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교수의 구약사랑

[역서] 히브리어 성서(BHS)의 마소라 해설

강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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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첨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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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20일 출간| 출판사: 비블리카 아카데미아
저자: Page H. Kelly/ Daniel S. Mynatt/ Timothy G. Crawford

<목차>
제1장 서론
제2장 마소라의 역사
제3장 원마소라 본문
제4장 마소라 난외주 보는 법
제5장 마소라 용어사전...

<서문>

히브리 성서를 읽는 학생들은 종종 히브리 성서의 여백에 기록되어 있는 낯선 난외주들로 인하여 혼란을 겪는다. 맛소라(Masorah)로 알려진 이 난외주들은 초기의 히브리 본문에 관한 믿을 만한 다양한 정보들을 제공해준다. 이 분야에 대한 학자들의 최근 연구에 힘입어 이제는 예전보다 더 쉽게 그러한 정보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히브리 성서를 진지하게 연구하려는 학생들은 이제 더 이상 그것을 무시할 수가 없다.
   아울러 우리는 이 거대한 연구 분야의 복잡성에 관한 환상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그것에 정통하려면 평생 동안의 공부가 필요하다. 그 어려움은 난외주가 해독하지 않으면 안 되는 단축된 아람어 형태로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로 인하여 한층 가중된다.
   이러저러한 이유들로 하여 이 책은 온건한 입장을 취하고자 한다. 이 책은 학생들이 맛소라 공부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요, 그러한 공부에 필요한 도구들을 얻게 해줄 것이요, 그 도구들이 히브리 성서에 있는 광범위한 맛소라 난외주를 해독하는 데 유용함을 분명하게 보여줄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성서 히브리어 지식을 가진 학생일지라도 아람어 약어들을 쉽게 이해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까닭에, 우리는 《비블리아 헤브라이카 슈투트가르텐시아》(Biblia Hebraica Stuttgartensia, BHS)의 여백에서 발견되는 맛소라 용어들을 사실상 망라하는 완전한 사전을 부록에 마지막 부분에 포함시켰다. 우리는 모든 용어들을 영어로 번역하였으며, BHS의 한 개 또는 그 이상의 본문들 안에서 발견되는 그 실제 용례를 꼼꼼하게 정리하여 소개하고자 하였다. 스스로의 힘으로 아람어 약어들을 읽을 수 없는 학생들은 이 용어사전을 통하여 히브리 성서에 있는 맛소라 난외주들을 끝까지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학자들은 벤 아셸 가문의 성서 본문이 가장 믿을 만하다는 데 동의한다. 오늘날 그 본문은 알레포 사본(약자로 A=Aleppo Codex, 오경을 가지고 있지 않음; 코덱스는 두루마리에서 발전된 것으로 요즘의 책처럼 제본된 것을 일컬음, 역자 주)과 대영박물관 사본(약자로 B=British Museum Codex, 오경 전체를 가지고 있음), 카이로 사본(C=Cairo Codex, 예언서 전체를 가지고 있음), 레닌그라드 사본(L=Leningrad Codex B19a, 오늘날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벤 아셸 전승을 완전하게 대표하고 있는 유일한 사본임; 창세기부터 말라기까지 전부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완질사본이라는 뜻임, 역자 주) 등에 의해 대표된다.
   BHK3으로 알려진 키텔(Kittel)의 세 번째 판 히브리 성서(1937)는 절충주의의 성격을 갖는 1524-25년의 벤 하임 본문-봄베르그 성서(Bomberg Bible) 또는 《두 번째 랍비 성서》(the Second Rabbinic Bible), 《공인 본문》(Textus Receptus) 등으로 알려진-을 포기하는 대신에, 레닌그라드 사본(B19a)을 선택하였다. 키텔의 본래 의도는 BHK3의 독자들에게 레닌그라드 사본의 본문뿐만 아니라 그것의 완전한 맛소라를 제공하되, 소맛소라(Mp) 난외주를 인쇄된 페이지의 바깥 여백에 기록하고, 대맛소라(Mm) 난외주를 알파벳순으로 정리하여 별도의 책으로 만들어냄으로써 소맛소라 난외주를 보충하는 데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은 단지 부분적으로만 충족되었을 뿐이다. 소맛소라 난외주는 레닌그라드 사본에 있는 그대로 되살려냈지만, 대맛소라 별권은 1971년에 가서야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냈을 뿐이다. 그것도 BHS로 알려진 BHK 네 번째 판의 자매본으로 출판되었다.
   와일(Gérard E. Weil) 교수는 BHS의 소맛소라 난외주와 대맛소라 난외주 모두를 편집하라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그는 레닌그라드 사본의 소맛소라 난외주를 완벽하게 통합시키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것은 평행을 이루는 난외주의 다양한 용어들과 약어들이 일관성 있게 정리되었음을 의미했다. 그것은 또한 레닌그라드 사본 안에 있는 일련의 본문들에 누락되어 있던 난외주가 BHS의 난외주에서 보충되었음을 의미하기도 했다. 이렇듯이 와일은 레닌그라드 사본의 소맛소라에 질서와 일관성을 부여하였다.
