 211.xxx.1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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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1 그 때 우리는 빈들에 있었다. 온 몸에 힘이 빠지고 목소리는 갈라진 채로 거친 광야에 있었다. 세상의 그 좋은 것들이 우리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런 것들에 휩싸여 있을 때조차 우리의 가슴은 늘 황량했다. 그 때 우리는 빈들에 있으면서 무엇인가를 한없이 찾았었다.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거친 광야를 헤매고 다녔다. 그것이 금빛 나는 돌이었는지 아니면 우리의 가슴을 찌르는 칼이었는지....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그 때의 우리는 늘 그랬다. 썰렁하게 서있는 가지 마른 나무였고 의미 없이 나부끼는 때 묻은 깃발이었다. 머리카락은 뒤섞인 실타래처럼 헝클어졌었고 몸 마디마디는 어쩌다가 한 번씩 메마른 땅의 흙먼지처럼 풀썩풀썩 일었을 뿐이었다. 풍경 2 메마르고 건조한 바람이 주위 사방에 불던 그 때 우리는 주님을 만났다. 그 황량하던 시절 우리는 메마른 목을 적셔 주시던 그 분을 만났다. 무엇인지도 모른 채로 찾던 그것을 한 아름 가득 안겨 주시던 그 분을 만났다. 그 분을 만난 뒤로 온 몸에 힘이 넘쳐 났다. 갈라진 목소리에 전에 없던 기운이 느껴졌다. 황량하던 가슴에 따스한 빛이 들고 메마른 땅에 생명의 바람이 불었다. 그 분이 우리에게 찾아온 뒤로 우리의 빈들에는 항상 생명의 기운이 가득했다. 빈들에서 만난 그 분은 참으로 우리 삶의 전부였다. 그 분과 함께 있으면 세상의 좋은 것들이 없어도 늘 행복했다. 그 분과 함께 있는 것이 우리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소중했다. 그 분은 우리 삶의 푯대였고 나부끼는 깃발의 의미였다. 우리의 빈들은 이제 더 이상 거친 광야가 아니다. 그윽한 생명과 기쁨이 넘치는 빈들, 그 분이 우리를 그렇게 바꾸신 것이다. * 1998년 5월 호신대학보에 실었던 글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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