   그는 또한 BHS의 자매본을 편집하여 《대맛소라》(Massorah Gedolah) 제 1권(1971)을 출판하였다. 이 책은 레닌그라드 사본의 위아래 여백에서 발견되는 대맛소라 난외주 목록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 목록들은 레닌그라드 사본에서 맨 처음 나타나는 순서에 따라 배열되었으며, 1번에서 4271번까지의 번호들로 정렬되었다. 그는 제각기 서로를 일치시키는 비평장치(a concordant apparatus)를 통해서 번호가 매겨진 목록들을 BHS의 여백에 있는 소맛소라 난외주와 관련시켰고, 각 난외주는 색인 번호에 의하여 그에 해당되는 목록과 순서대로 연결하였다. 이로써 와일의 《대맛소라》를 접하는 BHS의 독자들은 히브리어 본문에서 소맛소라를 거쳐 대맛소라로 옮겨갔다가 다시 본문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샌더스(James A. Sanders)는 1978년 11월 19일에 뉴올리언스(New Orleans)에서 열린 SBL(Society of Biblical Literature) 연례 모임의 회장 인사말에서 와일의 그러한 작업으로 인하여 성서 해석자들이 많은 도움을 받게 되었음을 강조하였다(참조. “Text and Canon: Concepts and Method,” JBL 98/1 [1979] 5-29).
   히브리어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맛소라에 관하여 가르칠 때 생겨나는 문제점들 중의 하나는 이와 관련된 입문 자료가 없다는 점이다. 맛소라에 관한 많은 인쇄 정보가 있기는 하지만, 그 대부분은 전문 잡지나 백과사전에 실려 있을 따름이다. 그러한 인쇄 정보는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데다가 영어로 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어서, 히브리어 수업에 가지고 들어가기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쓴 책은 두 가지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한다. 그 하나는 맛소라 연구 분야에 대한 명쾌하고도 간결한 입문 자료를 제공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BHS에 사용된 맛소라 용어들의 사전을 제공하는 일이다.
   1) 1-4장에서는 맛소라 연구 분야를 개관하고자 한다. 3장(원맛소라 본문)과 2장(맛소라의 역사)에서는 맛소라 학자들의 활동과 맛소라 학자들이 사용한 히브리어 본문의 상태에 관한 배경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는 훌륭한 맛소라 참고문헌과 광범위한 문헌자료를 가지고 있는 자라면 이 장들에 포함되어 있는 대부분의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히브리어 학습자들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이 세 개의 장들은 레닌그라드 사본의 맛소라가 어떠한 배경 속에 있는지를 공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 동안 학자들은 그러한 배경을 연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예이빈(Yeivin)의 《티베리아 맛소라 입문》(Introduction to the Tiberian Masorah; tr. E. J. Revell, 1980)이다. 그의 연구서는 매우 유익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의 책을 종종 참고할 것이다. 그러나 초보자들은 종종 예이빈의 책으로부터 도움을 받기 전에 먼저 맛소라 연구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에 불만을 터뜨린다. 우리는 이 세 개의 장들이 맛소라에 친숙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그에 관한 진정한 입문 자료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히브리어 문법은 일반적으로 맛소라 학자들의 연구 업적에 대해서는 언급하면서도 맛소라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도 해주지 않는다. 맛소라에 관한 대부분의 전문적인 자료들은 독자들이 이미 난외주의 사용법을 알고 있는 것으로 전제한다. 1장(서론)과 4장(맛소라 난외주 보는 법)은 이러한 틈새를 메우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 두 개의 장은 학생들에게 맛소라 난외주를 읽고 해석하는 데 필요한 실제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이 두 장은 “어떻게”를 다루되, 독자들에게 BHS의 맛소라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기술들과 요령들을 가르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독자들이 본문 안의 히브리어 낱말들 위에 있는 아주 작은 동그라미들에 관하여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 까닭에 우리는 학생들에게 BHS에 있는 다양한 부호들과 다양한 유형의 난외주들을 체계적으로 소개할 것이다. 우리가 알기로는, BHS의 맛소라에 관하여 이 책처럼 체계적으로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안내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2) BHS의 서론(Prolegomena, pp. L-LV)은 가장 자주 사용되는 소맛소라 용어들의 목록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그 목록이 불완전한데다가 각각의 용어들에 대한 설명은 단지 라틴어로만 되어 있을 뿐이다. 그 용어들이 어떠한 경우에 사용되는지에 관한 사례 설명도 없고, 그 용어들에 대한 간결한 설명조차도 새로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보다는 혼란을 부추길 뿐이다. 와일은 《대맛소라》의 뒤를 이을 추가본을 출판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그 책에서 대맛소라 목록들에 대한 완전한 해설을 제공하고, 대맛소라 목록들과 무관한 소맛소라 난외주들을 분석한 자료들을 포함시키는 한편으로, 레닌그라드 사본의 끝맛소라(Final Masorah, Mf)를 충분히 다루고자 했다. 이 추가본은 레닌그라드 사본에 있는 맛소라의 다양한 용어 목록들과 맛소라 자체를 이해하는 데 굉장한 도움을 줄 예정으로 있었다. 그러나 와일의 때 이른 죽음으로 인하여 그의 연구는 끝을 맺지 못한 채로 사라지고 말았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맛소라 용어사전들에는 다른 것들이 또 있다. 예이빈의 《티베리아 맛소라 입문》은 매우 광범위한데다가 실제 사례들을 통하여 맛소라 용어들을 설명한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책은 새로 맛소라의 길에 들어선 학생들에게는 너무도 전문적이다. 뿐만 아니라 예이빈은 맛소라 용어사전을 펴낸 그 이전의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례들을 레닌그라드 사본 이외의 자료들에서 이끌어 들이고 있다. BHS는 영어권 나라들에서 학자들과 학생들에 의해 폭넓게 사용되는 히브리 성서의 표준적인 핵심 판본이기 때문에, BHS에 보존되어 있는 레닌그라드 사본의 맛소라 용어사전이 필요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에서 우리는 그러한 용어사전, 곧 BHS에서 직접 이끌어낸 주석들과 사례들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용어사전을 제공하려고 노력했다. 이 용어사전은 BHS의 소맛소라-학생들이 매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레닌그라드 맛소라의 일부를 구성하는-에서 사용되는 거의 모든 용어들을 망라하고 있다. 이 용어사전은 당연히 독자들로 하여금 더 큰 대맛소라 어휘록을 잘 공부할 수 있게끔 도와줄 것이다. 그러나 학자들은 이제껏 그곳에 있는 모든 용어들을 정리하려고 시도한 바가 없다. 이 책에 포함되어 있는 용어사전의 소맛소라 난외주 실례들은 해당 용어들을 설명할 수 있는 훌륭한 사례들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기에 선택된 것이다. 우리는 모든 난외주 실례들로부터 생겨날 수 있는 모든 의문들을 완전하게 해결할 수는 없었음을 처음부터 인정하고자 한다. 맛소라와 관련된 모든 비밀들이 완전한 해결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은 맛소라가 얼마나 복잡한 것인지를 뒷받침하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이 책 전체는 1981년 가을에 남침례 신학교(The 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의 대학원 과정에서 진행된 일련의 세미나들로부터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이다. 이 세미나들은 10년 이상의 기간 동안 계속되었다. 그 세미나들은 학생들에게 방대한 맛소라 연구 분야를 공부하고, 또 매우 이른 시기로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의 탁월한 맛소라 학자들의 삶과 그들의 연구 성과를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 책을 완성하는 데 도움을 준 나의 동료들에는 마이냇(Daniel S. Mynatt) 교수와 크로포드(Timothy G. Crawford) 교수가 있다. 이 두 사람은 대학원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맛소라 연구에 대한 흥미를 증대시켜 주었다. 그들은 동료 교수들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중에, 그리고 맛소라 연구를 위한 국제 조직(the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asoretic Studies, IOMS)에 참여함으로써 이러한 흥미를 계속 유지해 나갔다. 여기서 우리는 《맛소레트 하-맛소레트》(Massoreth Ha-Massoreth)라는 자신의 책에 남긴 레비타(Elias Levita)의 말을 인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확실히 나는 실수를 저질렀다. 실수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지 않은가. 그 실수가 나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기에 나는 내 실수들을 이해하고 아는 자라면 누구나 지혜롭게 그것들을 바로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

Page H. Kelly, Louisville, Kentucky (1997)

<제2판 서문>

켈리가 1997년 3월 13일에 72세의 나이로 뜻하지 않게 죽음을 맞이하였다. 그는 이 책을 십년 넘게 준비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이 책처럼 유용한 자료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켈리 박사는 이제 막 히브리어를 배우기 시작한 초보자들에게 맛소라를 제대로 소개해 주기만 한다면, 맛소라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열쇠를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단언컨대 우리 두 사람은 그가 자기와 함께 이 책을 집필하자고 우리에게 청했을 때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했다. 우리는 켈리 박사가 그러한 노력의 열매를 보지 못하고 죽었다는 사실에 슬픔을 금할 수가 없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의 노력이 막바지에 이르러 있었기에 그의 안내하는 손길이 없이도 이 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우리는 동료이면서 동시에 공동 저자인 그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조언자요 친구인 그를 잃었다. 켈리 박사는 우리 두 사람을 맛소라의 길로 인도하였으며, 이전 세대의 사람들이 무시해도 좋은 것으로 가르쳐 왔던 난외주들을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켈리의 영향이 없었더라면, 우리의 경력과 전문 지식은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갔을 것이다. 그는 미국에서 맛소라 연구 분야의 얼마 안 되는 전문가들 중의 한 명으로 인식되었다. 그 까닭에 우리는 켈리 박사와 함께 연구하고 그의 유산을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에 감사를 드린다.
   이 책에 인용되어 있는 BHS(저작권 1971년)의 맛소라 해설은 와일에 의해 준비된 것으로, 성서공회(United Bible Societies, New York)와 주교단 성서 연구소(Pontifical Biblical Institute, Rome)의 허락을 받아 실은 것이다. 와일의 《대맛소라》(저작권 1971년) 역시 주교단 성서 연구소의 허락을 받아 인용하였다.

Daniel S. Mynatt, Anderson, South Carolina
Timothy G. Crawford, Bluefield, Virginia

<역자 서문>

   평소에 히브리 성서(BHS)를 읽으면서 좌우 여백과 아래 여백에 기록되어 있는 무수한 맛소라 난외주들을 알기 쉽게 정리한 우리말 책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영어나 독일어로 된 자료들은 많이 있지만, 정작 우리말로 된 자료는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많은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평택대학교의 한동구 교수께서 지난 1998년도에 《히브리어 성경(BHS) 용어사전: 성경사본, 히브리어, 라틴어 용어와 약어 해설》(도서출판 미크로)라는 책을 내어 히브리 성서를 진지하게 연구하려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는 점이다. 이 책은 부제(副題)에서 드러나듯이 히브리 성서를 공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세 가지 해설 자료, 곧 각종 구약 사본들과 히브리어 용어 및 라틴어 용어 등에 대한 해설을 제공하고 있어서, 한국 구약학계의 히브리 성서 연구에 상당한 공헌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역자(譯者)도 사실 이 책이 있었기에 구약원전강독 수업을 진행할 때마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학생들과 함께 히브리 성서를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다양한 히브리어-더 정확하게는 아람어-용어들이나 약어들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고, 또 어떠한 상황 속에서 사용되는지에 대한 실례들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히브리 성서 여백에 히브리어로 기록되어 있는 다양한 맛소라 난외주들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얘기다. 부연하자면, 그러한 난외주의 기본 틀에 해당하는 맛소라(Massorah)가 무엇이며, 그것이 언제 어떻게 생겨났고, 그것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으려면 어떠한 도구들과 기술들이 필요한지를 자세하게 알 수 없다는 아쉬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차에 ‘비블리카 아카데미아’의 신윤수 목사님을 통하여 켈리(Page H. Kelley)와 마이냇(Daniel S. Mynatt), 그리고 크로포드(Timothy G. Crawford) 세 사람이 공동으로 집필한 본서를 접하게 되었고, 이 책이야말로 역자가 진정으로 원하던 책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신윤수 목사님으로부터 번역 의뢰를 받았을 때에 기쁜 마음으로 그에 동의하였다.
   이 책은 본래 켈리의 주도 하에 마이냇과 크로포드가 필진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계획된 것이었다. 그러던 중 원고가 거의 완성될 무렵인 1997년에 이 책의 기본 틀을 기획하고 그 전반적인 집필 과정을 주도한 켈리가 죽는 바람에, 나머지 두 사람이 이를 마무리하여 이듬해에 출판할 수 있었다. 비록 이 책이 세 사람에 의해 집필되었지만, 내용을 읽어보면 세 사람이 집필한 것 같은 느낌을 주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정리가 잘 되어 있다. 마치 한 사람이 집필하여 완성한 책처럼 말이다. 그래서 번역 작업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아직 국내 구약학계에 다양한 맛소라 전문 용어들의 표기법에 관한 합의된 내용이 없어서, 그런 것들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개념으로 옮기는 게 힘들었을 뿐이다. 언젠가는 구약학계 나름의 표준 표기법이 만들어질 것으로 믿는다.
   이 책은 목차에서 보듯이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전반부(제1-4장)는 다양한 난외주들을 포함하는 맛소라 전반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담고 있고, 후반부(제5장)는 난외주들에 나오는 모든 히브리어 표현들을 구체적인 사례들을 들어가면서 친절하게 설명한 용어사전을 담고 있다. 세 저자들이 머리말에서 밝힌 바가 있지만, 제1장과 제4장은 히브리 성서를 연구하는 자들에게 맛소라가 무엇인지를 친절하게 설명하는 한편으로, 맛소라 난외주를 읽고 해석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기술들과 요령들을 가르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제2장과 제3장은 맛소라 학자들의 활동과 맛소라 학자들이 사용한 히브리어 본문의 상태에 관한 배경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맛소라 용어사전에 해당하는 제5장은 히브리 성서(BHS)의 맛소라 난외주에 나타나는 거의 모든 용어들의 의미를 밝힘과 동시에, 그 난외주의 의미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함으로써 방대한 맛소라 자료들을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역자는 이 책을 번역하면서 히브리 성서의 맛소라 체계를 한층 깊이 공부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이처럼 중요하고 의미 있는 책을 한국교회와 구약학계에 번역ㆍ소개할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혹시나 잘못된 번역이 있을까 보아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런 것들을 친절하게 지적해 주신다면 앞으로 더욱 정확한 번역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아울러 이 책의 번역을 가능케 한 비블리카 아카데미아의 이영근 목사님과 신윤수 목사님, 그리고 본서의 거의 매 페이지에 나오는 어려운 히브리어 활자들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정리하신 연구소의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아무쪼록 이 부족한 번역서가 히브리 성서를 좀 더 깊이 있게 연구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훌륭한 길잡이 노릇을 잘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05년 8월
광주 양림골 선지동산에서
강성열 삼가 씀